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현송 신동철 화백의 작업실.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다. 목공용 기계와 수많은 목재,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크기의 화판이 입구 한편에 켜켜이 쌓여있다. 작업실로 들어서자 곧 열릴 전시회에 출품할 작품들 정리에 한창인 신 화백을 만날 수 있었다.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난로가 아늑함을 더해주는 이곳에서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봤다.
![]() |
| 신동철 화백이 직접 제작한 화판이 작업실 앞에 놓여져 있는 모습. |
현송(玄松) : 검은빛의 소나무
신 화백은 지난 25여 년간 한국 역사를 주제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풍경들을 담아왔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진경산수화 기법으로 탄생한 한국의 소나무다. 현송이라는 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먹을 이용해 소나무의 기개를 표현했다. 장엄한 생명력을 지닌 현송의 소나무는 외피가 꿈틀대는 듯한 생동감과 가지마다 힘이 느껴진다. 기운이 약한 사람은 검은 먹빛 소나무의 기운에 눌려 으스스한 기분마저 들 정도다. 그의 화폭에 이러한 기운이 담길 수 있는 이유는 신 화백이 그 대상이 놓인 장소에 수도 없이 찾아가 시간을 함께하며 물아일체로 작업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 |
| ▲ 솔바람 소리 | 한지에 먹과 흙 혼합재료, 90.7x122, 2019 |
그는 “소나무를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바위틈에서 자라난 석간송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가기 위한 소나무의 생명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기 위해서 작가 자신도 자연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신 화백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자연속에서 함께한다.
“자연은 살아있습니다. 한 두 번 보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저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 |
| ▲ 솔 향 머물다 | 한지에 먹과 흙 혼합재료 90.7x122 2019 |
도전의 연속, 열정의 대가
신 화백의 열정은 남다르다. 그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 무수한 공을 들인다. 국내의 숨겨진 비경을 찾는 발품부터 작품을 이루는 다양한 재료까지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그는 아름다운 대자연을 찾아서 매일 새벽여행을 다니며 그림을 그려왔다. 또한 주로 한지에 먹을 채색해 왔지만, 보다 다양한 느낌을 주기위해 장지, 광모, 비단, 모시, 돌가루, 흙, 호분 등 재료의 다변화를 꾀했고 현재도 새로운 재료를 개발하는 중이다.
수많은 재료 중 어떤 재료가 가장 마음에 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각 재료마다 특징들이 확고해서 매력이 다 다르다. 하지만 가장 집중할 때는 한지에 작업할 때다. 한번 붓을 대면 먹의 흡수가 빨라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 ▲ 금강산의 봄, 금강산의 가을, 금강산 하일 | 광목에 먹과혼합재료, 26x98, 2019 |
역사가 숨쉬는 산수화
그의 작품속에는 그림을 그리는 겸재 정선, 시를 읊는 송강 정철, 글을 쓰는 추사 김정희 등 옛 문인들의 발자취가 담겨있다. 실경이라는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시공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함축적인 화면을 통해 시간의 역사와 작가의 내면세계를 표현했다. 경물과 자연이 지니고 있는 인문적 내용과 요소들에 주목하고, 자연을 통해 대화하고 소통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화면의 공간미를 배가하고 개괄적인 경물의 표현을 통해 함축적인 표현의 묘를 드러내어 객관의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한국화를 그리는데 우리나라의 역사를 몰라서 되겠는가라는 생각에 역사공부를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러면서 뛰어난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생각하고, 함께하고픈 마음을 담아 그림에 표현했다.”
![]() |
| ▲ 몽유도 | 캔버스에 먹과 아크릴, 45x65, 2019 |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