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도시공원 해제 부추기고 데이터 조작까지!

도시동원일몰제 관계부처 합동대응책 '허점투성이'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6-05 15: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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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공원일몰제 관련 부처인 국토부를 포함한 6개 부처가 합동으로 대응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지극히 소극적이고 허술함을 느낄 수 있다.

환경미디어는 합동대응방안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 문제점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도시공원의 중요성, 두말하면 잔소리
집을 고를 때 ‘숲세권’이란 말이 등장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중요했던 과거에는 역세권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면 요즘은 숲과 공원 등 녹지 시설이 집 근처에 있어야 쾌적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공원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 <자료제공=환경운동연합>

도시 숲의 기능과 중요성은 많은 연구자료에서도 증명된다. 지난 4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린인프라(공원, 산림 등)가 많을수록 여름 일수가 감소한다는 분석결과도 있었다.

 

이는 지구온난화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도시열을 식혀 쾌적한 삶을 살도록 한다.

 

또한 산림과학원은 공장 주변에 도시숲 조성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12% 낮추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초미세먼지 농도는 17%나 줄어 도시숲의 순기능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삶에 중요한 도시공원이지만 정부의 무관심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의 원인이자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정부가 적극 해결책을 모색해도 모자랄 판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도시공원 일몰제란?
우선 도시공원일몰제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자. 70~80년대 우리나라는 도시화를 겪으며 서울을 비롯한 많은 도시가 비대하여지기 시작했다. 당시 난개발을 막고 자연을 보전할 목적으로 정부는 도심 주변에 공원(도시계획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공원을 조성하려는 지역이 국공유지 뿐 아니라 사유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부는 사유지 토지소유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땅을 사들여 공원을 조성해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이 업무를 지자체로 떠넘겼다. 지자체 역시 예산도 없고 관심도 부족해 시간만 흐른다.

 

결국 토지소유자들은 정부(지자체)가 사지도 않고, 개발도 못하게 해놓은 상황에 불만을 제기하고 헌법재판소는 토지소유자 편을 들어주게 된다. 이에 국토부는 ‘도시계획시설 결정고시일로부터 20년이 경과될 때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효력을 상실한다’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하게 된다.

 

2000년 7월 1일을 기산일로 계산하기 때문에, 2020년 7월 1일이면 정확히 20년이 된다. 그 날이 되면 지금까지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한 곳은 일괄 해제될 것이고 토지소유자들이 마음껏 개발 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산과 공원이 이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북한산의 97%, 수락산의 97%, 북악산의 95%, 우면산의 94%, 인왕산의 83%, 청계산의 82%, 안산의 69%, 서오릉의 85%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곳이 이에 속한다. 지방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국적으로 2020년에 실효되는 공원은 397㎢에 이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0조원의 재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토부 포함 6개 부처 대응방안 발표했지만...
2년 뒤, 즐겨 가던 산 입구엔 출입금지 팻말이 붙고, 산을 깎아 건물이 들어선다면? 상황이 이렇게 심중하다 보니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대책마련에 나섰다. 국토부 포함 6개부처가 발표한 공동대응방안을 살펴보자.


■ 우선관리지역 선별
2020년에 해제되는 공원이 워낙 많다보니, 다 살리기는 불가능하고 중요한 곳을 지정해 그곳만 살리겠다는 뜻이다. 국토부가 생각하는 중요한 곳(우선관리지역)은 ①주민이용이 많은 곳, ②공원에서 해제되면 난개발이 예상되는 곳이다.

 

국토부는 주민이 이용하지 않는 곳은 해제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공원은 사람의 것만은 아니다. 앞서 보았듯 대부분 도시공원이 ‘산’이다. 산의 생태적 기능을 생각해야 한다. 주민이용이 많지 않다고 공원을 해제하는 것은 그 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을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이며 여론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보여진다.  

