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수질평가 原水 논란

서울 수질평가위원회 채수원수는 가짜인가
취재/ 이상복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12-29 1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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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경향신문 1면과 3면에는 『수돗물 수질평가 ‘눈속임’』, 『’믿지못할 수돗물’ 의심만 키웠다』는 제하의 가판기사가 게재되면서 한때 서울시상수도본부에 소란이 일었다. 이날 보도에서 지적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수평평가위원회(이하 수평위)가 감시하는 수돗물의 채수 원수(原水)중 일부가 염소로 1차 처리된 물을 대상으로 하여, 서울시가 수질 상태를 의도적으로 시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강했다는 내용의 논조다.

둘째, 상수도본부와 민간단체인 수평위가 조사방법이나 결과를 상호 묵인해왔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연상케 하며 그간의 조사과정과 결과가 적정하지 않았다는 추론을 가능케 하는 내용이다.

당시 게재된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시 수돗물 수질 평가위원회(이하 수평위)가 일부 정수장에서 1차 염소 처리한 물을 원수(原水)로 간주하고 수질조사를 해 왔으며 그 결과 염소처리전의 원수와는 달리 대장균과 세균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를 주요골자로, 기사는 서울 수평위 위원이기도 한 정홍식 시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힌 “수돗물에 대한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데 민간기구인 수평위가 원수 수질을 염소처리한 물로 조사 공표한 것은 오해를 줄 수 있다” 라는 부언 설명을 기사화 했다.

수평위 위원들도 “정확한 구분표시” 제의
市, “채수기간 늘리면 가능” 답변

이 같은 문제의 발단은 보도 시점 이전인 지난 10월 20일 2차 서울시 수평위 회의에서 (참석위원 ; 김동환, 김영철, 김재옥, 노지은, 안승구, 양장일, 이수경, 전대수, 정홍식, 조주은, 최승일, 홍성호, 이규섭) 이미 위원간의 논의를 통해 이에 대한 수정발표를 하기로 결정된 사항이었다.

