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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시티 증도<사진제공=유영업> |
바다와 갯벌이 들려주는 서사시
느림의 세상으로 빠져버리다…
생태세상의 느림의 미학이 살아 있고, 아름답고 깨끗한 슬로시티 섬이자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섬, 전남 신안군의 증도는 우리나라 최대의 천일염 생산지인 태평염전을 비롯 연간 수만 명이 다녀가는 세계최고의 갯벌로 관심을 받으며 생태계 보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76년 도덕도 인근 만들 앞바다에서 중국 송(宋)·원(元)나라시대의 해저 유물이 대거 발견되면서 보물섬으로도 알려져 있다.
더불어 증도는 섬 곳곳에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고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느림의 소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인구 220여명 남짓 살고 있지만 유명세와는 달리 그 흔한 러브호텔도 없다.
그리고 전 지역이 금연구역이다 보니 담배가게도 없어 태양도 바람도 사람도 잠시 쉬어가는 안식처로의 기능도 함께하고 있어 증도가 품고 있는 내면의 세계를 다시 한 번 재조명해본다.
해양생태계의 모태라 할 수 있는 갯벌생태계는 누구나 인정하는 지구생태계의 중요한 습지로 불린다. 한국 갯벌 중 15%(346.8㎢)가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다.
1004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은 섬 하나하나가 저마다 특색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2000년이 넘는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가 그대로 살아 있다. 신안 갯벌은 다른 지역과 달리 ‘섬 갯벌’로서 국제적으로 그 독특한 가치와 특징을 인정받는다.
시간조차 쉬어가는 슬로시티 증도. 증도는 오랜 시간 ‘섬’이라는 특수한 단절에 있었다. 갯벌과 바다, 산과 들녘에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생명력이 넘친다. 곳곳에 현명하게 자연과 어울려 살아온 주민들의 순박함과 지혜가 담겨 있다.
증도리, 방축리, 대초리, 우전리, 병풍리 등 5개리로 구성된 증도는 옛날부터 섬 천체가 물이 없다하여 시리섬이라 불려왔다. 전증도와 후증도가 연륙되면서 증도가 됐다고 한다.
해송 숲 4.3㎞ 장관…사구식물 구경도
mbc드라마인 "고맙습니다."의 촬영지가 될 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생태환경이 우수한 증도는 유네스코 신안 다도해 생물권보호지역(2009년) 람사르습지(2011년) 갯벌도립공원(2008년) 습지보호지역(2010년)으로 지정 보호관리 하고 있다.
이는 증도갯벌의 우수성을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며, 현재 살고 있는 주민의 삶을 풍부하게 하고, 후손대대로 가꾸어 갈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 것이다.
증도는 4면이 바다와 염전으로 둘러쌓여 있어 생태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다.
한반도 모양을 꼭 닮은 천년 해송 숲을 시작으로 최고의 여행 길잡이가 돼준다.
해송 숲은 1950년대 가옥과 농경지 보호를 위해 심어졌다. 점차 시간이 흘러 이제는 4.3km에 걸쳐 10만 그루에 달한다. 넓게 펼쳐진 우전해변과 바다를 함께 보며 걸을 수 있다.
해변은 매우 고운 모래 입자로 만들어져있다. 임자도와 증도 처녀들은 시집가기 전까지 모래 서말(세말)을 먹는다고 한다. 그만큼 모래가 고와서 바람에도 날릴 만큼 좋은 모래라는 것이다.
1시간 남짓 걷다보면 파도와 바람, 풀벌레들이 속삭인다. 이곳에는 사구 식물인 순비기나무, 갯메꽃, 통보리사초 등이 자라고 있다. 그 중 순비기나무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넝쿨을 뻗으며 자라는 향이 좋은 허브식물로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증도 주민들은 순비기 천일 염색연구회를 만들어 실크스카프, 베개, 향주머니 등을 상품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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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짱뚱어다리갯벌체험 <사진제공=유영업> |
수산물-슬로푸드-염생습지공원-낙조 등 체험
짱뚱어다리에서 보는 갯벌생물은 신기하기만 하다. 짱뚱어가 튀어 오르고 농게들이 손짓한다. 증도 섬 갯벌은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주고 있다. 청정 갯벌은 민어, 농어, 병어, 낙지 등 계절별로 맛좋은 수산물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짱뚱어탕, 건정찜, 백합탕 등 주민들이 준비하는 먹을거리는 증도만의 슬로푸드로 각광받는다.
친환경(무농약)재배 미네랄 쌀을 재배하는 들녘과 갯벌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140만평의 태평염전이 펼쳐진다. 소금은 인간과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소재이다. 천일염은 갯벌과 떼어놓을 수 없으며, 바닷물 백 바가지가 소금 한줌이 된다.
천일염을 체험하는 장소에 이어 걷노라면 염생습지공원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함초(퉁퉁마디),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등 70여종의 군락이 색색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과, 환경이 오염된 곳에서는 자랄 수 없는 띠(삐비)가 흐드러지게 물결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천일염의 기원과 가치를 보여주는 50여 년 동안 소금창고를 개조해 만든 소금박물관을 볼 수 있으며, 바닥과 천장 등을 모두 천일염으로 만든 약 130㎡ 규모의 소금동굴에서는 쉬어 갈 수 있다.
증도를 걷는데 있어 특별한 즐거움을 즐기고 싶다면 낮과 밤을 넘나드는 시간을 생각해두면 된다. 오랜 역사를 그대로 간직했던 신안해저유물기념비를 방문할 때 시간을 잘 맞추면 석양과 별과 함께 빛나는 자연을 느낄 수 있다. 해가 서서히 지고 밤이 되면서 연출하는 ‘어둠’은 그 자체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슬로시티 증도는 둘러보는 관광지가 아니라 푹 쉬어가는 휴양지이다. 책 한권 들고 차분히 쉬며 즐기며, 자연과 대화하고, 자신과 대화하는 ‘쉼터’이다.
증도갯벌을 벗 삼아 느리게 걷노라면 반복되는 생활에 지친 마음은 어느새 고요해진다.
[환경미디어 민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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