 

또한 도시공원 중 일부는 그린벨트나 수자원보호구역 등 2중으로 지정된 곳이 있다. 즉 이런 곳은 공원에서 해제돼도 하나의 보호막이 더 있기 때문에 크게 난개발이 우려되지 않으니 해제시키자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린벨트도 개발이 일부 허용돼 있다. 국토부도 “이 정도는 난개발로 보기 힘들다”며 이미 일부 개발을 허용한 분위기다. 하지만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둘레길 한 가운데 그린벨트 토지소유주가 자기 땅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펜스를 친 일이 있었다”며 “우리는 난개발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린벨트는 법률상 공원이 아니므로 그린벨트로는 공원을 지킬 수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 지방채 이자 지원
국토부는 우선관리지역의 사유지를 사들이기 위해 지방채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도시계획시설의 사업주체는 지자체이기 때문에 지방채를 활용하도록 이자 50%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이를 금액으로 계산하면 약 7200억원이다.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가 ‘토지구입비의 반’을 국고 보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비하면 ‘이자의 반’을 지원한다는 수준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공원일몰제가 지방사무인 측면이 있어서 예산 지원이 쉽지가 않다”며 기획재정부에 이 정도의 협조를 받은 것도 큰 성과라고 했다. 

 

여기서 시민사회와 국토부의 의식차이가 드러난다. 시민사회는 “공원은 공공재이기에 공원일몰제 대응은 국가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국토부는 “공원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것이고 공원일몰제 대응도 지자체 차원에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해결방법도 다르다.  

 

그런 면에서 환경부의 생각은 국토부와 다르다. “도시공원의 역할을 생각하면 이것을 지자체 사무라고만 보기 힘들다.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사유지 매입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근거도 있다. 다만 사문화되다시피해서 활용이 안되는 상황이다.  환경부에서 훼손된 도시공원을 복구하려는 시도도 해봤는데 지방사무라는 이유로 잘 되지 않았다.”

 

정부-지자체 프레임에 갖혀 있다면 공원일몰제를 적극적으로 해결 할 수 없다. 국토부의 인식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 국공유지 : 일단 실효하고 ‘재지정’하자
앞서 말했듯 공원 대부분이 70~80년대 정부가 지정했다. 1994년 지자체로 사업을 이관했지만 공원으로 지정된 국공유지를 함께 넘기지 않았다. 현재 지자체는 사유지를 사들이기에도 재정이 부족한데 국공유지까지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자체와 시민사회는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본래 정부가 공원으로 지정한 책임을 반영해 2020년 실효대상에서 국공유지를 제외시키자는 의견을 제시한바 있다. (2020년 실효대상 공원 내 국공유지는 27%) 

 

하지만 국토부는 ‘국유지 활용을 제한하는 주장’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관하고 있다. 정부가 공원으로 조성하려고 국공유지를 지정했고 지금 공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게 없어질 상황이기에 국공유지를 공원으로 남겨놓자는 요청에 ‘국유지 활용을 제한’한다는 말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애초에 공원으로 쓰려고 지정한 게 아닌가. 용도대로 쓰도록 해달라는데 무엇을 제한한다는 말인지 의문이다.  

 

국토부의 그 다음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단 2020년에 모두 실효를 시키고, 정말 필요하면 재지정을 추진하면 된다. 국공유지가 집단적으로 몰려 있는 경우는 재지정 되도록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은 상태다.”  

 

어차피 재지정 할 텐데 굳이 실효를 시킬 필요가 있을까? ‘국공유지 재지정’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환경부를 통해 들어봤다. “기재부, 국방부, 산림청 등이 국공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들 부처도 도시공원이 해제되면 부처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사유지만 재산권 침해가 있는게 아니라며 국공유지도 도시공원이 해제되길 바라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는 이들도 집단적으로 몰려있는 공원의 경우는 다시 공원으로 재지정 되도록 ‘전향적 검토’를 하겠다고 합의된 상태다. 확답이 아니라, 나중에 말이 바뀔 수도 있다. 환경부는 국공유지는 원천적으로 실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비(非)우선관리지역 : 공원 해제
국토부가 정한 우선관리지역은 전체 실효 면적의 35% 밖에 안 된다. 그럼 나머지 65%는 어떻게 될까?

 

‘우선관리지역 외 관리방법’을 보면 이렇게 나온다. ‘불요불급한 시설에 대한 해제유도.’ 공원 해제를 유도한다고 명확히 나와 있다.

