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신비한 식물의 세계 -여미지 식물원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10-25 17: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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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기원(起源)‘파피루스(Papyrus)’

성서를 담고, 성서에 기록된 고대 ‘필사재료’
충분한 일조(日照)와 비옥한 토질서 생육


오늘날 종이는 책이나 신문, 사진 등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로 제 아무리 디지털 문명이 문화의 형태를 바꾸어 놓더라도 결코 우리와 쉽게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되지 않았던 고대(古代)에도 문자를 기록할 수 있는 재료가 있었는데 그것이 파피루스(Papyrus)라는 식물의 줄기였다.
이 파피루스 줄기를 이용한 종이의 시작은 이집트 나일강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가 종이라 부르는 영어(英語)의 “Paper”와 프랑스어(佛語)의 “Papier”, 성경의 “Bible”의미도 모두 파피루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파피루스는 우리나라에서 돗자리 원료로 쓰이는 왕골(莞草: Carexexaltatus)과 비슷한 종류의 식물 중에 하나다.


파피루스는 사초(Cyperaceae)에 속하며 학명(學名)은 Cyperus papyrus L.(=Papyrus antiquorum Willd.)로 속명(屬名)인 “Cyperus”는 그리스어의 “Kypeiros”, ‘비너스(Venus)의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 속에 속하는 Cyperus esculentus라는 식물의 덩이줄기(塊莖)가 미약(媚藥)에 사용된 데서 비롯됐다.
종명(種名)인 “papyrus”는 그리스 이름인 ‘Papyros’로 종이를 의미한다. 파피루스의 원산지(原産地)는 유럽남부, 열대아프리카, 이집트, 팔레스타인으로 이 속(屬) 식물은 열대, 아열대, 온대에 약 700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도 14종이 분포한다. 주로 잡초가 대부분이며 몇 종류가 관상용, 섬유, 공예품 및 목초로 이용된다.
파피루스는 다년생 대형 수초(水草)로서 주로 물가 습지에 자라며 땅속에서 뿌리줄기(根莖)가 옆으로 뻗어 자라는데, 이 뿌리줄기로부터 여러 대가 줄기가 나와 2∼5m에 높이를 이루기도 한다. 녹색을 띠며 둔한 삼각형을 하고 있는 파피루스는 줄기의 밑둥이 직경 2∼3㎝ 정도이나, 큰 것은 직경 5∼8㎝에 달하고 줄기속에는 흰색의 질긴 섬유질이 들어차 있다. 또한 줄기 끝에는 30∼40㎝ 정도의 잔가지가 여러 개로 우산살 모양으로 나와 마치 총채를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을 이루며 그 잔가지 끝에 옅은 갈색(褐色)의 작은 이삭(穗)이 달린다.
파피루스는 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 전에 종이를 만든 식물이다. 그 역사는 기원전 5000∼2000년에 이른다. 당시 지중해에서는 유일한 필사재료(筆寫材料)였다. 오늘날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문서는 이 파피루스에 기록된 문서로서 기원전 약 3000년경의 것이라 전해진다.
파피루스로 종이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먼저 이 줄기를 베어 껍질을 벗기고 속에 있는 하얀 속심을 길게 잘라서 납작하게 틈이 없이 잇대어 펴고, 다시 어긋나게 직각으로 편 후 물을(나일강) 붓고 망치로 두들겨 접착시켰다고 한다.(흙탕물인 나일강 물은 마르면서 접착제 역할을 했다고 함) 그런 이후 이 소재를 강하게 압착(壓着)하여 말린 후에 상아나 조개껍질로 표면을 문질러 매끄럽게 한 후 기름을 발라 종이로 사용했다고 한다.


