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은 환경이다
'환경미디어의 수면 환경 시리즈'-불면증 100문 100답
은퇴, 취업, 진학, 인간관계 등으로 걱정이 많은 시대다. 걱정은 불안으로, 불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의학박사인 박종운 원광대 겸임교수의 도움말로 잠에 관한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사례>
고1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예민한 성격인 아들이 잠을 깊이 자지 못합니다. 그 결과 낮의 학교 수업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하루 몇 시간을 자는 게 적정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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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 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청소년 수면은 하루 8시간 이상이 바람직합니다. 수면 전문가의 절대다수도 최소 8시간 이상의 잠을 권유합니다.
미국 수면재단은 청소년들의 적정 수면 량으로 1일 8~10시간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잠을 충분히 잘 때 신체성장과 정서안정, 학습능력 향상에 유리합니다.
미국수면재단은 수면, 신경학, 생리학, 해부학, 노인학, 부인과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연령대별 권장 수면시간을 2015년에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면의 양과 건강, 업무 능률, 안전과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6~13세 어린이는 9~11시간, 14~17세의 청소년은 8~10시간이 바람직한 수면 시간입니다. 청년층 이상의 장년은 7~9시간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입시경쟁, 과중한 학업부담, 정서불안 등으로 잠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평균수면 시간이 중학생은 6~7시간, 고등학생은 5시간 정도입니다. 수면은 신체 성장과 피로회복, 기억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학업 부담, 전자파와 불빛 노출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크게 세 가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째, 학습 장애입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면 집중력과 주의력이 떨어집니다. 낮의 졸림, 기억력 저하, 인지 기능 감소 등으로 학습 능력이 낮아집니다. 집중력과 각성도를 나타내는 알파파도 크게 감소됩니다. 낮 시간의 졸림, 피로, 집중력 저하, 이해력과 암기력이 낮아지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상태에서는 기억제어 기능이 떨어져 장기기억으로의 전환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억력 감퇴는 PED4 효소외 관계 있습니다. 수면 부족시 활성화되는 PED4 효소는 해마에서 오래된 기억을 강화하는 분자에 작용, 기억력을 떨어뜨립니다. 또 학습능력과 연관해 의미 깊은 게 REM 수면입니다. 정보를 분석 저장하는 이 과정에서 학습력이 신장됩니다. 공부를 하면 뇌의 해마에 정보가 일시 저장됩니다. 완전한 정보가 되기 위해서는 장기기억으로 전환 되어야 합니다.
이는 대부분 REM수면일 때 이루어집니다. 밤을 지새거나, 졸린 상태에서 공부한 내용은 오래 기억되지 않습니다. 뇌의 활동은 계속되는 수면 상태인 REM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학습효율은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돼야 높습니다. 학습 뒤 수면이 기억강화에 효과적입니다. 또 학습 전 수면도 기억력 향상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스틱골드 박사는 밤을 새 공부하는 것보다 집중해 공부한 뒤 잠을 자는 게 효과적임을 밝혔습니다. 24명에게 컴퓨터 스크린에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사선 막대 3개의 방향을 확인하는 연습을 시켰습니다. 실험대상 중 12명은 잠을 자게 하고, 나머지 12명은 다음날 테스트 때까지 잠을 재우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잠을 잔 집단은 첫날 보다 다음 날의 테스트에서 성적이 더 좋았습니다. 반면 잠을 못 잔 집단은 성적 향상이 없었습니다.
둘째, 정서 불안입니다. 잠이 부족하면 의욕저하, 우울감, 공격성향이 높아집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34년간 남학생 1053명을 추적 관찰한 바에 의하면 수면 부족시 우울증 발생률이 2배 높았습니다.
셋째, 건강 우려입니다. 지속적인 수면 부족이 발생하면 비만, 당뇨, 심장병 등의 성인병 초래 우려가 있습니다. 아주대 의대에서 2009년에 1일 5시간 자는 사람과 7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7시간 수면자의 비만율이 5시간 잔 사람에 비해 30% 낮았습니다.
결론입니다. 중고생은 하루 8시간 이상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게 학습능력에 좋습니다. 또 신체 성장에 중요한 시간이 됩니다. 충분한 잠을 자면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해소되고 면역력 증가가 이루어져 긍정적인 활동에 도움이 됩니다.
시험 부담이 있는 청소년이 잠을 잘 자려면 튼튼한 심장, 맑은 두뇌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숙면을 취해 두뇌와 몸이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장부의 균형과 마음 안정을 높이고,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뇌공단, 안면탕, 장원탕 등을 처방합니다.
글쓴이 박종운
한의학 박사로 원광대 한의대 겸임교수다. 인천 공덕한의원 원장으로 불면증과 공황장애 등 고질병 치료법을 30년 넘게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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