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신비한 식물의 세계 - 여미지 식물원

길 떠난 나그네의 공중 우물, ‘여인초(旅人蕉)’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07-22 14: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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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원숭이를 통해 수분(受粉) … 10~20m 성장
식물은 사람과 동물들에게 주어진 매우 귀중한 양식이다. 인간은 식물 없이 생존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물은 우리에게 먹을 양식을 제공하기도 하고 광합성을 통해 맑은 공기를 제공해주며 때로는 무더위에 쉴 수 있는 그늘이 되어주기도 한다.
식물의 이러한 일반적인 혜택 이외에 특별한 선물을 주는 식물이 있다.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에게 물은 귀중한 생명과도 같다. 갈증에 목마른 여행자에게 물을 공급하는 식물이 있는데 그래서 이 식물의 이름을 여인초(旅人蕉)라 부른다. 이 식물은 줄기에 물을 담고 있어 때때로 목마른 나그네에게 물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엽초에 담긴 물 음용수로 사용 … 이국적 분위기 연출


여인초는 바나나와 같이 파초과(Musaceae)에 속하며 학명은 Ravenala madagascariensis Sonn로 알려져 있다. 원산지는 남아프리카 옆에 위치한 마다가스칼 지방으로서 브라질, 기아나에 1종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2종(種)만이 분포한다. 속명(屬名)인 ‘Ravenala’와 종명(種名)인 ‘mada gascariensis’는 원산지인 마다가스칼 현지명에서 유래되었다.
여인초는 상록중교목(常綠中喬木)으로 높이 10~20m 정도 자라고 줄기는 곧게 자라며, 처음에는 초본성(草本性)이나 나중에는 목질화(木質化)되며 수간(樹幹)은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길이 2.5m, 폭 50㎝~80㎝정도로 바나나 잎과 같이 비슷하게 생겼다.
길이 1.5~2m 내외의 긴 엽병에 달리고 줄기에서 2열(列)로 양쪽으로 나와 전체 모양이 마치 부채처럼 생겨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잎의 모양이 부채를 닮아 ‘부채파초’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엽병(葉柄)의 기부(基部)인 엽초에는 물이 고여 있는데, 여행자가 목마를 때 줄기에 구멍을 뚫어 빨대로 이 물을 빨아 먹을 수 있어 여행자(旅人)를 위한 파초(芭蕉)라 하여 ‘여인초(旅人蕉)’ 또는 ‘여인목(旅人木)’이라 부르게 됐다.
여인초는 영명으로 ‘Travelers Tree’ 또는 ‘Travelers Fan’이라 부른다. 이 물은 비가 올 때 빗물이 잎줄기 사이로 흘러 들어가 엽초부분에 고여 만들어 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은 완벽하게 위생적이지는 않지만 과거 목마른 여행자가 쉽게 물을 구할 수 없을 때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식용수의 일종이었음에는 틀림없다. 과거 물이 귀한 시절 빗물을 받아 정수하여 식용수로 이용했던 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꿀을 먹으려는 여우원숭이가 여인초의 ‘중매꾼’
꽃은 양성화(兩性花)로서 집산화서(集散花序)로 달리며 엽액(葉腋) 사이에서 나와 백색(白色)으로 피며, 극락조화(極樂鳥花)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더 크다. 이 여인초 꽃은 벌이나 나비와 같은 곤충에 의해 수분(受粉)이 행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 의해 행해지는데 이 여인초 원산지에 서식하는 목에 털이 있는 마다가스칼 여우원숭이에 의해 행해진다. 암술이 꽃가루받이(受粉) 할 수 있는 24시간 동안에는 꽃에 달린 주머니에 꿀이 가득 고이게 된다. 꽃에 꿀이 있는 것을 안 여우원숭이는 새로 피어난 꽃을 찾아 꽃받침을 찢고 그 속에 있는 꿀을 먹게 되는데 이때 여인초의 꽃은 수분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꽃은 거의 매일 2개월 이상 피어 꽃이 피는 기간 동안 여우원숭이의 주식이 된다. 마다가스칼 여우원숭이는 다른 원숭이에 비해 혀가 길어 꿀을 빨아먹기에 용이하다.

열대지방 가로수로 널리 식재 … 씨앗은 식용 가능
여인초는 특히 수형이 아름답고 자태가 우아하여 열대지방의 경우 주로 정원수 또는 가로수로 널리 식재되는 식물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온실에서 생육이 가능하며 옥외에서는 월동이 곤란하다. 생육적온은 16~30℃ 정도이며 10℃ 이상에서 월동이 가능하다. 여인초는 햇볕이 잘 비치는 곳을 좋아하나, 어느 정도 그늘에서도 생육이 가능하고 비옥한 사질양토(沙質壤土)를 좋아한다. 하지만 비교적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며 건조한 땅에 견디는 힘이 강하다. 번식은 주로 분주(分株)나 종자(種子)로 한다. 유목일 경우 유묘(幼苗)가 줄기 밑 부분에 비교적 잘 생겨 이것을 떼어 심으면 되지만 성목일 경우는 유묘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이때 종자는 청색을 띤다. 여인초의 종자는 다량의 전분(澱粉)을 함유하고 있어 식용(食用)이 가능하다. 어린 묘목의 잎은 야채로도 이용된다.

여미지식물원 식물팀장 이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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