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산을 헐고 나무를 베는 순간 순간이 아짤하고 분통이 터지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
녹색연합 소속 관계자들이 8월 22일 평창동계올림픽 활강경기 건설 예정지인 가리왕산 하봉 부근을 조사하다가 전기톱 소리를 듣고 황급히 그 지역으로 향했다.
현장을 가보니 연습코스 슬로프 주변부에서 벌목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시공사 직원은 원주지방환경청과 협의가 끝나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연락을 해 본 결과 사전이행조치들이 이행되지 않은 불법 벌목인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 관계자들은 즉시 원주지방환경청에 통보하고 벌목 작업을 중단시키고 인부들을 돌려보냈지만 이미 약 700평의 수백 그루 나무가 베어진 상태다. 이곳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었던 곳으로 올림픽 이후 최우선 복원지역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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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나무들을 베어가면서 길을 내고 있는 불법 현장, 강원도는 알면서 묵인하다 녹색연합에 발각됐다. |
녹색연합측은 분통보다는 허탈함, 국제적인 행사를 위해 수백년된 고목들을 무조건 베어버리는 반환경적인 현장에 기가 막히다고 했다.
문제가 된 벌목 현장은 좌표 N37°27'10.74'', E128°35‘48.54’‘을 가르킨 지점에는 수십여개 아름드리 나무들이 무참하게 나뒹굴고 있었다.
녹색연합측은 '사전이행조치 무시한 불법 벌목 자행'은 분명한 범죄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불법벌목이 있기 하루전인 8월 21일 원주지방환경청은 강원도에서 제출한 생태복원계획(안)에 대한 최종 협의의견을 전달했다. 그중엔 벌목 등 실공사 이전에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사전조치가 분명히 명기돼 있다.
주요 내용에는 ▲벌목 등 실공사 이전 분야별 연구진(용역팀)구성 ▲벌목 등 실공사 이전 이식수목 재산정하고 표식 작업 완료 ▲벌목 등 실공사 이전에 관목, 초화류는 우선 이식 추진 ▲별목 등 실공사 시 매회 식생전문가 동행하기로 약속돼 있다.
하지만 원주지방환경청에서 제시한 위와 같은 사전이행조치들 중 지켜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심지어 처음 벌목 현장을 발견했을 때는 인부 3명만 있었고, 시공사 직원들이 설치한 끈을 따라 그 안의 모든 나무들을 베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이후 복원을 위해 식생전문가의 관리·감독 하에 공사를 진행해야하는데, 오로지 경기장 건설을 위한 '묻지마 벌목'을 불법적으로 시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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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어져있는 수형목 인식표 |
더 큰 문제는 벌목 지시 내려놓고 책임전가하는 강원도다.
녹색연합은 벌목을 하고 있는 현장을 발견하고 바로 강원도에 항의 방문을 진행했다. 강원도는 도청의 지시없이 시공사가 임의로 진행한 것이라 강원도에서도 몰랐다고 하며 이번 일이 불법 벌목임을 시인했다. 책임자를 문책하고 이행조치들을 선행한 후 벌목을 시행할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나무는 한번 베어나가면 생명은 끝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본 시공사 직원의 말은 달랐다. 강원도 동계올림픽추진본부 시설과 모 계장이 협의가 끝났으니 어서 빨리 벌목을 시작하라고 독촉 전화를 했다는 것.
강원도는 벌목을 지시해놓고 시공사가 단독으로 진행한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벌목 현장 한 구석에는 '수형목'인식표가 뒹굴고 있었다. 수형목이라는 것은 그 수형과 형질이 우수해 육종의 목적을 위해 일정한 기준에 의해 선발 관리하는 나무를 말한다. 그런데 어느 나무에 붙어있었는지도 모른 채 베어진 나무들 사이에 덩그라니 놓여져 있었다.
떨어진 수형목 인식표는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어떤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겨우 181주밖에 안 되는 이식대상수목(이식수목 재산정 전의 계획)들도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베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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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 예정지 표지판. Course의 'e'가 빠져있다고 녹색연합측 주장이다. |
만약 녹색연합이 22일 가리왕산 조사를 하지 않았다면 공사가 시작된지도 모른 채 수천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을 것이다.
이번 불법 벌목의 책임은 비단 강원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환경부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써 원형복원을 해야 하는 산림청에도 있다.
단순히 협의의견만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고 협의대로 공사와 복원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감독해야한다. 환경부와 산림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반성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가리왕산 문제에 임해야 한다.
안타깝게 코스 예정지 표지판. Course의 'e'가 빠진 꼴이 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22일 녹색연합에서 가리왕산 조사를 간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보란 듯이 불법적인 벌목 공사를 진행했다. 법도 절차도 무시한 채, 시민단체의 눈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는 강원도에서 환경을, 가리왕산 복원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경기장 건설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강원도에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편 녹색연합은 강원도는 이번 불법 벌목행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가리왕산 보전·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환경미디어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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