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제’ 돌파구 찾지 못한 채 유명무실

시행 3년차 거래량 소폭 증가...연착륙 ‘글쎄’
김성아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8-03 13: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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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월,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한국거래소를 통해 본격 시작됐다. 시행초기 미비한 거래량으로 존재감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지속됐다. 3년차를 맞이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는 얼마나 정착돼 있을까. 배출권 거래제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과 근본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방법을 살펴본다.


온실가스 감축은 국제적인 약속

 

탄소배출권 거래량이 여전히 미미하다. 2015년 1월, 한국거래소를 통해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두고 봐 달라”던 말이 납득됐지만 3년차를 맞이한 지금도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자리 잡고 활성화 됐다고 보기 어렵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의 결과다. 1997년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시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유럽연합 등 37개국의 의무이행 대상국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감축하기로 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배출권 거래제도가 도입됐다. 감축 이행시 신축성을 다소간 허용하기 위해 배출권거래, 공동이행, 청정개발체제 등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시 의무이행 국가는 아니었지만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과 같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했고 2015년 배출권 거래 제도를 시행했다.

 

     △ 배출권거래제 개념

이후 2015년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본회의에서는 기조가 변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195개 당사국 모두가 참여하기로 한 것. 교토의정서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구분하고 의무이행국을 지정하는 방법이었다면 파리협정은 참가국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각 국가가 자발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40% 감축을, 중국도 2030년까지 GDP대비 65% 감축을 제출했다. 우리나라도 이때 2030년의 목표연도 배출전망치 대비(BAU) 37% 감축 목표를 제출했다.

 

 
탄소배출권 거래 여전히 ‘불안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목표를 세우고 방법도 정했으니 순탄히 가리라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배출권 거래량이 적다는 것.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해 거래량은 124만2097톤이다. 2016년은 510만7657톤, 2017년 6월까지 거래량은 1051만9292톤이다. 거래량만 보면 분명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화를 찾는 것은 다른 문제다.
2015년 거래량이 아주 적었다. 연간 100만톤을 겨우 넘겼다. 이 당시와 비교해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자축하긴 이르다. 2016년도 비슷하다.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늘긴 했으나 월 평균 거래량은 425만톤 정도다. 거래량이 6월에 몰린 것은 6월에 탄소배출권 제출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거래가 있었던 6월과 가장 적었던 1월을 제외한 월평균은 348만톤 정도다. 이런 흐름은 올해 2월까지 이어진다.

 

  △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된 이후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201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자료제공=나라지표>

 
그러다 올 3월부터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이는 마찬가지로 6월에 있을 제출시한을 앞두고 다소 거래량이 증가한 것과 더불어 지난 4월 5일 있었던 ‘배출권 거래시장 안정화 방안’ 때문으로 이해된다.

정부도 배출권 거래제 시행부터 현재까지 상황을 ‘불안정’으로 평가했다. 거래량은 증가했으나 가격이 급등하는 등 거래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 월별 거래량 - 장내/장외 구분

왜 3년을 맞이한 지금까지 이런 상황일까.

 

그 이유는 ‘수급 불균형’에 있다. 거래시장에 매물(공급)이 거의 없다. 배출권을 할당 받은 기업들은 앞으로 배출권이 부족할 가능성을 우려해 여유가 있어도 매도하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다가 다음 연도로 이월한다.
그러다 보니 배출허용량보다 실제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계획기간이 끝나갈 즈음엔 추가로 배출권을 구입하기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부족분을 채우려는 기업의 수요는 증가하고 공급은 없으니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배경에서 배출권 거래시장의 불안정을 구조적인 요인으로 판단하고 기획재정부 제6차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배출권 거래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주요 내용은 ① 배출권을 과다 이월한 기업에 대해 다음 계획기간 할당 시 과다 이월분을 차감하여 시장매도를 유도하고, 계획기간 동안 배출권 차입한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여 마지막 해에 매입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완화 ② 2018년부터 해외 온실가스 감축사업에서 발생한 배출권의 국내거래를 허용하고 배출권 경매 제도를 실시하는 등 시장 활성화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 소유의 배출권 1430만t을 시장에 풀 것을 예고했다.


발표 직후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발전소, 석유화학, 시멘트 등 기업은 반기는 분위기다.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는 이들 기업은 남는 배출권을 알아보고 구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셈이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값싼 배출권 구입으로 갈음할 것이라는 이유다. 둘 다 맞는 말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기업들에게 오히려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면죄부를 주는 상황이 되선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기업을 향해 윽박만 지른다면 기업은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곧 노동력 감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

 


산업 체질 개선 - 정부 지원


본질로 돌아가 보면 배출권 거래제는 곧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방법이다. 배출권 거래제의 안정화보다 앞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한다. 기업들은 무엇보다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당면한 4차 산업혁명도 친환경은 필수적이다.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는 구시대적인 방법으로는 다가오는 시대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 연구와 기술개발 투자 등 과감한 태도가 필요하다.

 

  △ 파리기후협정 각국 탄소배출량 목표
단순히 배출권 거래제만 보고 어떻게 하면 과징금을 안낼까를 고민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때다.

 

이는 정부도 마찬가지. 중소기업 등 리스크가 큰 기업에겐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후산업 육성과 탄소자원화 기술에 대한 정부차원에서도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하겠다.


지구 온난화와 온실가스 감축은 분명 위기 이자 부담이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파리기후협정은 강제성이 없다. 자발적인 참여를 지향한다.

 

국제 사회의 신뢰와 지구 환경을 위해 우리나라가 내 건 목표를 이루도록 협력해야 할 때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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