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험 치르고 성적표 받아 든 환노위

구태 정치와의 결별, 정쟁지양 정책국감, 현장국감 …. ‘이번엔 다를 것’이란 기대로 출발한 17대 첫 국정감사가 우여곡절 끝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국정감사 현장 곳곳에 포진해 있던 취재팀의 허기를 달래주기에 17대 국회는 무언가 아쉽고 부족하다는 인상을 남기고 결국 귀결됐다.
국정감사를 지켜보는 이들의 ‘허기’는 국민을 화들짝 놀라게 하는 모 의원의 “장사포”같은 국가기밀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개 의원처럼 국무위원에게 “건방지게”를 함부로 쏘아 부치는 구태 정치인의 전형은 더더욱 아니다. 국회를 향한 바램은 그저 정부가 제대로 된 노선을 설정하고 이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는지 점검해 문제를 지적하며,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주는 일일뿐이다.
전체 16개 상임위원회의 활동을 놓고 봤을 때, 국정감사를 지켜 본 이들이 내리는 환경노동위원회의 평점은 다행스럽게도 정쟁과 파행을 일삼는 타 위원회의 귀감이 될 만큼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평점이 ‘양호’한 것이지, 결코 ‘우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점으로 따지자면 무난한 수준의 결과를 이끌어낸 B죘 학점에 해당될 것이다.
전체 16인의 의원 중, 무려 12인이 초선의원으로 구성된 환경노동위원회는 국정감사 개시전부터 의원회관을 뜨겁게 달구며 경쟁적 활동을 예고했다. 그래서인지 환경부는 의원 요구자료를 체크리스트화해 ‘결전의 날’을 단단히 준비했고, 언론은 바짝 신경을 기울인 채 의원의 질의 마디마다 귀를 곤두세웠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결과적으로 환노위는 지나치게 의욕만 앞세운 채 문제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거나, 어설픈 접근법을 통해 노련미를 갖추지 못한 ‘새내기티’를 여실히 드러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지나치게 정책국감을 의식한 부작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의욕은 돋보였으나 성과는 미흡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 없는 해석이다. 환노위 국감의 궁극적 패인은, 의원은 물론 보좌관에 이르기까지 하위공무원에 견줄만한 전문성을 획득한 인물이 드물었을 뿐더러, 자신이 지적한 문제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감사장에 출석한 의원도 다수였다는데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주목받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이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이며 어떻게 추궁해야 하는지 방법은 모르거나 알고있어도 미숙했다.
또한 환경노동위원회 자체가 ‘환경’과 ‘노동’이라는 매우 이질적 사안을 동시에 다뤄야 하다보니, 각 분야로 전문성이 양립된 의원 구성은 위원회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했다. 물론 현재로선 이 두 분야가 독립위원회로 재편되는 일은 ‘비인기위원회’로서 만만한 일이 아니다.
우선 환노위 국정감사 현장에서 사라진 것들은 정당간 견제공방, 고압적 자세일관, 폭로식 한건주의, 여당의 정부 감싸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정부청사와 산하기관을 오가며 이뤄진 환경부 국감장에선 책임 추궁 과정 중 높은 옥타브를 사용한 국회의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지나치게 정적이어서 발언을 일찍 끝낸 의원이나 기관장 뒤에 자리잡은 부서장들을 얕은 수면상태로 몰고 갈 정도였다.
국무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에 있어서도 의원들은 “~해 주십시오”,“~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등의 한층 완화된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 되레 일부 의원들은 질문내용 자체에 대해 요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는 정부 공무원의 확답에 당황한 채, 자신감을 잃고 가늘게 음성이 떨리는 것을 감추지 못하거나 문제의 연결고리를 잃고 마는 ‘순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야간의 대립구도도 환노위에 있어서는 다른나라 얘기였다. 건교위나 행자위처럼 출신지역구나 소속정당의 정략에 관계돼 대변인격 발언을 일삼을 필요도 없었으며, 모 시장처럼 저돌적 성향의 증인을 상대하기 위해 국회의원의 권위를 전면에 드러낼 필요도 없었다. 물론 일부의원은 종종 질문만 건네고 답변을 듣지 않거나, 같은 내용을 반복해 질문하면서 피감기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20여분 내외로 한정된 의원간 질의시간 안배에도 일부의원은 서툴렀다. 정작 질문만 하다가 질의시간을 초과해 버리거나, 핵심 요지가 무엇인지 참관자들 조차 알 수 없는 어리둥절한 내용의 질의도 다수였다.
