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환경히로인] 배윤혁 이화여대 행동생태 연구원

전국을 찾아다니는 ‘곤충대장’...최고의 곤충 전문연구원 꿈꿔
박원정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12-08 10: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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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찾아다니는 ‘곤충대장’
길앞잡이-사슴벌레는 내 친구죠~ 

 

△ 배윤혁 연구원 <사진제공=어린이과학동아>
“먹고 살 걱정이요? 전혀 안합니다. 최고의 곤충 전문연구원이 돼서 후배들을 가르칠 겁니다.”
23세 곤충대장(대장이라는 호칭은 내가지어줬다)은 남자로 태어나 곤충채집이나하러 다니면 나중에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겠느냐는 질문에 단순하고 명쾌한 대답을 내놨다.그렇다. 배윤혁 연구원(이화여대 행동생태 실험실 연구원, 한림대학교 생명과학과 휴학)은 곤충에 미친 사나이다.

 

기껏 길앞잡이나 하늘소, 사슴벌레, 청개구리, 풍뎅이, 가재, 도룡농 등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그에겐 ‘열정’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말해준다.지금까지 안 잡아본 곤충이 없다는 젊은연구원. 그의 노트북에 들어있는 수많은 곤충들의 사진과 자료를 살짝 들여다보고입이 쩍 벌어졌다. 

 

곤충들과 같이 있으면 그저 즐거워 

 

알고 보니 서울 촌놈이다. 노원구 불암산밑에서 태어나 쭉 거기서 살았다. 지금은 이곳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지만 예전엔 그야말로 시골 동네였다. 자연스럽게 가재나 개구리, 말똥구리 등과 친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곤충들이 사는 모습에 끌렸고, 곤충들과 있으면 그저 즐겁기만 해요. 그들이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번식방법 등 살아가는 모습이 다 다르잖아요.”어떤 특별한 이유나 계기도 없이 이 젊은연구원은 그렇게 곤충대장이 돼 있었다.그런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농구를 좋아하던 그가 그만 왼쪽무릎을 크게 다쳐 대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던것. 그리하여 본의 아니게 군대를 가지 못하게 됐고, 최고의 곤충학자를 꿈꾸는 그를 처음엔 부모님이 반대했다. 며칠씩 밤낮을 가리지 않고 탐사와 채집 강행을 펼치는 아들의 무릎 걱정을 안 하실 수 없었을 터. 하지만 그의 열정과 노력을 보신 부모님들도 후원자가 됐다.


 


강원생태연구동아리 만들고 본격 활동 

 

대학을 가면서 그는 탐사와 채집만 하는 꾼이 아니라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 연구와 발전을 고민하게 됐다.
주변에 많이 존재하던 귀한 생물들이 사라지는 모습을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던 것. 그가 먼저 뜻을 같이하는 30여 명과 함께 ‘강원도 생태연구동아리’를 만들고, 탐사와 연구를 함께 하면서 전문 연구원으로서의 출발선에 서게 된 것. 이 동아리에는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에 속해 있으면서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손은기 군(강원대)과 김정훈 군(한림대) 등 쟁쟁한 멤버들이 속해 있다.


배윤혁 연구원은 2014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생물다양성당사국총회에 참가해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더 많은 탐사와 연구에 대학을 휴학했다는 그는 2014년 환경부 CBD COP 서포터즈, 2015년 에코맘코리아 멘토, 2016년 K-BON 주니어, 2016년 환경부 그린기자단을 수료했고, 어린이 과학잡지의 지구사랑탐사대 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생물다양성 분야의 숨은 실력자다. 

 

서울서 새로운 맹꽁이 서식지 발견


배윤혁 연구원은 주로 곤충 중에서도 길앞잡이와 사슴벌레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단다.
“길앞잡이는 사람이 길을 갈 때 이 녀석이 앞에서 날아가는 모습이 길을 안내해 주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며 “화려한 색깔은 일종의 경고역할을 하며,턱이 발달한 포식자로 ‘Tigerbettle’로 불린다”고 자세
하게 설명해 준다.이어 그는 지난해부터 양서류와 파충류 연구에도 푹 빠졌다고 했다.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무당개구리, 옴개구리, 참개구리, 맹꽁이, 이끼도룡농 등을 찾아다녔다. 그는 이 중에서 가장 보기 힘들었던 양서류 두 종을 뽑자면 맹꽁이와 이끼도롱뇽이었다면서 “특히 그동안 잘볼 수 없었던 맹꽁이를 불암산 계곡 건천인 OO천에서처음 발견했고, 서울에서 새로운 맹꽁이 집단서식지를찾아냈다”고 자랑했다.(그는 서식지 보호를 위해 천 이름을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암산엔 올해 천연기념물이면서 여름 철새,반가운 솔부엉이도 찾아왔다고 귀띔했다.

자기가 채집한 곤충 등 직접 그려

 

욕심많은 배윤혁 연구원은 얼마 전부터 새로운 취미생활도 시작했다며 노트북에서 뭔가를 보여준다. 

자기가 탐사나 채집한 것들을 색연필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 어마어마한 탐사·채집일지도 모자라 곤충이나 동식물의 특징을 세밀하게 스케치 해놓은 것이 전문가 기준 이상이었다.

그는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고 했다. 물론 곤충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이름도 잘 모르고 만나보기 어려운 곤충들이 많잖아요. 그들을 스티커로 제작해서 교육용으로 쓰면좋을 것 같아요."

현재 이화여대 장이권 교수 밑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곤충대장’은 강의, 지구사랑탐사대원, 그린기자단 등 1인 4역을 하고 있다.그러면서 내일부터 4일간 일본 오키나와서 있을 학회에참가한단다.

이 나라 최고의 곤충학자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젊은 연구원은 가을 낙엽에 앉아있는 갈색 청개구리 사라진을 한 장 주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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