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야사] 하수도정책방향연구 그 뒷이야기 ④

대전하수처리장 소장 악취에 시달려 고통, 하수처리장 명칭서 ‘종말’ 빼달라고 부탁도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15-03-19 16:51:02

이상은 회장은 1987년 당시 건설부로부터 우리나라 하수도 종합계획을 수립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전회에 이어 이상은 회장이 우리나라 하수도 종합계획을 수립해나갔던 과정을 살펴보자.

 

△ 이상은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당시 우리나라 건설부와 일본 건설성 사이에 체결한 MOU는 여러 분야에서 협력체제가 꽤 오랜 기간 동안 유 지됐는데 대표적인 것이 한일수자원개발회의와 한일도시 개발협력회의였다. 이 중 한일도시개발협력회의에 하수도 전문가로 4년간 참여했는데, 서울과 동경을 오가며 매년 교차로 열렸고, 양국 정부의 도시국장이 수석대표로 돼 있 었다.


당시 우리나라 건설부에는 상하수도국이 별도로 있어 하 수도업무를 다뤘으나, 일본의 경우 도시국에 하수도부가 있어 하수도 업무가 일본 도시개발 업무의 중요한 분야로 다루면서 하수도가 하나의 주제로 취급되었던 것이다.


한일도시개발협력회의에 하수도 전문가로 참여한 것이 86년부터 89년까지로 기억하는데, 86년에 처음 참가했 을 때 하수도 분과에서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은 당시 15만 m³/일 처리용량의 청계중량하수리장 한 곳밖에 없을 때라 우리나라 하수처리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서울시에 4개의 대 용량 하수처리장 운전이 시작됐고, 따라서 그 다음해인 87 년 회의에서는 서울에 하수처리장 4곳이 가동돼 우리나라 하수처리율이 25%로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본 측 대표들이 1년 사이에 하수처리장 4곳이 건설되었을 뿐인데 어떻게 우리나라 전체 하수처리율이 25%가 될 수 있는가를 질문하여 답변하느라 애를 먹었 다. 앞서 말 한대로 일본의 하수처리율은 하수관거가 정 비돼 발생된 하수가 완벽하게 처리되는 비율로 정하고 있 고, 우리나라는 총 하수발생량을 가동 중인 하수처리장 처 리용량을 비교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역점을 두고 검토했던 분야는 하수도관련 행 정조직체제와 운영관리 시스템 분야였다. 미국 등 선진국 의 제도를 분석해 우리나라에 맞는 효율적인 행정 조직 과 관리체계를 제안하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하수도과장 과 2주 동안 미국 출장을 갔었는데, 하수도과장은 미국에 서 다시 유럽으로 건너가 2주 동안 유럽의 시스템을 둘러 보고 돌아왔다,


출장 전에 일본 하수도협회에서 발간한 ‘구미의 하수도 행정’이라는 책자를 자세히 분석한 후 미비한 점을 현장에 서 확인하는 방식을 취했고, 다녀온 후 결론은 짧은 기간 동안의 현장 방문으로는 복잡한 하수도행정체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의 경우 ‘구미의 하수도행정’이라 는 책자를 직성하기 위해 1년 이상 해당 국가에 전문가를 파견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 분야에 대해서는 일본의 책자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바람직한 행정조직을 제안하기로 하였다.


과업이 마무리돼 갈 즈음 담당 하수도과장이 바뀌었고 새 로 부임한 과장 또한 이 업무에 큰 기대를 갖고 있어, 수시 로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실현가능하고 알찬 계획을 수립하 는데 큰 힘이 되었다.


새 하수과장 역시 하수도사업 추진계획에 경제성 분석을 포함한 것을 아주 높이 평가하면서, 그 결과를 혐오시설의 하나로 간주하여 하수처리장 건설을 꺼리는 지자체를 설득하는 자료로 이용하자고 말했다. 즉 하수처리장 건설이 그 만큼 시급한 사안이면서 경제적인 효과도 크다는 점을 강 조하면서 해당 지자체를 설득하자는 것이었다.


이는 연구를 시작할 때 재원이 부족하니까 하수처리장 건 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큰 도시부터 우선순위를 두고 하 수도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과는 다른 구상이었다. 그 분 은 당시 건설부로부터 건설기술연구원에 파견된 초대 파견 관으로 근무하였기에 일찍부터 이 과제에 대해 잘 알고 있 었고, 매우 적극적이어서 연구원들이 관공서를 방문할 때 도 같이 가기도 했다.


한 번은 막 가동을 시작한 대전하수처리장을 함께 방문 했는데 대전하수처리장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일본 OECF 자금으로 건설됐으며 기본 구상도 일본의 컨셉이었다. 하 수처리장을 들러본 후 처리장 소장과 하수도에 대해 논의 를 하는데, 소장이 흥분을 하면서 앞으로 처리장을 설계 할 때는 대전하수처리장처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 는 것이었다.  

당시 대전하수처리장은 소장실에서 시설 대부분을 볼 수 있도록 3면이 유리창문으로 돼 있어 탁 트인 전망을 자랑 했다. 문제는 소장실 바로 옆의 하수처리장에서 악취를 가 장 심하게 발생시키는 곳 중 하나인 슬러지 농축조가 위치, 여름철에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 수 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본인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하수처리장 소 장이 악취에 시달리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신세 한탄을 하 면서 하수처리장 근무환경 개선을 요청했다.


비슷한 시기에 평소 가깝게 지내던 서울 중랑하수처리 장 소장이 방문해 역시 처리장 운영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을 털어놓았는데, 그는 나에게 제발 하수처리장 명칭을 바 꿔야 한다는 글을 언론 등에 기고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 이었다.


당시 가동 중인 대부분의 하수처리장이 ‘○○하수종말처 리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하 수처리장 근무를 꺼리는데 ‘종말’이라는 단어까지 들어가 있으니 인생의 종말을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부탁이었지만 적절한 명칭이 생각나지 않아 당시 명칭 변경의 필요성만 제기하고 구체적인 제안을 하 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하수처리장들이 종말처리장이라 는 명칭을 없앴고 그 대신 ‘물 재생센터’ 등 훨씬 호감이 가 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매우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외국의 사례 등을 참고하여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의 적절한 운영체계를 제안 했다. 당시 제안된 운영관리 방안에는 일본의 하수도사업 단과 같은 하수도 전문기관의 설립과 궁극적으로 하수처 리장 운영관리를 민간에 위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 안하였다.


지금은 하수처리장의 민간 운영이 일반화 되어 있지만 당 시만 해도 공공시설인 하수처리장을 민간에 위탁 운영한다 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차례 논란 을 거쳐 효율성 면에서 민간 위탁이 바람직하지만 중간 단 계로 일본의 하수도사업단 같은 전문기관에서 운영하는 방 안을 제안하면서, 그 역할은 당시 설립된 환경관리공단(현 환경공단)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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