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년 전통 '파버카스텔(Faber-Castell)'의 산림 프로젝트

[에코피플] (주)코모스유통 이봉기 대표
강유진 기자 eco@ecomedia.co.kr | 2017-07-08 23:05:04
△ (주)코모스유통 이봉기 대표

파버카스텔은 1761년 창립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필기구 회사다. 독일에서 시작했으며 현재 14개국에 생산공장과 23개국에 해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256년을 지켜 내려온 장인정신으로 고흐부터 괴테, 칼 라거펠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애호가들의 사람을 받으며 필기구 분야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3000개가 넘는 제품은 어린이 용품, 전문가용, 고급필기구, 사무용품의 4가지 분야로 세분화 되어 있으며 각 카테고리만의 특화된 상품으로 국제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용(40%)과 전문가용(35%)이 인기다. 특히 어린이 용 제품에는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사용하고 나무에는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으며,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무독성 수성잉크와 안료를 사용하고 있다.

 

파버카스텔의 경영 이념 중 하나는 ‘사회적 환경적 책임’이다. 목재가 제품의 핵심인 만틈 직접 나무를 심는 삼림 사업을 통해 목재를 공급받고 생태계를 보호하고 있다.  

 

파버카스텔의 한국지사 역할을 맡고 있는 (주)코모스유통 이봉기대표를 만났다. 파버카스텔 외에도 프랑스 사무용품 마패드(Maped) 유통도 함께 책임지고 있다. “파버카스텔은 연필회사이지만 환경회사이기도 하다”는 이 대표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연필과 환경의 공통분모를 찾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브라질의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 1만 헥타르의 소나무 숲이 만들어 졌다. 사바나 황무지였던 이 지역에 숲이 만들어지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 큰 변화는 생태계 복원이었다. 조류 232종, 포유류 58종 이상의 서식처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산림 내 약 2700헥타르는 멸종위기 동식물을 위한 보금자리가 되어 야생상태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다. 

 

나무를 베고 재목을 만들기 위한 제재소가 생겨나자 500여개의 일자리도 생겨났다. 이 숲은 산림관리협의회(FSC)에 의해 산림경영(FM) 품질을 보증 받았으며, UN의 ‘청정 개발 체제’ (CDM) 프로젝트에 등록되었고,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시키고 있다는 의미로 UNFCC(유엔기후 변화 협약)의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산림프로젝트는 브라질을 거쳐 콜롬비아로 이어져 가고 있다.  

 

△ 파버카스텔의 산림프로젝트

 

이 산림 프로젝트를 시작한 주인공은 바로 ‘파버카스텔(Faber-Castell)’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연필을 생산하는 파버카스텔은 연간 15만 톤의 목재를 필요로 한다. 이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 황폐한 땅을 개척하여 산림 프로젝트를 실행한 것이다.

 

파버카스텔 그룹의 8대 회장이었던 안톤 볼프강 폰 파버카스텔 백작은 “저는 사업가로서 절대로 미래 세대의 비용을 사용하여 이익을 창출하지 않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같은 말을 쉬운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파버카스텔은 연필회사이지만 환경회사이기도 하다”가 될 것이다. 독일 파버카스텔의 정신을 이어받은 한국지사 (주)코모스유통 이봉기 대표는 회사를 이처럼 소개했다.  

 

불편하지만 의미 있는 삶
이 대표가 말하는 연필과 환경의 공통분모는 ‘아날로그’이다. 좋은 말로 ‘아날로그’이지, 불편하다는 거다. 환경적인 삶을 살려면 불편함이 따른다. 돈 많이 벌어 편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사회 속에서 반대의 길을 가는 것이다.

 

연필도 마찬가지. 샤프와 볼펜 같은 편리한 필기도구에 비해 연필은 깎아야 하는 수고가 따른다. “하지만 연필처럼 자연친화적인 게 없다. 나무와 흑연으로 만들어 졌다. 예쁘고 편한 것 보다 환경을 생각해 본다면 연필을 쓰게 되어있다.” 그는 “불편하지만 불편함을 즐기는 데 진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진 건 아니었다. 30년 넘게 독일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일하다 보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독일의 친환경적인 문화, 회사 분위기 등 많이 배웠고 한국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 2017년 오사카 전직원 워크숍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도 다시 정의 내렸다.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창안한 개념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높은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로 세계 3위 이내에 오른 회사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작지만 강한 기업, ‘강소기업’으로 불린다.

 

이 대표는 파버카스텔은 제일 오랜 역사를 지닌 필기구 회사이자 히든 챔피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주)코모스유통의 기업 문화는 한국보다 독일을 더 닮아있었다. 회식과 야근이 없는 건 기본. 1년에 한 번씩 전 직원이 해외 연수를 다녀온다. 이밖에도 직원들이 마시는 물 한잔도 허투루 생각하지 않는 배려와 자부심이 가득했다.  

 

독일 문화를 접하며 생긴 가장 큰 변화는 행복이 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독일이라는 거울에 비춰보면 한국의 문화는 추상적인 대화가 많고 어떻게 행복해 질 것인가에 대해 선뜻 답을 못한다”며 “행복도 환경도 구체적인 실천이다”고 말했다. 결국 환경운동을 하는 이유는 행복해 지기 위해서라고 답하며 작은 것부터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전했다.  

 

인생의 축복, 채식
그가 실천에 옮긴 대표적인 것이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환경을 생각하고 채식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10여 년 전 위암 말기 선고를 받는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시작했다.

 

하지만 채식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호박이 식탁에 올라와도 어디서 어떻게 키웠는지 따지고 먹는다. 환경적인 걸 먹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내 삶이 환경적이다.” 위암 4기 생존율 10% 진단을 받았던 그는 5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 256년 전통의 독일 필기구 '파버카스텔'

채식을 시작한지 10년. 그는 채식이 인생의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유럽은 한국보다 채식주의자가 많다. 식사문화를 대하는 접근이 다르다. 우리는 ‘맛있는 거 먹자’고 한다. 유럽은 ‘좋은 식당 갈까?’한다.

 

한국식 표현은 먹는 행위 중심이라면 유럽은 맛과 더불어 어떤 재료를 쓰며, 분위기는 어떤지 등을 모두 아우르는 표현이다. 그렇게 좋은 것을 생각하다 보면 채식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도 할 수 있다면 채식주의가 많이 장려되면 좋겠다.”

 

이 대표가 채식만큼 좋아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클래식음악이다. 부산 국제영화제, 대관령 음악제, 통영 국제음악제 등 문화행사에 적극적으로 후원한다. 클래식 음악역시 암 투병 당시 음악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연필은 사람을 쉬게한다. 계속 나오지 않는다. 멈추고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환경도 마찬가지. 빨리 가면 보지 못하는 것이 허다하다. 잠깐 멈춰 쉬며 환경적인 삶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연필을 집어 든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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