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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과에 속하는 홍어는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 중국 동쪽바다 등 북서태평양 연안에 분포하는 뼈가 연한 연골어류다. 홍어는 생김새와 맛, 먹는 방법 등이 일반적인 물고기와 많이 다른데다 생식 방법 또한 특이해 예부터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 물고기 중 하나다. 제철을 만난 홍어의 맛을 따라가 본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 한번만 맛보시라
몸길이가 1m 50㎝까지 자라는 홍어는 입이 뾰족하고 머리 앞부분의 각도가 약 90。이며 꼬리 등 쪽에는 수컷 세줄, 암컷 다섯줄의 가시가 있다. 배는 희고 등은 갈색에 많은 옅은 반점이 있으며 중앙 부근에 검은색의 눈 모양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홍어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코끝을 톡 쏘는 맛과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속담이다. 홍어는 국을 끓이거나 찜을 하는 등의 여러 가지로 조리를 하지만 푹 삭힌 홍어를 막걸리를 곁들여 먹는 홍탁(洪濁)이 가장 유명하다.
홍어 등 가오리류는 삼투압조절에 필요한 요소(urea)와 TMAO라는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 홍어를 발효시키면 요소(尿素)를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가수 분해 하는 ‘우레아제’에 의해 암모니아 TMA로 변해 이 두 물질이 코끝을 톡 쏘는 맛을 낸다.
홍어 요리의 진수로 꼽히는 것이 ‘홍탁삼합(洪濁三合)’인데 잘 익은 김치에다 푹 삭힌 홍어와 비게살이 붙은 돼지고기를 얹어 새우젓과 함께 보쌈처럼 먹으면 알싸하고 지릿한 냄새가 입안에서 코로 터져 나오면서 눈물이 솟는다. 이 때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면 속이 후련해지는데 술꾼들에게는 최상의 안주로 꼽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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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이 맛, 크기‘월등’… 손님께 올리는 귀한 음식
발효 음식은 한번 맛을 들이면 도저히 끊지 못하게 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의 김치, 된장, 젓갈이 그렇고 서양인의 치즈와 요구르트도 그렇다. 푹 삭힌 홍어에 한번 맛들이면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만족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전남 서남해안 지방에선 잔치나 울력이 벌어지면 반드시 삭힌 홍어를 올렸고, 홍어가 빠진 잔치는 아무리 잘 차렸어도 먹을 것이 없는 잔치라며 허전해 했다.
일부일처제로 생활하는 홍어는 암컷이 수컷보다 몸집이 크고 맛도 뛰어나다. 따라서 수놈은 암놈보다 가격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수컷은 교미 때 2개의 대롱모양 생식기를 통해 정액을 암컷의 몸속에 집어넣는다.
수컷의 생식기는 몸 밖으로 툭 튀어나와 있고 가시가 붙어 있어 뱃사람들은 이 생식기가 조업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손을 다칠 수도 있는 데다 아무런 쓸모가 없어 잡으면 가장 먼저 생식기를 칼로 쳐 없애 버린다.
이런 조업형태로 인해 홍어 생식기를 ‘만만한 사람’에 빗대 말한 게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속담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특이한 생선인 탓에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도 홍어에 관한 기록을 많이 남겼다.
신경통이나 류마티즘에‘꼬리 독’효험
@P3@03@PE@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회로 먹거나 국을 끓이거나 포를 뜨기도 한다. 나주 가까운 고을에 사는 사람들은 썩힌 홍어를 즐겨 먹는데 지방에 따라 기호가 다르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이는 홍어가 오래 전부터 고유한 토속음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약전과 옛날 사람들은 또 홍어를 음란함의 상징으로 기록했는데 “두개의 날개에는 가느다란 가시가 있는데 그 가시를 박고 교미를 한다. 암컷이 낚싯바늘을 물고 발버둥 칠 때 수컷이 이에 붙어서 교미를 하게 되면 암수 다 같이 끌려오는 경우가 있다. 암컷은 낚시에 걸려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는데 이는 음(淫)을 탐하는 자의 본보기다”고 적었다.
본초강목에는 태양어(邰陽魚)라 하고, 모양이 연잎을 닮았다 하여 하어(荷魚)라고도 하였으며, 생식이 괴이하다 하여 ‘해음어(海淫魚)’라고도 하였다. 홍어 꼬리의 마디마디에는 독이 있는데 한방에서는 여자들의 뼈마디가 아프고 그 마디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에 6개월에서 1년 정도 장기 복용하면 대개의 경우 완치된다고 하는데 신경통이나 류마티즘, 산후풍증에 지네를 먹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홍어 꼬리의 독에 관한 기록은 희랍신화에도 나온다. 마녀 키르케는 자기 눈앞에서 사랑의 작태를 하는 남자가 있으면 홍어 꼬리로 찔러 독살했다고 하며, 이익의 성호사설에도 ‘홍어꼬리를 나무에 꽂아두면 그 나무가 절로 시든다’고 적었다.
홍어는 연골어류인 만큼 뼈가 연해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데 이른 봄 보리싹과 함께 홍어 내장을 넣어 끓인 ‘홍어 앳국’은 코끝을 쏘는 매운 맛과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남도의 별미로 꼽힌다. 홍어는 겨울에서 이른봄의 산란기가 제철이다.
글 / 남해수산연구소, 촬영협조 / 최가네 홍어 (02-385-6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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