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산물 이야기’ ③

못 생겨도 맛 좋은 생선‘아귀’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1-25 00: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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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방·저칼로리 식품 … 담백하고 시원한 ‘아구탕’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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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못 났다, 뭔 고기가 이렇게 생겼담~”
어시장에 등장한 아귀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오간다. ‘아귀’는 외모와 이름 때문에
맛없는 생선으로 오해받기 일쑤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이름과 생김새와 달리 아귀만큼 영양가 높고 맛 좋은 생선도 드물다.

굶주린 바다의 귀신‘아귀(餓鬼)’
아귀라는 생선 이름은 불교에서 계율을 깨는 악업(惡業)을 저질러 ‘굶주림의 형벌’을 받은 귀신을 일컫는 아귀(餓鬼)에서 나온 것으로, 입이 몹시 크고 흉하게 생긴 모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큰 턱(顎,악)과 위(胃,위)를 가진 생김새를 지칭한 악위(顎胃)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아귀는 그 무시무시한 이름과 생김새와는 달리 영양가가 매우 높고 맛도 좋은 생선이다. 아귀는 입의 바로 위쪽에 가느다란 안테나 모양의 촉수가 있는데, 이는 등지느러미의 가시가 변한 것으로 끝 부분이 주름진 흰 피막으로 덮여 있다.
아귀는 이를 좌우로 흔들어 먹이를 유인한 뒤 큰 입으로 통째로 삼켜버리기 때문에 촉수를 ‘아귀의 낚싯대’라고 부른다. 아귀는 자기 몸무게의 1/3 정도를 삼켜도 아무렇지 않은 대식가(大食家)여서 탐욕과 욕심의 상징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영어권에서는 얼간이 바보를 뜻하는 ‘구스 피시(goose fish)’ 또는 개구리가 혀로 곤충을 잡아먹는 것 같다 해서 ‘피싱 프로그(fishing frog)’ 낚시꾼이란 뜻의 ‘앵글러(angler)’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마산 부둣가에 버려지던‘물텀벙’… 알고 보니 일품요리
한자로는 아귀를 안강어(鮟鱇魚)라고 하는데 안강망(鮟鱇網)은 아귀를 잡는 그물을 가리킨다. 아귀는 물꿩, 물텀벙, 망청어, 꺽정이 등의 방언 이름을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물텀벙은 모양이 흉측하고 못생겨서 그물에 잡히면 어부들이 재수 없다고 바다에 텀벙 버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귀의 큰 배는 자루처럼 마음대로 불어나 웬만한 물고기는 모두 다 삼켰다가 차례로 되새김질을 한다. 이런 이유로 예전에는 아귀를 잡아 배를 가르고 속에 들어 있는 조기와 전어 등의 생선을 꺼내 버리기도 했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아귀는 입모양도 험상궂고 쓸모없는 물고기라 생각하여 마산 부둣가에 그대로 버려졌다. 하지만 이를 아깝게 여긴 어부들이 선술집에 아귀를 가져와 술안주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 잦아지면서 지금처럼 콩나물, 미나리, 된장, 파 등을 넣어 찜을 만든 것이 ‘아귀찜’의 효시라는 일화도 있다.
아귀는 머리가 크고 납작해 폭이 매우 넓으며 몸통 부분과 꼬리는 가늘고 짧다. 가슴지느러미가 매우 크고 입 또한 몹시 큰 등 일반적인 물고기의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기형적인 생김새를 하고 있다. 그러나 생긴 모습과는 달리 아귀는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몸에 좋으며 무와 파 등의 야채와 함께 끓인 아귀 탕은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물컹물컹한 껍질은 씹을 때 묘한 감촉을 느낄 수 있고 흰색의 살은 매우 담백하다.

비타민 A 풍부 … 간(肝), 볼때기, 버릴 것 없는 생선
아귀의 간은 세계 3대 진미식품의 하나인 프랑스의 포아그라(집오리 간 요리)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영양가가 높고 비타민 A(2만5천IU)가 매우 풍부하게 들어있다. 아귀는 늑골, 즉 갈비뼈가 없어 몸이 물컹물컹한데다 비늘도 없기 때문에 매우 미끄러워 도마에 올려놓고 조리하기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큰 입에 철사를 걸어 높은 곳에 매달아놓고 위(胃)에 물을 가득 채워 중심을 잡은 뒤 먼저 가슴지느러미를 잘라내고 턱밑부터 껍질을 벗기고 나서 살을 자르고 간과 장을 잘라낸다. 그 다음 위장을 잘라내고, 아가미를 떼어내고, 꼬리지느러미를 잘라낸다.
아귀는 껍질과 간장, 아가미, 난소, 위, 꼬리지느러미, 볼때기 살 등 7가지 부분을 모두 요리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다. 아귀는 요즘처럼 한겨울인 12~2월이 제철이다. ‘못 생겨도 맛만 좋은’ 아귀의 맛에 빠져 봄 직하다.

글 / 남해수산연구소 양식연구팀, 촬영협조 / ‘도도해’ 인천 만수점

맛있는 아귀찜 만들기
·재 료 : 콩나물 600g, 아귀 600g, 미더덕 200g, 조개살 100g, 쇠고기 100g, 미나리 50g, 굵은파 1대, 녹말가루 1½큰술, 간장 4큰술, 참기름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소금 2큰술, 고춧가루 2큰술, 다진생강 1작은술, 청주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육수 1/2컵

·만드는 법
1. 아귀는 손질을 해서 씻어낸 후에 한입 크기로 자른다.
2. 미더덕과 조개살은 옅은 소금물에 담가 흔들어 씻어 건진다.
3. 쇠고기는 납작하게 썬 후 갖은 양념을 해서 준비한다.
4. 콩나물은 머리와 꼬리를 떼어내고 다듬어서 씻어 건져내고, 미나리는 잎을 떼 내고 4㎝길이로 썬다. 굵은 파는 어슷하게 썰어 준비한다.
5. 그릇에 간장, 다진마늘, 생강, 참기름, 고춧가루, 후춧가루, 청주를 넣고 골고루 섞어서 양념장을 만든다.
6.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고기와 조개살을 넣어 잘 볶은 후, 콩나물을 넣고 물을 약간 부어 뚜껑을 덮은 채로 끓여 낸다.
7. 콩나물이 익으면 콩나물을 건져내고 아귀와 미더덕을 켜켜로 얹는다.
8. 1에 6의 양념장을 얹고 육수를 부은 후 뚜껑을 덮고 끓인다.
9. 아귀가 익으면 뚜껑을 열고 콩나물을 넣은 후 5를 넣고 녹말 물을 끼얹어 살살 뒤집어서 섞는다.
10. 불을 끄고 참기름, 통깨를 뿌려서 그릇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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