매번 지적되는 문제지만 전체 피감기관이 지나치게 많고 각 의원에게 할당된 시간은 제한돼 있다는 사실이 ‘초짜’의원들에게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인지 ‘5분만 더 달라’, ‘발언권을 한번 더 달라’는 요구가 위원장을 향해 빗발쳤고, 기지를 발휘한 이경재 위원장은 ‘○○의원이 ○○의원에게 건네준 몇 분을 더 주겠다’, ‘○○의원은 사전에 몇 분을 초과 사용했으니 이해해 달라’며 후배의원들을 달래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렇게 의욕적인 활동을 통해 결과적으로 얻어진 성과물을 놓고 보면, 17대 첫 국감은 기대와 달리 여러모로 ‘아쉬움’만 남긴 국감으로 기록됐다.
글 / 이상복 기자
다른시각 다른비평 / 국정감사 이렇게 개선되야
17대 국정감사가 지난달 10월 22일 막을 내렸다. 이번에도 심도있는 정책문제보다는 여론을 인식한 일방적인 몰아치기식 국감의 구태를 보여줬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국정감사를 둘러싼 효율성 있는 정책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초선 의원이 전체의 60%를 넘는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지 않을 수 없었다. 국정감사가 실시되기 얼마 전에 일부 초선 의원들은 17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새로운 국정감사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막상 국감이 시작되자 아니나 다를까 첫날부터 정회 사태를 빚는 등 옛 모습 그대로의 구태가 재현되고 말았다.
우선 시간에 쫓긴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일부의 의원들은 “국정감사니까 질문을 더 해야 하는 관계로 간략하게 해서 질문 시간을 더 갖고 싶은 거 아니냐”며 반박했다. 또한 일부 의원들은 시간을 마냥 끌어서 점심도 한 두 시간 넉넉하게 먹고 그 다음에 불과 서너 시간 하자는 거냐며 실망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며 질문만 퍼붓고 제대로 답변할 기회는 주지 않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러한 국감 행태는 18일 개최된 건교위 서울시 국감에서 두드러진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국감 시작 10분 전에 미리 받아서 뭘 답변할지 요지를 파악하고 있는데 시간을 아끼기 위해 서라도 답변시간을 넉넉하게 줄 수는 없는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궁금하시면 제가 다시 읽어드릴까요?”에 대한 응수는 “시간 없으니까 정리하겠습니다.”이다. 모 위원회 위원장 - “의욕적으로 많은 질문을 하시는 것도 좋지만 답변을 듣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명박 서울시장은 답변다운 답변조차 못하고 말았다.
의원들이 피감기관을 상대로 일문일답 질의를 벌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0여 분. 그나마 이 정도는 엄청나게 양호한 수준이다. 건교위의 경우 일문일답의 질의가 국회의원 1인당 고작 4분. 건교위는 상임위 가운데서도 위원장을 포함해 26명이라는 거대인원이라 어쩔수 없는 문제이기는 하다. 질문다운 질문과 답변다운 성의있는 답변을 애시당초 기대하기는 힘든 시간이다.
이 때문에 책임있는 답변이나 해명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인 질문공세로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나마 의원들 간의 중복질문으로 국정감사의 맥을 끊어 더욱 맥빠진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앞에서 발언을 다 해 버리면 뒤에 하는 사람은 주제가 중복돼서 할 게 없는, 국정감사가 변화되지 않고 이대로 계속 간다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한거 아닙니까” 지각있는 일부 의원들의 의미있는 푸념이다.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예년과 달리 환경분야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문제점이 집중 조명되면서 상당히 수준높은 환경측면의 정책성과를 달성했다는 여론이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특히, 문제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환경문제 분야는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부문을 탈피해 21세기 환경산업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지속가능한 발전적인 분야에서 ‘옥석’을 제대로 가려내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실상파악에 제대로 접근한 환노위 국회의원들의 환경문제 전반에 대한 한층 성숙되고 높은 마인드를 엿보게 했다.
환노위의 주요쟁점은 백두대간 보호법을 비롯한 정수기 관리문제의 향후 정책방향, 환경평가 검토이전에 추진되고 있는 각종개발사업, 현대자동차 판매의 목적에 따른 대기환경보전법의 유예 등이 도마위에 올라 보다 진지하고 알맹이 있는 국감으로 진행됐다.