당시 안승구 위원은 “수질조사는 단순히 결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자료 축척을 통하여 앞으로의 수질 경향과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각 수질항목의 검사결과를 불검출로 표현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불검출은 전혀 없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정량한계를 써주고, 시험기관에 시험항목별 공정시험방법과 정량한계를 시험성적서에 기재하거나 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또한 김동환 위원은 “수돗물수질에 대한 국내·외 시험성적서를 비교해 보면 톨루엔이 외국시험기관에서는 검출이 되었는데 국내시험기관에서는 불검출이라고 표기 되고있다. 불검출은 완전히 없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정량한계를 표시해줘야 한다. 또 원수의 잔류염소가 물탱크를 경유한 수도꼭지 보다 높게 나오는데, 그 이유는 현재 원수물이 완전한 원수가 아닌 1차 염소처리를 한 원수이므로 이런 수치가 나온다. 원수에서 다른 정수처리를 하지 않고 단순한 염소처리로 세균 등을 살균한 물을 채수하는 것이므로 다른 원수지 수치와 차이가 나 시민들은 혼란이 올 수 있으므로 원수는 전염소 처리수라고 명기해줘야 한다. ‘직접 취수 = 광암, 암사, 전처리수 - 강북, 구의, 뚝도, 영등포’ 라고 발표시 원수에 대한 정확한 구분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어서 정홍식 위원의 “한강의 원수에는 대장균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그것을 감추기 위하여 전처리한 원수를 채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서울시 간사인 이규섭 수질과장은 “위원들께서 현장을 가보면 실제로 시료 채수 일정이 하루에 2∼3개, 정수장과 정수장 관말지역 등 4∼6개 지역의 수도꼭지 수돗물을 채수해야 하는데, 아침 9시에 시작해 어두운 저녁 6시경이 지나도 채수가 끝나기 어려우므로 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편의상 착수정에 도착하는 원수를 채수하였으며 암사, 광암 같은 경우에만 전염소 처리전의 원수를 채수하고 있다. 따라서 검사건수를 조정하던가 채수일자를 늘리면 전염소 전 원수를 취수장에 가서 채수할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안승구 위원도 “원수의 수질관리는 상당히 중요하며 대장균 등도 모니터링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착수정에 도착하는 원수, 즉 전처리수는 정수처리 공정에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관리를 잘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원수 그 자체가 전처리수는 아니다. 따라서 원수가 도달하는 지점에 대한 샘플링 지점을 검토해야 하며, 원수 수질검사는 전염소 처리 전에 채수하여 검사해야 원수의 수질을 파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회의 내용에서 파악할 수 있듯, 이미 수평위 내부에서도 채수 시점에 대한 위원들의 의견 제의가 있었고 서울시 측은 이에 대해 채수 일정조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수평위, 상수도본부와 ‘한울타리?’
경향신문에 게재된 내용만으로는 수평위가 서울시에 예속되어 있거나, 암묵적으로 서울시의 수도행정을 ‘지원’하는 기구로 시민에게 잘못 인지될 수 있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수평위는 외부 수질감시 순수민간단체로 수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학계의 전문가층과, 최종 소비자인 시민을 대표할 만한 환경단체와 시의원을 주축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활동중인 4기 위원 구성만 살펴보더라도 학계 5명, 시민 및 환경단체 6명, 시의회 3명, 현직언론인 1명이 포함돼 있다. 이를 테면 ‘反 서울시’ 성향의 인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회 개최되는 수평위 자체회의에서 상수도본부는 현재까지 위원회의 활동을 보조하거나 행정적 지원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수평위 회의현장은 자연스레 시측이 당해 사안에 대해 위원들에게 브리핑하고 위원측이 이를 추궁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결과적으로 상수도본부는 수돗물 수질감시를 위한 순수민간단체인 수평위의 자율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있으며, 검사결과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수평위 발표자료를 그대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신문에 주지된 내용처럼 수평위와 상수도사업본부가 원수 수질을 편법으로 조사·공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국립환경연구원, “서울시도 언론도 간과”
그렇다면 보도된 바와 같이 “1차 염소 처리된 물을 원수로 보고…”는 어떻게 이해돼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각계의 전문가들은 수평위나 서울시가 원수수질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이 아니라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이번 해프닝은 수질검사용 원수채취 과정에서 과정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채수지점과, 광암·암사를 제외한 4개소의 수질결과에 ‘전처리수’라고 명시하지 않아 오해를 샀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연구원 김준환 수질검사과장은 “서울시가 원수 채수 지점이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 벌어진 일”이라며, “그러나 원수에서의 미생물은 같은 시점에서 채수해도 차이가 나고 정수공정을 거치면 수질에 전혀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언론도 간과했다”고 말해 결론적으로 서울시와 언론 모두가 간과해 빚어진 일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수평위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단순한 수인성 질병의 원인이 되는 대장균 등에 대해서는 염소처리로 인한 완전한 살균을 갖고 있고, 전처리 원수에서도 타 화학물질과 근본적 해결이 어려운 새로운 유해물질들이 나오는 것은 순수한 원수와 동일하다”며 “전처리된 원수에서 이상이 생길 경우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수평위 위원들도 협의하여 정확한 구분없이 일반적으로 원수로 지칭했다”고 밝혔다.

결국 ‘수질평가눈속임’ 보도 파장이 시사하는 바는 수질과 관련한 모든 일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요소가 사전에 완전히 제거돼야 하며, 이를 간과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쓸 경우’ 어김없이 의혹의 시선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해프닝으로 정리된다.

그동안 서울시는 상수도연구소의 검사결과와 수평위의 수질검사 결과를 가감없이 본부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투명성’ 확보에 전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일련의 일로 인해 수질평가 공정성 여부가 때아닌 쟁점으로 비화되거나 결과적으로 수질불신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 것은 옳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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