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의 골프철학과 수처리사업단

김동환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12-29 1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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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년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 을유년은 60년전 해방을 맞이한 해이기도 하다. 사회로부터의 해방, 미움으로부터의 해방, 번민과 고뇌로부터의 해방을 을유년에는 모두 성취하길 기원해 본다. 갑신년 마지막 가는 시점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은 골프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행하는지 잠깐 들여다 보고자 한다. 삼성은 알다시피 골프, 야구, 럭비를 3대 스포츠로 정하고 있다. 야구에서는 스타플레이어와 캐처의 정신을, 럭비에서는 투지를 배우고, 골프에서는 룰과 에티켓, 그리고 자율을 배우고자 한다고 한다.
국내 기업들이 자가당착, 과거지향적인 틀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1993년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이 회장은 新경영정신을 골프에 빗대 간부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50야드 나가는 사람이 10야드를 더 내려면 근육, 손목의 힘, 그리고 목 힘이 달라져야 합니다. 아이언을 처음 치는 사람이 50야드를 내려면 아주 쉽지만 150야드에서 160야드로 10야드를 더 보내기란 제로에서 100야드를 보내는 것보다 더 힘듭니다.-
이 회장은 기업이나 개인이 한계를 극복하려면 총체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과거에 대한 부정없이는 개선도 없는 법이라면, 프로골퍼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골프채 잡는 법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특히, 골프 스윙을 할때 힘을 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차 강조하였다. 요즘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혁신’, ‘혁신’을 외치며 요란하다. 그렇게 혁신의 바람이 불면서 배관내부를 말끔히 청소한 듯 하지만 파이프 이음부위에 쌓인 스케일의 두께는 더 두껍고 물줄기는 여전히 가늘기만 하다.
수처리사업단은 현재 스케일로 꽉찬 상하수도 기술의 발전을 정부의 공공자금을 투자하여 말끔히 청소하고 200미터 이상의 물줄기가 한강물로 치솟기를 간절히 바라는 추진 전략이기도 하다. 빈약한 경쟁력을 합심하여 부족한 기술력을 상호 보완하여 강화하고 부족한 자금을 정부가 투자하고 산, 학, 연이 함께 모색하자는 근본 취지이다. 항시 백타를 못 넘기고 맴도는 상하수도의 현실을 관조하면서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이기도 하다. 캐디들이 감히 기록조차 포기할 정도의 점수를 가지고 어떻게 개방사회에서 국제 사회에 대응할것인가 서로 서로 난감해 했으며, 이에 대한 전환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기술의 혁신, 수도발전의 틀을 마련해보자는 기본 정신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업인은 룰과 에티켓을 상실하고 방관, 아니 체념을 하고 있고, 학계는 정해진 룰에 맞춰 진행하자고 하지만 경기진행위원은 당초 취지에 어긋난 룰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좀체 시원한 물줄기의 청량한 감이 돌지 않고 있다.
650억원의 거금은 국민에게 거둬들인 국민들의 성원이다. 돈내기 할때면 심술궂은 인사는 상대방의 감성을 건드려가며 힘을 주게 만들어 끝내 오비를 내게 만든다. 출전한 기업이나 학계, 정부 그리고 이를 책임지는 단장과 실무진행자 모두가 힘을 좀 빼야 할 것 같다. 인생을 완만히 살면서 덕성스럽게 살아 온 80대 할머니의 몸에서는 힘은 없지만 온화함이 넘쳐난다. 존경받는 스님이나 신부님은 힘은 없지만 마음 속으로 흘러가는 물줄기는 거세게 수많은 인파속으로 넘어간다.
힘없이 친 아이언 샷이 정확히 그린 위로 떨궈지는 모습은 라운딩을 한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다. 100타를 깨기 위해 그린 위에 올라선 선수들에게 올 한해의 마무리는 힘 좀 빼야 하겠다는 충고의 묘약을 드린다. 기초는 터득했다고 하지만 상하수도산업이 100야드를 넘기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기본부터 다시 정비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임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그리고 2005년 을유년에는 그 언젠가 해방의 기쁨과도 같은 수도인의 도전속에 얻어진 진정한 기쁨을 구하는 한해로 나가보자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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