한편, 모 의원은 현대차 판매문제와 관련하여 환경문제를 무시하면서까지 거대기업이 국내경제의 숨통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현실속에서 중소기업이 국내에서는 기업하기가 힘들어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국부유출은 물론 실업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점에 대한 견해를 곽결호 장관에게 물었다.
그러나, 곧바로 모 의원이 나서 “이것 보십시요. 지금 그게 환노위 국감취지에 맞는 질문입니까? 우리 위원회를 폄하하지 마시고, 환노위 본연의 위치문제를 잘 판단하여 이에 합당한 문제를 중점 질문하세요.” 한동안 설전이 오가며 정당별 색채를 띤 입씨름의 장소로 국감장의 분위기가 급선회하기도 했다.
이번 국정감사의 피감기관은 무려 450여 곳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한 기네스북 감이었다. 하지만 주어진 기간은 20일뿐. 결국 내실있는 정책 국감은 사라지고 짧은 기간에 최대의 정치적 효과를 내려는 전략과 주도권 경쟁이 오히려 부각되었다는 표현이 걸맞다.
국감을 시작할 때는 정책국감, 민생국감으로서 국민들의 어려운 부분을 정책당국에 건의하여 시정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이런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옳게 전달이 안 돼서 아쉽게 생각한다는 것이 지각있는 정치인들의 이구동성이다.
17대 국감에서 하나의 변화가 있다면 욕설과 폭력이 사라지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는 등 변화의 가능성도 엿보였다는 평가가 일부에서 흘러나와 다소나마 위안이 되었다. 명암이 얼룩진 ’04 국정감사가 이제 막을 내렸다. 몰아치기식 국감에서 벗어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국회의원들은 빡빡한 감사일정, 시간부족을 졸속국감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국정감사의 내실을 어떻게 다질 것인지가 향후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몰아치기 국감을 하다 보니 의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발언시간 부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실있는 감사를 위해서는 먼저 20일간의 감사기간을 융통성 있게 늘리거나 아예 국정조사까지 통합해 현안이 있을 때 언제든지 국정감사가 가능하도록 ‘상시국감’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분산적으로 상임위원회 감사활동을 하게 되면 의원들의 집중력도 보다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논리적인 기대감이 다소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상임위 활동이 국감활동이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국정감사를 차라리 상설화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도 ‘상시국감’ 쪽에 힘을 실었다.
이른바 인기유지를 염두에 둔 한건주의에서 탈피하여 각 정당별로 유사질문을 조정해 중복질의를 피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국감의 고유목적은 의회의 행정부 견제에 있다. 때문에 정쟁을 배제하고 정책감사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정치권의 자정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국감은 행정부 견제기능이기 때문에 여야의원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입법부의 구성원으로서 행정부 정책을 감사하는데 어떠한 방식으로든 여·야가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합의점을 도출해 내야 한다. 국감이 일회성 연중행사가 되지 않도록 지적사항의 이행실태를 국회가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도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글 / 이준채 기자
★ 국감포인트 / 성향별로 살펴본 국회의원들 ★

다선의원들의 명암
박희태 의원 (한나라당/남해·하동)
입 무거운 5選 의원 … 높은 출석율로 귀감
법무부장관 출신의 박희태 의원은 국회내에서도 한나라당 원내총무와 법사위위원장 등을 역임한 중진위원이다. 現 한나라당 부총재인 그는 각 지역에서 벌어진 국감현장에 빠짐없이 출석해 후배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발언시간을 후배 의원들에게 나눠(?)준 그는 마구잡이 펜션개발문제, 충정지역 개별공장 집중에 따른 난개발 문제, 하수관거 교체 지원체계 등의 문제를 제기했으나 직접 질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는 없었다.
이인제 의원 (자민련/충남 논산·계룡·금산)
‘두문불출’ 경선 후보의 향수…마음은 이국
감사현장에서 이 의원의 얼굴을 마주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주위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첫날 환경부 국감에 참석해 몇 가지 질의를 건네는 성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경선불복’이란 굴레를 벗지 못해 민주당을 탈당한 이후 정치적으로 더욱 어려워진 상황과 직면해야 했다. 지난달 결국 서울지법으로부터 한나라당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그는 대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자신의 정치생명이 존폐 위기에 처해있는 와중에 국정감사 보다 더 중한 일이라도 그를 자리에 붙잡아 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종종 목격되는 그의 빈자리는 그래서 더 쓸쓸해 보였는지 모른다.
