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자신의 딱딱한 잎이나 체내에 독성물질을 분비하여 방어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그와 반대되는 경우가 있다. 식충식물(食蟲植物)이라 불리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을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이라 해서 이렇게 불려진다.
식충식물 중에는 일명 ‘파리지옥’이라 불리는 식물이 있다. 이 파리지옥은 식물이라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동물과 같은 지능을 갖고 곤충을 잡아 자신의 먹이로 이용한다. 이 모습은 기이(奇異)할 만큼 멋진 광경을 연출한다. 그러나 분명 파리지옥은 광합성을 하는 식물임에 틀림없다.
파리지옥은 끈끈이귀개과(Droseraceae)에 속하는 1속(屬) 1종(種) 식물로서 학명(學名)은 Dionaea muscipula (L) Ellis로 속명(屬名)“Dionaea”는 미(美)의 여신 비너스(Venus)의 그리스 이름으로 잎의 열편(裂片)이 자극을 받아 급히 다물어지는 데서 유래되었고, 종명(種名)“muscipula”는 “파리를 잡는 기구”라는 의미이며, 원산지(原産地)는 미국 동부지역인 캐롤라이나 남부, 플로리다의 습지(濕地)이다.
파리지옥은 다년생 숙근초로서 크기는 직경 10㎝ 내외로 줄기는 없고 잎은 옅은 녹색(綠色)으로 길게 사방으로 나며, 엽병(葉柄)은 넓적한 숫갈모양 또는 두개의 콩팥 형태로 한가운데 중앙맥이 지나가 마치 조개가 껍질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잎의 양 반면(半面)에는 각각 3개의 감각모(感覺毛)가 있고(간혹 2, 4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가시모양의 돌기가 줄지어 있으며, 돌기에 밑부분에는 향기로운 액체를 분비하는 샘들이 밀집해 있다. 이 파리지옥이 잎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마치 쥐를 잡기 위해 덧을 놓고 기다리는 것과 흡사하다.
파리지옥은 향기로운 점액으로 곤충을 유인 곤충이 잎에 점액을 빨아먹기 위해 잎에 앉게 되고 이때 잎 중앙에 있는 감각모(感覺毛)에 곤충이 닿으면, 이 감각모가 방아쇠 구실을 하여 잽싸게 잎을 오므라뜨린다. 이렇게 곤충을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잎의 안면(顔面)에서 염산이 많이 함유된 소화액을 분비 곤충을 녹이고 곤충으로부터 질소(N)와 인(P)과 같은 광물성 염류를 흡수한다. 이 잎의 감각모는 1번 건드리면 반응을 하지 않고 2번 이상을 건드리면 오므라든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매우 빨라 0.3초에 불과하여 곤충은 도망갈 기회를 놓치고 조개가 닫힌 것 같은 잎 속에 갇히게 된다. 잎 가장자리 가시모양의 돌기는 곤충을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파리지옥이 곤충을 잡는 기이한 현상은 미모사와 같이 전류의 흐름에 따라 생기는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방아쇠 구실을 하는 감각모가 한번에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은, 한번 정도는 바람에 의해 날려온 나뭇잎 같은 무생물에 의해 잎이 닫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실제로 이 잎이 닫히는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여 계속 반복할 경우 식물이 죽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 곤충을 포획하는 장면은 마치 파리지옥 스스로 하나, 둘, 셋 숫자를 헤아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잎 속에 갇힌 파리는 도망치고자 발버둥치지만 소용이 없다. 발버둥치면 방아쇠 돌기인 감각모를 다시 건들이게 되고 이로 인해 엽편(葉片)속에 세포수가 증가 더욱 잎을 강하게 조이게 되어 파리는 더 도망갈 기회를 잃고 죽게된다.
닫혀진 잎은 곤충을 다 소화한 후에야 다시 열려 새로운 곤충이 오기를 기다린다. 이때 걸리는 기간은 4-10일 정도가 소요된다. 파리지옥의 소화액은 산성으로 실험에 의하면 삶은 달걀 흰자위 조각의 경우 7-8시간 정도에 액체로 변하게 된다. 흡수하지 못한 곤충의 껍질과 날개는 잎을 다시 열어 바람에 날려보내고 곤충 포획과 소화의 모든 작업을 마치게 된다.
파리지옥은 주로 파리나 모기를 잡아 흡수하며 대개 크기 1㎝ 내외의 먹이를 잡는 것이 보통이다. 하루살이나 개미 같은 작은 곤충은 잡혀도 잎 가장자리 돌기가 빈틈 없이 닫히지 않아 빠져나가 버린다. 아마 파리지옥 생각에 이 작은 곤충은 노력한 만큼 먹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곤충이 작아 빠져나간 경우 20분 정도 후에 다시 엽편이 열리기 시작하고 다시 곤충을 잡기 위해 준비를 마치는 시간은 하루정도가 걸린다.
이 파지지옥이 곤충을 잡아 곤충으로부터 양분을 흡수하는 이유는 주로 자생지인 습지의 경우 산소 부족으로 인해 유기물 분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부족한 질소(N)분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이 파리지옥은 곤충을 잡아 소화하는 모습은 마치 지능을 가진 동물과 다를 바 없는 기이한 식물이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말처럼 파리지옥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놀랄만한 식물의 하나이다.
꽃은 잎 중앙에서 20-30㎝ 정도의 긴 꽃대가 위로 나와 흰색(白色)으로 여러개가 핀다. 꽃잎은 보통 5개이며 꽃의 직경은 2-3㎝ 정도이고 봄에 개화(開花)한다. 파리지옥은 자생지의 경우 매우 보기 드문 희귀식물이나 요즈음은 조직배양기술의 발달로 많이 보급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온실이나 집안에서 재배가 가능하고 주로 종자(種子)로 번식하며 잎줄기를 삽목(揷木)하거나 분주(分株)로도 번식한다. 종자번식의 경우 파종(播種)에서 개화(開花)까지 4-5년 걸린다. 용토는 주로 수태(水苔)에 식재하며, 화분을 수반에 올려놓아 밑 부분이 물에 약간 닿게 저면관수(底面灌水)하면 좋다. 곤충을 포획하는 활동은 여름에 가장 왕성하며 가을이 되면 잎이 점차 작아지며 겨울에는 휴면(休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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