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다가왔다. ‘설’은 묵은해를 정리해 떨쳐버리고 새 출발을 하는 날이다.
이 ‘설’은 순수 우리말로 그 말의 뜻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그 중 하나가 ‘서럽다’는 ‘설’이다. 선조 때 이수광이 ‘여지승람’이란 문헌에 설날을 ‘달도일’로 표기했는데, ‘달’은 슬프고 애달파 한다는 뜻이요, ‘도’는 칼로 마음을 자르듯이 마음이 아프고 근심에 차 있다는 뜻이다. ‘서러워서 설, 이란 속담도 있듯이 추위와 불황속에서 맞는 명절이라서 서러운지, 차례를 지내면서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간절해서 서러운지는 모르겠다.
이런‘설’명절을 환경경제학의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의미를 끄집어 낼 수 있다. 단지 설빔과 제수용품으로 차례 상 준비차원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사람의 뇌혈관 혹은 심장혈관의 경화로 최악에는 사망에 이르듯이 환경경제의 혈관 어느 곳에 동맥경화처럼 막히면 그 몸체는 아프고 힘들어진다. 한곳만 건강하다고 해서 온몸이 건강할 수 없듯이 온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몸속에 모든 기관들이 서로 유기적이어야 하고, 서로 협동하여 도와야 한다. 건강한 몸이 사회에서 경쟁력이 있듯이 환경경제도 이와 같아야 사회가 건강해지고 국가가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 가장 꽉 막힌 동맥경화증이 생긴 것 중에 큰 것이 농축산물 소비인 것 같다. 이 품목은 가격 얼마차원이 아니라, 농촌의 공익적 기능조차 멈추게 한다는 점에서 심각하고 심히 걱정스런 대목이다.
다행히 설날이라는 큰 명절이 있기에 불가피하게 소비해야만 하는 특별한 전통이 있다. 어떤 분들은 힘들어서 이런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렇게 소비해주니 그나마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셈이 된다.
이렇게 설날 농축산물을 선물하는 행위는 증여의 호혜원리가 작동하는 출발점이다. 이 때 농축산상품은 선물로 변화되고 화폐가치로 도저히 측정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환경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상품의 물적 성격이 선물을 하려는 내 마음과 결합되어서 제3의 성질을 띠게 된다.
그래서 햅쌀 한 포대는 애지중지 하며, 독특한 빛을 발하게 된다. 그것은 물(物) 이면서 물(物)이 아닌 물적 인격체에 속한다. 사실 선물을 받으면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다시 되돌려 주려는 연쇄적 증여회로가 이어진다. 사회 경제의 건강성은 여기서 좌우 될 것이다. 굳이 강조하자면 이번 설에는 농축산물로 선물하자는 얘기다.
설날 명절은 후의를 입은 지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증여의 선물을 드리는 성스러운 날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다만 뇌물은 경계해야 한다. 성스러운 명절에 세속적인 시장교환이 개입되어 과도한 선물이 주어지면 뇌물이 되어 수증자(受贈者)는 채무노예가 되기에 이를 수 있다.
아울러 설날 연휴 때는 환경경제학적으로 윤리적소비와 합리적소비가 꼭 필요하다.
음식물 쓰레기 20% 줄이면 온실가스가 연간 2만7400톤이 감축된다. 이는 어린 소나무 10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종이컵, 일회용 접시 등 일회용품 대신 유리컵 등 재활용품 쓰면 녹색생활에 보탬이 된다. 100만 가구 기준으로 하루에 종이컵을 10개 덜 쓰면 온실가스가 4,000만 톤이나 저감돼 어린 소나무를 1680만 그루나 새로 심는 효과가 있다.
3000만 명이 넘는 설 연휴 이동 인원의 82%가 자가용 이용이 예상된다. 하지만 승용차의 km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철도의 5배, 버스의 7배에 이른다.
| △전성군 농협안성교육원교수/경제학박사 |
자가용 운전 때 공회전을 줄이고 급출발·급제동을 줄이면 승용차 100만 대 기준 연간 12만 6000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볼 수가 있다. 이는 어린 소나무 5400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
설 연휴 동안 100만 가구에서 사용하지 않는 TV와 컴퓨터 등 가전기기의 플러그를 뽑아두면 온실가스가 258톤 감축돼 소나무 9만 3000그루를 심는 것과 같다. 따라서 올 설에는‘환경경제학’을 실천하는 건강한 설이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