이경재 위원장 (한나라당/인천서·강화을)
환노위 맏형役 충실 … 형평성 국감 견인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합의처리를 위한 ‘조정자 몫’에 충실하겠다던 이경재 위원장은, 의원간이나 정당간 갈등이 증폭될 조짐이 보이면 현장에서 신속히 이를 진화하는 삼선의원의 순발력을 보여줬으며, 전체의원간 형평성 안배와 균형 유지에 무던히 애를 쓰는 듯 했다.
특히, 신참의원의 의욕을 채워주기에 턱없이 부족한 발언시간을 보장해주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분(分)단위로 세분화해 질의시간을 제어하기도 했으며, 자칫 경직되고 고압적인 분위기로 흐르기 쉬운 감사현장에서 특유의 어눌한 유머를 곁들여 폭소를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또한 여야를 떠나 이경재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면 의원들은 가급적 이를 수용하고 의견절충에 나서는 등, 환노위의 ‘맏형’으로 이 위원장이 제 몫을 다했다는데 의원들간 이견이 없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수도권매립지에 유독 애정을 드러내며 에코크린센터, 침출수 오염문제, 쓰레기수송도로 문제 등을 제기했다.
아울러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이후 관리·운영 방안이 없다는 사실을 꼬집으며, 조속히 세부 운영계획과 예산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배의원들에게 모범을 보이고자 국감 시작에 맞춰 ‘환경분쟁 집단소송에 대한 연구’ 라는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한 그는 위원장으로서 여·야 구분없이 균형감각이 돋보이는 국정감사를 이끌어 냈다는 사후 평가를 받고 있다.
역량 갖춘 전문가 그룹
제종길 의원 (열린우리당/안산시 단원구을)
행정가도 혀 내두른 전문성 … 대안까지 제시
환노위 소속 의원중 환경분야에 대해 제 의원처럼 전문성을 갖춘 인물도 드물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그는 당장에 큰 반향을 불러올 사안들보다 환경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그는 국정감사 첫날부터 전국 호소 수질에 관한 문제를 제기해 관계자들을 긴장시켰으며 세부 대안까지 현장에서 제시해 해양전문가 다운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특히 출신지역인 안산의 환경문제는 국감기간 내내 그의 관심사였다. 그는 수자원공사가 안산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악취의 영향을 알면서도 사업을 강행했다고 지적하며 ‘수공을 부도덕한 사업자’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경인환경청 국정감사에서도 수자원공사의 완충녹지대의 설계와 시공을 거론하며, 관리 전반이 부실해 문제가 되고 있으니 신도시사업으로 올린 3천억원을 전액 대기개선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결산감사에서도 그는 수질측정망 운영에 대한 세부오류를 지적하며 측정망이 조사분석의 기본인 만큼, 정도보증 체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간사로서도 국감활동을 펼친 그는 이경재 위원장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위원장석을 대신해 앉을 만큼 환경부문에 있어 타 의원의 추종을 불허했다.
우원식 의원 (열린우리당/서울 노원구을)
집요한 추궁에 피감대상‘두손두발’…현대차 곤욕
“맞습니까? 안 맞습니까? 그래도 되는 겁니까?” 국정감사 기간에 우원식 의원 특유의 음성은 적잖이 공무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환경관리공단 이사 출신으로 제종길 의원과 함께 ‘환경통’으로 알려진 그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전환경성검토 협의 전에 총88건의 사전공사를 강행했다며, 불법 사업승인 지자체에 대한 감사원 특별 감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우 의원이 타의원과 구별돼 주목받았던 것은 단지 전문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한번 문제의 실마리를 포착하면 집요하게 그 사안을 물고 늘어져 결국 피감기관 직원이 일언의 대꾸도 하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추궁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심문은 환경부 종합감사였던 21일 빛을 발휘했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과 관련해 출석한 현대자동차의 김동진 부회장은 두고두고 그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우 의원은 지난 ’02년 6월 제작자동차인증바업및절차에관한규정 변경 건과 동년 8월의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특별 조항 삽입과 관련해 현대차가 차량판매를 위해 무작위로 법을 배후 조종했다며 “그래놓고도 환경경영을 선언한 기업이냐”며 현대차를 맹비난 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에게 배정된 시간이 초과되자, 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김 부회장을 ‘물고 늘어져’ 결국 그의 입에서 “죄송하다”란 대답을 받아내고서야 분을 삭이는 전의를 보여줬다.
