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의 진정한 혁명을 갈구한다

드라이브가 잘 맞았다 해서 버디인가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09-13 16: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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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는 본지가 1986년 창간호를 탄생시키고 난 후 단 한번의 결호나 휴간이 없이 지속적인 환경지킴이로 지령 200호라는 숫자를 달게 한 역사적인 달이다.
그런 이즘에 올 봄 산자부 파견으로 잠시 외간 남성들의 몸짓을 보고 온 윤성규 원장은 취임과 함께 국립환경과학원의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하기로 하고 수술준비에 들어갔다. 환자들에게는 원장을 마감한 후 다시 본부로 환원한다는 강력한 마취제를 투여한 후 이뤄진 수술 작업이다.
이런 제왕 절개 수술 끝에 새로운 4명의 부장이 탄생했다. 물론 부서명도 조직의 시스템도 대폭적인 수술이었다. 자원순환연구부장이던 정일록 부장이 난산 끝에 태어났고 연구원 뜨락에는 생물자원과장인 오경희 박사가 연구원 최초로 여성부장으로 탄생했으며, 소각장의 다이옥신으로 국내 일인자로 일컫는 김삼권 박사가, 그리고 과장승진과 함께 한강물환경연구소장으로 재임하던 정동일씨가 부장으로 임명받았다. 환경부를 통틀어 본부의 이필재 감사관에 이은 최고의 국장급 부장의 탄생이다.
이어서 출산한 과장급들도 대폭적인 성형수술을 했고, 6명의 고참 과장이 평연구관으로 낙향했다. 이렇게 태어난 부장급 신생아들의 면면을 보면 시대적으로는 5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으로 10년이 젊어졌다. 과학원 개원 이래 이 같은 혁신은 결코 없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혁신이 아니라 혁명이라고 말한다. 원장과 총무과장과 직장협의회가 공동으로 일궈낸 작품이라 기대와 근심이 함께 병실을 감돌 수밖에 없다. 신년 초 어느 유명 과학자가 -나노기술과 생명공학의 결합에 정보기술을 끌어 들이면 2005년은 향후 60년을 가늠할만한 중요한 역사적 지표- 라는 답을 제시한 바 있다.
환경면에서 한국의 대법원이라는 국립환경과학원도 이 같은 맥락에서 단행된 결과물인가. 보수적이고 비밀주의가 엄습하고 자신의 모습을 들춰내길 꺼려하는 과학원의 내면세계. 그래서 과학원 출신마저 이곳을 영원한 음지라고 말한바 있다.
과거 수년간 몇 차례의 개혁을 주도했던 기획과장들은 결국 대세에 밀려 중도 포기한 사례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윤 원장은 6개월의 대수술 끝에 일단 혁명과 같은 변혁의 바람 앞에 우뚝 섰다. 그야 말로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인사 태풍이며 환경연구단지에 부는 신기류이다.
골프에서 우리는 드라이브 거리가 장타라 그린 앞에 공을 떨구어 놨다고 해서 반드시 버디나 이글을 하는 것이 아님을 수시로 체험한다. 오히려 오비를 낸 마니아가 파를 하기도 하고 드라이브샷이 일품인 사람이 양파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조형물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해서 그것이 완성된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작가의 혼과 정신 그리고 예술적 훈기가 베여 있어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나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환경과학자로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공공 토론에 다양하게 참여하며, 전문가로서 잘못된 정책에 신랄한 비판과 주문을 할 수 있으며, 환경정책에 앞서가는 결정을 도와 줄 수 있으며, 엉터리 연구나 지시받은 불명확한 연구로 만족하지 않으며, 때로는 자신의 잘못된 연구에 대해 폭로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는가. 혹, 국민과 사회에서 꼭 필요한 연구를 위해 혼 불을 집힐 수 있는가.
돈벌이나 아부성 연구로 기업에 유착된 편견적 연구로 연구보고서 자체가 쓰레기 같이 방치되는 민간연구에 대해 강력한 항거와 진정한 환경정책의 구심점이 되어 공무원 집단의 설거지가 아닌 국민이 필요한 연구로 소일할 수 있는가. 마치 주기도문처럼 줄줄이 던지고 싶었던 말이다.
신바람 나는 과학원, 영원한 음지가 아닌 양지로 환생하는 그러기 위해 넋두리처럼 던져진 이 같은 질문에 기꺼이 답할 수 있는 사랑스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신생아들의 놀이터가 마련되어야 한다.
한 여름. 오지게도 더운 습한 여름날. 과학원의 1백년 역사의 후미를 맛보게끔 혁명적인 혁신과 개혁의 마감질을 기대해 본다.

김동환 | 저널리스트,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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