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아리랑이 흐르는 ‘청산도’손짓하는 자연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10-10 1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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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가족이 굽이굽이 펼쳐지는 보리밭 사이로 난 돌담길을 내려오면서 구성지게 부르던 진도아리랑 가락이 금방이라도 들려올 것 같은 길을 내려다보면서, 선생님들은 삼삼오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젤을 펼쳐놓고 파라솔을 펼치고 그림을 그린다. 한여름 뙤약볕이 이글거리는 속에서 캔버스에, 화첩에 풍경을 그리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간간이 관광객들이 해설사와 함께 우르르 와서 잠시 머물다 또 그렇게 우르르 버스를 타고 떠나간다. 

 

이삿짐 같은 화구와 옷 가방을 빽빽이 실은 버스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지나 해남을 거쳐 완도 대교를 넘고 여객터미널에 도착해, 버스와 함께 청산도 도청 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인생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지 않으면 어떻게 가야하는지 방향도 보이지 않는다. 머나먼 이국땅으로 갈 것인가, 가까운 대륙으로 갈 것인가 선택에 따라 뱃머리가 향하는 곳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뱃전에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을 보며 멀어져가는 완도를 바라보았다. 

 

 

아시아 최초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도는 바다내음이 나지 않은 푸른 바다와 푸른 산, 구들장 논, 돌담장, 슬로길 등 느림의 풍경이 가득해 삶에 쉼표를 그릴 수 있는 섬이라고 하는 데,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들 사이로 그림같은 푸른 슬레트 지붕과 주황색 지붕들로 어우러진 마을들이 보였다 사라지고 켜켜이 쌓아놓은 구들장 논에서는 벼 들이 초록색 향연을 뽐내고 있었다.

 

넓은 바다와 하늘, 푸른 들이 펼쳐지는 풍경 속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며 그림을 그리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연이 주는 넉넉함과 뜻이 맞아 함박 웃음을 웃게 하는 동료들의 정답게 느껴지는 포근함에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의 의미를 찾는다. 혼자만의 작업실에서 느끼는 외로움에서 벗어나 많은 선생님들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은 내가 또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인연이라는 끈으로 묶여 있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해준다. (다음에 계속) 

 

정난숙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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