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상하수도국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11-23 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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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 조정은 순리대로 하라

김 동 환 | 저널리스트, 시인, 수필가

a힘주지 마라-주사를 맞기 전에 간호사의 훈계 10조가 아니다.
고개를 숙이고 눈은 똑바로 공을 응시하라-야구 코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계추가 흔들거리듯 팔을 끝까지 휘둘러라-기계체조의 기법도 아니다.
사심을 버려라. 욕심을 내지 말라. 이기려 하지 말라-불교의 계율도 아니다.
상대를 의식하지 말고 자신이 걸어 온 길대로 연습을 하듯 티잉 그라운드에 서라. 어느교수의 강의법도 아니다.

최근 환경부가 조직을 대폭적으로 개편한다는 소식이다. 시대적 상황에 맞게 조직을 현대화하고 혁신한다는 취지이다. 주요한 내용은 기획관리실은 현행대로 하고 환경정책실은 7개과에서 6개과로 축소하며, 대기보전국은 6개과에서 교통분야를 통합하고 에너지환경과를 신설하며 폐기물 자원국을 자원재생국 또는 환경자원국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문제는 상하수국에 대한 정체가 심히 못마땅한 개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상하수도인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하수도국이 환경부로 넘어오면서 2~3년마다 주기적으로 개편, 축소되는 등 변화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초대 민간경영으로 상하수도국을 운영했으며, 그 뒤로는 건교부와 교환부서로 국장을 맞교환한 부서가 상하수도국이다.
두 번의 변화 속에 민간 국장시에는 상하관계가 원만치 않고 실력 있거나 승진기회가 목전에 온 인물은 타부서로 튀었으며, 현재의 부처간 교류라는 명분 속에 건교부 상하수도국장의 지휘에 놓인 국내 4~5급 인사들은 이미 타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지난 3월 일부 조직개편을 하면서 수도관리과를 수도정책과로 통합시켰으며, 생활오수과와 하수과를 통합했고 토양과와 먹는 물 관리를 토양수질관리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8개월 남짓한 시점에서 상하수도국을 아예 폐지하고 수질국을 상하수도국과 통합하여 물 관리 정책실로 하고 상하수도 심의관으로 강등하며 상하수도 심의관이 수도관리과와 생활 하수과를 맡게 한다는 논리이다.
뱁새가 황새를 쫓는답시고 장타자 뒤를 이어 휘두르면 결국은 조루나 오비를 내게 된다. 혁신 혁신 하지만 상하수도국의 진면목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하수도 심의관이 관리나 하고 하수만 맡아 운영한다면 세컨샷은 홀컵에서 멀어져 갈 뿐이다.
타수를 줄여가며 경제적 골프를 즐기려면 자세는 완벽한지, 그립을 잡은 손은 정확한지, 힘은 무아의 경지에 도달했는지, 마음은 비웠는지, 속도는 제대로 조절되고 있는지 등등 정확한 자아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 너무 성급하게 플레이를 하면 당연히 공은 치솟거나 숲속으로 달아나 오비가 나기 마련이다.
술자리에서 골프이야기를 하면 사내들도 과장 허세 뻥튀기가 풍선보다 더 부풀려져 있다. 하긴 그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듣고 믿는 인물도 없다. 그러나 라운딩을 하는 순간이 다가오면 모두 겸손해지고 상대에게 핸디를 달라고 읍소한다. 3홀만 라운딩을 같이해보면 폼만 보아도 실력이 어디메쯤인지 쪽집게처럼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3홀도 돌지 않은 상태에서 핸디를 조정하려 하지는 않는지. 라운딩할 시점이 아직은 멀어서 얼마든지 낭만적인 부풀림으로 덤벼들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도 겸손하고 할 일만 하는 일꾼들만 모여 있다고 강자가 힘의 논리에서 핸디를 조정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뻔히 해저드에 빠질 것을 알면서도 지름길로 타수를 줄여서 치라고 거드는 것은 아닌지. 환경부 조직개편의 현주소를 스스로 명증하게 진단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10번 홀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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