타킷 집중 포화형 2인
장복심 의원 (열린우리당/비례대표)
광주시 오염총량제·곤지암리조트 … 조준사격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장복심 의원만큼 국정감사장임을 실감케 하는 목소리도 없었다. 국정감사가 진행될수록 그녀의 의욕은 되살아나는 듯 했다. 장 의원이 포신은 국감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사실상 ‘오염총량제’ 와 ‘곤지암리조트특혜’에 조준됐다. 그녀는 자신의 심문순서가 올 때까지 준비된 질의서에 형광펜을 덧칠해가며 철저히 사전작업을 준비했다.
특히, 광주시 오염총량제 시행과 관련해 곤지암스키리조트의 특혜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장 의원은 “오염총량관리계획 미이행에 따른 법적 제재 규정이 없다”며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사전에 법개정을 하지 않은 채 광주시의 수질오염총량제를 승인해 곤지암스키리조트와 같은 대규모 민간개발사업을 허용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특혜설을 주지하던 장 의원도 막판 곽 장관과의 결전에서는 결국 자신감을 잃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배의원의 분단위 발언시간까지 배당 받아가며 국정감사 기간 내내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장 의원은 “도대체 무슨 말씀을 듣고 의혹을 제기하느냐”며 총량관리제의 적용원칙을 설명하는 곽 장관의 소상한 답변에 다소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다.
폭로성 감사는 결국 초반 ‘눈길끌기’에는 성공할지 몰라도 종합성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장 의원은 국립환경연구원내 상수도 전문연구 파트 신설, 환경영향평가 사전검토 실효성 미흡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초선의원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목희 의원 (열린우리당/서울 금천)
TKP = 이목희 각인 성공 …해법 실마리
주한미군유류수송용 한국종단송유관(TKP) 문제는 이목희 의원의 키워드로 각인됐다. 국감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TKP 문제를 제기해온 이 의원은 92년 미군이 국방부로 소유권을 이전한 이후 시설 노후화에 따른 토양오염을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미군주둔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라는 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한 그는 “주한미군 유류수송체계 전환 합의서에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입법권 침해”라며, 정부의 적절한 조치로 이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환경부가 금호강사건 발생시 3개월동안 8톤의 기름이 유출될 때까지 사고발생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환경부 차원의 사고 방지 대책이 전무해 시급히 관리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같은 이 의원의 노력은 결국 국감이 종료된 후 정부의 행동으로 실현됐다. 정부는 지난 28일 한국종단송유관(TKP)에 대해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 오염된 지역은 모두 복원하기로 의견을 모음에 따라 이목희 의원의 TKP 문제제기는 국정감사 종료 후 실시되는 첫 사후처리로 기록됐다.
누가 뭐래도 ... 소신형 의원
배일도 의원 (한나라당/비례대표)
‘나는 양심에 따라 내 뜻을 말할 뿐’ … 여전한 소신파
환노위 소속 의원 중 전문가출신(노동분야)으로 손꼽히는 배일도 의원은 국감종료 후 베스트의원으로 추대될 만큼 주목받은 인물이 됐지만, 환경 분야에서의 활약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한 ‘소신형’ 의원임을 여실히 확인시켜 줬다.
때문에 몇몇 발언들은 그가 되레 ‘친여당의원’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올 만큼 자극적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증인 심문이 대표적 사례. 그는 현대자동차의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동진 부회장이 우원식 의원의 추궁에 진땀을 흘리며 쩔쩔매자 지켜보다 못해 현대차 편들기에 나섰다.
배 의원은 “어려운 경제사정에 실업자를 양산하면 그땐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느냐”며 규제준수도 좋지만 대의를 생각하자며 노동운동가 출신다운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이런 그의 발언은 위원회내에서도 시비가 붙어 의원간 공방으로도 비화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소속의 의원들이 현대차 문제를 집중제기하고 한나라당 소속의 배 의원이 해명에 나서는 풍경은, 묘하게도 환노위내에서 ‘정쟁국감’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해 장면으로 기억됐다.
취재 /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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