 

국토부는 자체 기준으로 우선관리지역을 선정했다. 나머지 지역은 불요불급하다는 의미다. 즉 35%의 공원만 살리고 65%는 해제하겠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살리는 공원보다 해제시키는 공원이 훨씬 많다. 정부기관 합동대응방안은 도시공원 해제를 부추기는 게 아니고 무엇인가.

 

국토부는 “공원에서 해제되는 지역은 부동산 투기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이는 투기가 아닌 부동산 건설은 괜찮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발이지만 난개발은 아니니까 괜찮다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건, 적당한 개발이냐 난개발이냐가 아니다. 도시공원 그 자체를 지키고 싶은 것이다.  


■ 향후 장기미집행 발생 방지 : 아예 공원 지정을 하지 말자
‘향후 장기미집행 발생 방지’는 더 심각하다. 도시는 만들어지고 자연히 공원으로 지정되는 지역은 생겨나는데 향후 장기미집행 공원이 줄어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정부-지자체 협업을 통해 재정을 마련하고 적절한 시기에 보상을 해 공원을 만들면 된다.

 

하지만 국토부의 생각은 그것을 뒤집는다. “공원설정을 최대한 줄이고, 그나마 공원으로 결정한 곳들도 빨리 시행이 되지 않으면 효력을 상실하게 한다.” 장기미집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애초에 지정을 안 한다는 논리다.


1인당 공원면적 지표 조작 예견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1인당 공원면적’은 상당히 줄어든다. 세계보건기구 기준 1인당 공원면적은 9㎡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공원면적은 7.6㎡이며 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 4㎡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제적으로나 국민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다.

 

이에 국토부는 ‘1인당 공원면적 지표 개선’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국민 1인당 6㎡의 공원면적을 가지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 이 수치를 도저히 채울 수 없다. 그래서 1인당 공원면적을 계산하는 지표를 바꿔버리겠다는 뜻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천도 공원으로 생각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있는 공원은 해제시키고, 법정 규정을 맞추기 위해 하천을 포함시키려는 시도는 가히 데이터 조작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도시공원의 역할을 말한 바 있다. 도시열을 식히고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등 수없이 많은 역할이 있다. 국토부에 묻고 싶다. “하천도 이런 기능을 하는가?” 시민들이 도시공원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도시공원이 감당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기 때문이며,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이런 이유로 특별히 ‘1인당 공원면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는 또 “1인당 공원면적처럼 양적 지표가 아닌 실제로 주민이 접근 할 수 있는 거리에 공원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지표가 만들어 지도록 개선할 것이다”고도 말했다. 도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거리에 공원이 얼마나 될까? 접근거리의 의미가 다르지만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로 본다면 접근거리 공원은 지극히 적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준으로 지표를 만든다는 것은 1인당 공원면적을 더욱 줄이는 행위이다.


또한 도심 가운데 거대한 공원을 조성할 땅도 부족하다. 멀쩡한 도시공원은 다 해제시키고 우리집 앞에 공원을 만들어 줄 것인가? 그럼 집 앞의 땅은 사유지가 아닌가? 사유지를 사들일 재정이 부족해서 이 사단이 난 마당에 접근거리 공원은 또 어떻게 만들 것인가?

 

‘1인당 공원면적 지표 개선’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허울 좋은 말이다. 양적지표니, 접근거리니 하며 좋은 말인 듯 들리지만 실상은 “도시공원 해제시킨 뒤, 부족한 공원면적은 지표 조작해서 법정 규정으로 만들어 놓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국토부 사고 전환 필요, 더 나은 대책 내 놓아야
이상으로 ‘도시공원일몰제 관계부처 합동대응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았다. 지난 18년 가까이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이렇다 할 관심도 없이 방관만 하다가 공원일몰제 2년을 앞두고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안일한 대책에 큰 실망만 안겨주었다.

 

국토부 스스로 “이것으로 완성 된 것은 아니고 앞으로 더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했듯이 더 나은 실질적 대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국토부-환경부 간 의견조율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맞춰 나가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도시공원 해제가 ‘사유재산권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는 개발마인드를 버리고 ‘도시공원을 빠짐없이 지켜야 한다’는 사고로 전환하길 촉구한다. 생각을 바꾸면 없던 길이 보인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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