여기에 갈대뿌리로 만든 펜(Pen)을 이용해 고대인들은 글씨를 새겼다. 이 파피루스 용지를 여러 장 이어서 두루마리를 만들었는데 이 두루마리는 오늘날 종이와 유사한 형태로 가볍고 동그랗게 말려지므로 운반이 용이하였다. 구약성서(舊約聖書)의 많은 문서가 이 파피루스에 기록된 것이 있다. 당시 나일강 하류의 삼각주는 비옥하여 파피루스가 매우 번성 대군락(大群落)을 이루었다 전해진다.
이 파피루스 종이는 고대 이집트의 특산물로서 지중해 연안에 비싼 값으로 수출되었으며 이것은 당시 왕가의 큰 재원이 되어 독점하게 되었고 개인들은 허락 없이는 만들 수 없었다고 한다. 이 파피루스 종이의 수출은 페니키아의 비브로스항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리스에서는 이 파피루스 종이를 비브로스(Biblos)라 불렀는데, 비브로스는 그리스어로 책이라는 뜻으로 성경을 의미하는 바이블(Bible)의 어원이 되었다.
그러나 파피루스 종이는 값이 비싸고 잘 찢어지는 단점이 있어 후에 양피지(羊皮紙)가 등장하면서 점차 사용이 줄어들게 되었다. 파피루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종이만이 아니었다. 당시 파피루스 줄기는 배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배를 구약성서(이사야18장:2절)에는 ‘갈대배’라 표기했는데, 이것이 파피루스 줄기를 엮어 만든 공식적 배의 하나다.
‘파피루스배’는 현재 남아메리카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지대에 있는 세계 최고지의 티티카카호(Titicaca Lake)의 갈대고기잡이배 ‘바루사’와 유사하다. 이 배는 이집트인들을 나일강의 악어 습격으로부터 보호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당시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에 무성한 파피루스를 악어로부터 지켜주는 영특한 식물로 여겼다. 지금도 아프리카의 이디오피아에서는 파피루스를 사용해 배를 만들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성서에는 파피루스배와 비슷한 기록이 하나 더 있다. 구약성서(출애굽기 2장3절)에 보면 이집트의 왕인 ‘바로’는 히브리 민족이 번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남자아이들이 출생하면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히브리인 가족의 어머니는 아들을 낳은 후 석달 동안을 숨기다가 더 이상 은신할 수 없게 되자 갈상자를 가져다가 역청(석유 아스팔트)과 나무진을 칠하고, 아이를 이 상자에 넣어 나일강 갈대 숲에 숨겨 두어 이집트 공주가 발견해 데려다 키우게 된다.
물에서 건져내었다 하여 이름을 ‘모세’라 불리게 된 이 아이가 후에 히브리인을 이집트 바로왕에서 구해내는 지도자가 된다. 그런데 이 아이를 넣었던 그 갈상자가 바로 파피루스로 만든 상자다. 뿐만 아니라 파피루스 줄기는 노끈이나 밧줄로도 이용되었으며, 건축(집), 의복소재 등 다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파피루스 뿌리줄기(根莖)는 대나무 뿌리 같아 가구의 재료로 이용되었으며, 대부분의 지역이 사막인 이집트에서는 나무가 부족함으로 땔감으로도 이용되었고 전분이 함유되어 있어 흉년이 들 경우 식량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파피루스가 여러가지 용도로 이용됐다는 사실은 당시 벽화나 건축물에서 목격할 수 있다. 벽화의 그림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조각 무늬나 도안에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파피루스는 주로 수형이 아름다운 수생식물로 관상용으로 재배된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지중해지역에서는 파피루스 종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기념품을 제작하고 있다.
파피루스는 충분한 일조(日照)와 비옥한 토질을 좋아한다.
수온(水溫)이 20∼25 에서 생육이 왕성하다. 겨울철 생육 최저온도는 5℃ 정도로 우리나라의 경우 온실 내에서 생육이 가능하다. 번식(繁殖)은 포기나누기(分株)나 종자(種子)로 행해진다. 파피루스와 비슷하게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종류로는 애기파피루스와 시페루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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