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식물 가을대표하는 들국화(미국쑥부쟁이)-서울대 생물학과 교수 김재근

미국쑥부쟁이, 서울·경기·강원지방서 가장 흔한 풀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3-11-27 11: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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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면 생각나는 꽃 ‘들국화’. 갑작스런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풀밭에 나가 한 움큼 꽃다발을 손에 들고 내려오던 영화 속의 한 장면에 등장하던 꽃이다.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들에 핀 가을꽃을 대표하는 들국화에는 쑥부쟁이를 비롯하여, 구절초, 산국 등이 포함된다. 자주색 꽃잎(설상화)에 노란 중심부(관상화)를 가진 쑥부쟁이는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던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었다.
지난여름 소양강 조사를 하면서 “어 이게 무엇이지?”라는 소리를 지르게 한 한무더기의 국화과 식물이 있었다. 이 국화과 식물은 소양강 고수부지를 온통 다 차지하고 있었다. 지도에는 분명히 농사를 짓던 장소이였으나 농사의 흔적은 평평한 대지를 통해서만 찾을 수 있을 뿐 이곳은 분명 이 식물을 위한 장소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 식물은 외래종인 ‘미국쑥부쟁이(Aster pilosus Willd.)’이었다.
미국쑥부쟁이는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말 춘천의 중도에서 채집된 기록이 있는데, 이 후 경기 전곡, 연천 지방을 비롯하여 서울, 경기, 강원 지방에서 가장 흔한 풀이 돼 버렸다.
이 식물은 원예용으로 도입된 후 자연으로 퍼져 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지금 귀화해 있는 것은 거의 흰 꽃이 피는 것이나 강화도 지역에는 드물게 푸른 꽃이 피는 것도 있다. 가을철 경기 강원 지방에 나가보면 길옆이나 묵밭이 온통 하얀 꽃밭으로 변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미국쑥부쟁이는 다년생 초본으로 키는 40∼120cm이며 가지를 많이 쳐서 큰 포기를 이루기도 한다. 가지는 한쪽을 향해 배열하여 흔히 활같이 휜다. 어긋나는 잎은 길이 3∼10cm, 너비 3∼8mm의 줄꼴 또는 줄 모양 바소꼴로 뿌리 부분에서 나는 것은 몇 개의 톱니가 있으나 줄기의 잎은 톱니가 없다. 작은 가지의 잎은 선형 또는 송곳형으로 다수가 부착한다. 꽃은 9∼10월에 피고, 두상화서가 줄기나 가지 끝에 핀다. 두화는 지름 10∼17mm 이고 총포는 종형이고 총포편은 높이 6mm의 피침형이다. 설상화는 15∼25개로 길이 6∼9mm이며, 백색 또는 엷은 장미색을 띈다. 관상화는 황색으로 관모가 있고, 수과(瘦果)는 짧은 털이 있고 관모는 백색이다.
재래종인 쑥부쟁이의 특징은 어떠한가? 쑥부쟁이는 다소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다년초로 높이는 30∼100cm이다. 근경이 옆으로 길게 자란다. 잎은 호생하고 피침형이며 굵은 톱니가 있다. 꽃은 7∼10월에 피고 설상화는 자주색이며 중앙부의 관상화는 황색이다. 두화는 지름 2.5cm정도 된다. 어린순을 나물로 한다. 쑥부쟁이와 비슷한 가새쑥부쟁이의 성숙한 것을 이뇨제로 사용한다.
우리의 산하에 존재하던 쑥부쟁이가 미국쑥부쟁이에 의해 내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성공한 귀화종이 그렇듯 미국쑥부쟁이도 변한 환경에 잘 적응하였고 천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쑥부쟁이가 군집을 이룬 곳의 특징은 무엇일까? 묵밭과 같이 새로이 천이가 시작되는 곳이거나 하천과 같이 교란을 많이 받는 곳이다. 즉, 버려진 땅 아니 아직 주인이 없는 땅에 주인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역할을 생각해 보자.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본다면 미국쑥부쟁이는 나지를 미화하는 미화식물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꽃이 피며 그것도 무리를 지어 피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쑥부쟁이를 대신하여 한 다발의 들국화를 구성하는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쑥부쟁이의 어린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뇨제로 사용될 수 있을까? 미국쑥부쟁이는 일년초와는 달리 다년초이기 때문에 일단 자리를 잡고 자라기 시작하면 오래 유지된다. 그러므로 이들의 번성을 보는 우리의 관점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어서 미국쑥부쟁이는 우리의 관심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들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식물 군집을 형성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어쩐지 인위적인 가식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미국쑥부쟁이가 살고 있는 장소는 인간의 영향을 받기가 매우 쉬운 장소이다. 그러므로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이들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서식을 반길 것인가? 아니면 이들을 제거하여 다른 재래종이 살도록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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