2004년 세계최초로 체세포 핵이식을 통한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해 세계적인 조명을 받던 황우석박사가 난자매매와 논문조작의혹으로 지난 달 내내 언론과 종교계, 생명윤리 단체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난치병과 희귀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따가운 질책이 못내 아쉽기만 한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치료법도 제대로 된 약도 치료방법도 없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황우석 박사의 이러한 성과가 그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 되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란 후생동물의 조직분화과정에서 볼 수 있는 세포로, 근육, 뼈, 뇌, 피부 등 모든 신체기관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능세포로 간, 폐, 심장 등 구체적 장기를 형성하기 이전에 분화를 멈춘 배아단계의 세포를 말한다.
과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가 질병 치료에 가장 유용하다고 보고 이를 이용해 당뇨병, 심장병, 알츠하이머병, 암, 파킨슨 병 등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 즉 배아 줄기세포를 신체의 각종 장기나 조직으로 분화시키는 인체 신호체계를 밝혀낼 수 있다면 질명이 발생한 조직과 기관을 재생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희귀·난치성질환 환자, 치료비 감당 어려워 가족파탄까지 이어지기도 해
2004년 파악된 우리나라의 희귀·난치성 질환자수는 44종의 총 3만 3천여 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경제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은 진단이 어렵고 수반되는 기능장애가 심각해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의 부담이 막대하다. 이러한 이유로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약값과 치료비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가족의 파탄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원되고 있는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는 부양가족이 없는 소수의 극빈계층에만 해당된다. 의료보험이 적용된다고 해도 희귀난치성질환에 필요한 약값과 치료비는 그 수요자체가 소수이므로 처음부터 높은 가격으로 수입되고 환자들에게 팔리고 있어 질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의 게시판에 올라온 민원의 사례를 보면 한 가장이 자신의 부인이 앓고 있는 희귀병 치료에 대한 비용이 많이 들어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써 놓았다. 부양가족이 있어 지원금을 받을 수 없으니 차라리 형식적으로 이혼을 해서 보건복지부가 정한 조건을 갖추어 국가의 지원이라도 받겠다는 심정이다. 자신의 월급으로는 턱도 없는 약값과 치료비에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가족들은 편법이라도 써서 의료지원을 받고자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많은 희귀난치병환자들은 홀로 외로이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식구들이 따뜻하게 보살펴 주어도 정작 스스로의 죄책감으로 가족을 떠나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가족과의 마찰이 불거지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어 육체적 고통과 싸우기에도 힘든 그들에게는 이러한 경제적 고통은 오히려 병마와 싸우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한다.
희귀·난치성질환 환자, 국가지원 절실
각각의 희귀질환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일반 의료진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희귀질환자들의 대부분이 아직 확진되지 못했거나 오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데 까지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게 되어 환자와 가족들의 시간적, 경제적 소모가 크고 때로는 효과적 치료의 기회조차 잃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희귀질환은 아직 효율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치명적이거나 난치성 질환으로 증세가 만성화, 퇴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가족 내 재발하거나 대물림 되는 등의 유전적 특성이 있다. 이러한 희귀질환의 특성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요구되며 가족원에게도 유전상담을 통해 조기진단 및 예방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특정 희귀질환의 집중치료제는 기술과 약제가 고가이어서 개인의 경제력만으로는 계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없어 국가 차원의 의료비 지원이 필수적이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희귀성 질환은 71개. 현재 전 세계적으로 5,000여종 이상의 희귀난치성 질환이 있는 것에 비하면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이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또한 현재 생명윤리법 및 시행령 규칙에서는 임신 시 유전검사를 63개 종류의 질환에만 허용하고 있는데 5,000여종의 희귀난치성질환들 중에서 63종류만을 허용하는 것은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이외의 희귀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민원홈페이지에는 자신의 희귀병을 의료지원이 가능하도록 인정해 달라는 민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희귀성 질환으로 인한 국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빈곤계층에 한정돼 있어 실제로 보조를 받는 희귀병환자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한 의료비 지원이 아닌 각 질환 특성 고려한 포괄적 질환 관리사업으로 전환 되야
보건복지부의 희귀난치성 질환 지원사업은 2001년 ‘희귀난치성 질환 의료비 지원사업’으로 시작됐다. 일본이 1970년대부터 희귀병환자를 관리하던 것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당시 4종의 희귀난치성 질환을 선정하여 453억의 의료비를 지원했는데 이 제도의 목적은 경제적 부담이 과중한 희귀, 난치성 질환자 중에서 생활이 곤란한 자에게 건강보험 의료비의 본인부담금을 정부가 대신 지급해 의료보호에 준하는 지원을 보장하는 것이다.
높은 가계부담과 여론의 관심이 떠오르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에 따른 의료보호 탈락자 발생가능성, 민간 지원의 위축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 환자 자조모임의 급속한 조직화, 높은 가계부담과 여론의 관심 등이 제도시행의 배경이 됐다. 이후 그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서 2005년에는 706억원의 예산으로 총 71종의 희귀난치성질환자의 의료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의료비 지원사업을 단순히 의료비 지원정도의 성격에서 볼 것이 아니라 각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포괄적인 질환 관리사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한정적인 예산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공평한 의료비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타당한 지원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희귀, 난치성 질환들을 각 질환의 치명성, 생존가능성, 기대여명, 진행성여부, 퇴행성여부와 치료의 특성 및 가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각 질환의 특성에 근거한 문제점과 그 대안을 도출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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