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순이, '있는 그대로'의 풍경 성화작가로써 재발견

사실적 필치 아래 따듯한 시선, 성화 재창조 작업도
문슬아 | msa1022@naver.com | 입력 2014-05-14 13: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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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도2 / 116.8×72.7cm / Oil on canvas

 

정지된 이미지의 모방이 아닌, 현장을 감도는 끊임없는 움직임들의 찰나를 화폭에 담는 것. 

 

김순이 화백은 주로 설경(雪景)과 해경(海景)을 그린다. 그는 지난 7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야외로 나갔다. 

 

대략적인 스케치를 위해 사진을 찍어두기도 하지만, 작업 중의 그의 발은 화실이 아닌 현장을 지킨다. 

 

풍경을 그리려면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대상화된 장소가 갖는 고유의 분위기와 향기까지 느끼고 표현해야한다는 것이 화백의 풍경화 철학이다. 

 

그의 그림에는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뭇잎의 미세한 떨림, 구름이 지나간 흔적,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의 찰싹거림, 눈 덮인 숲 속 빛의 반짝임이 세밀하게 담겨있다.

 

김 화백의 그림은 자연주의를 표방한다. 그의 그림은 대체적으로 실경 위주다. 그는 "대상을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있는 그대로'란 작가의 시선과 영혼으로부터 걸러진 실경이다. 그는 모방하는 전경이 아닌 실경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내면의 환상을 그린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자연의 본질까지도 시각적으로 살핀다. 

 

여기서 표현의 대상은 자연이지만 화백의 주관이 개입된다. 때문에 자연의 외양이 아니라 그리는 이의 마음에 의해 내면화 된 실경,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대기의 온도와 빛, 바람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임에도 화백만의 독특성을 갖는 이유다.

 

△ 모란1 / 72.7×53cm/ Oil on canvas

 

순수함으로의 회귀, 그 끝 고향

고향에 대한 기억과 향수는 '김순이'라는 화가를 형성시키는데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긴 세월동안 자연과 사물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사실적인 필치로 화폭에 담아온 그는 종종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조형적으로 표현해 낸다. 

 

2010년에는 3명의 울진 출신 작가들과 함께 고향 '울진'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 울진군 청소년수련관에서 '가을바다-울진 상상전'을 열기도 했다. 

 

화백이 그린 울진의 소나무와 바다, 눈 덮인 산은 시골 풍경의 서정과 향수를 불러일으켜 관객의 발목을 잡았다.

 

그의 작품에는 대상을 인식하는 관념적인 화려함을 찾아볼 수 없다. 관조적 형태와 절제된 색체, 빛의 조화는 자연에 내면화된 본질을 찾는다. 그가 그린 순박한 시골풍경 앞에 서면 보는 이의 감상은 이내 순수함을 찾아 과거로 회귀한다. 

 

그는 산업화로 분주해진 일상과 만연한 개인주의, 인간에 대한 보편적 감수성마저 사라져버린 도시 한 복판에서, 어린 시절 피부로 느껴왔던 지구상의 약동하는 모든 생명체의 모습을 끈기 있게 화폭에 담아왔다.

 

김 화백은 "모든 인간은 자연에서 나서 자라고, 죽어서도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렇기에 나의 작업을 통해 자연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인간을 돌아보고, 나아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다"고 말한다. 

 

그는 그림을 그리면서 자연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발견한다. 특히 고향 풍경을 그릴 때 그의 붓은 순수함 앞에 더욱 겸허해진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감상자의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견해와 함께 소통하기 시작한다.

 

△ 화가 김순이
우리 정서로 재창조된 성화 이야기

김 화백의 성화는 그가 여러 자료를 조사·발굴해 우리 정서에 맞도록 창조한 것으로 기독교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큰 감동을 준다. 

 

특히 성화 '마리아'에 표현된 눈은 파란색이 아닌 검은색 눈을, 예수의 눈에는 우리 이웃의 눈을 담아내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주기도 한다.

 

우연히 전시 제의가 들어와 시작한 성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단지 작가의 시각적인 그림이 아닌 주님의 말씀까지도 그려야한다는 무게가 컸다"며 "마음의 어떤 가책이 있으면 그리지를 못한다. 성화는 특히 맑은 영혼으로 대해야만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성화 작업은 다른 작품들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갈등이 컸지만 그는 아이들의 신앙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성화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은 2006년 7월 14일부터 8월 20일까지 고양시 킨텍스 한국국제전시장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과 나란히 전시됐다. 이 전시는 '김순이'라는 존재를 시대를 대표하는 성화 작가로써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프로필 김순이(金順伊, Kim Soon-ee)

개인전 및 부스전 17회 해외전(우즈벡, 일본, 중국, LA문화원, 프랑스미술관) 상암 DMC 아트갤러리 개관기념전, 울진문화원 원사준공기념 초대전, 미술인의 날 특별기념전, 대한민국 회화대상초대전, 한국미술 리필 초대전 외 그룹 단체전 320여회 출품 대한민국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남농미술대전, 서화아카데미 심사위원 서울여성작가회 회장, 예원예술대 문화예술대학원 서양화 지도교수 (사) 한국미술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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