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야사】 새만금 이야기 ⑦

갯벌-논의 경제적가치, 분석 방법부터 논란
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6-04-12 14:22:47

갯벌-논의 경제적 가치, 분석 방법부터 논란

 

이상은

전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한양대학교 특임교수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전국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3개 분과 모두 조사 연구결과를 정리하는 것이 순탄 하지는 않았으나 가장 어려웠던 분과는 경제성분과였던 것 같다. 앞서 얘기한대로 경제성분과에 참여한 위원은 모두 6명 였는데 정부 추천 위원이 4명이었고 환경단체 추천 위원이 2명이었다.


조사단원을 구성할 때 위원장도 추천 권한이 있어 동강댐 유역의 생태적 가치를 평가해 발표함으로써 동강댐을 반대하는 측에게 상당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했던 고려대학교 교수를 강력히 추천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교수는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 추천 위원에는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포함돼 있었는데 환경공학 박사로서 경제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오랫동안 국토정책 연구에 참여하면서 경제 분야에도 상당한 식견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경제학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잘못 선임된 케이스라고 비난과 함께 환경단체가 경제성분과의 조사 연구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단초를 제공 했다고도 할 수 있다.


경제성분과 따로 두기로 결정
게다가 환경단체 추천으로 참여한 위원 중 한 명은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환경경제학 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으나 농업경제를 전공한 교수로서 농업·경제 분야의 선배 교수 둘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분과 위원회에서 발언하기가 쉽지 않았는지 의견 개진에 소극적이었다.


따라서 경제학자로서 환경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해 온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만이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격이 되었는데 그 분 또한 분과위원회에 적극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분과위원회에서 환경단체 추천위원들의 의견이 심도 있게 논의되지 못했었다.


사실 당초 조사단에 경제성분과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은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이 있었을 때 내가 제안한 것이었다.


환경영향평가 등 80년대 말 시행됐던 새만금사업의 타당성평가 결과에서 동 사업의 B/C 값이 1.0을 약간 상회해 (2.0이 넘는다는 결과도 있었음)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었다.


그러나 당시는 갯벌 등 자연환경의 가치가 고려되지 않았고 수질개선 비용 등 환경비용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을 충분히 반영해 경제적 타당성을 다시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경제성분과를 별도 분과로 두기로 한 것이다.


이를 비용으로 포함시킬 경우 B/C 값이 1.0 이하로 분석될 수도 있을 텐데 이 경우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도 위원장을 수락하면서 강조했다.


환경단체 추천 위원들은 소극적 참여
경제적 타당성 분석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은 조사단 전체회의에서도 편익항목과 비용항목을 충분히 고려해 경제성 평가를 해 줄 것을 당부했으나 경제학자들에게 비경제학자인 위원장이 상세히 거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강력하게 얘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조사연구가 진행되면서 찬성하는 위원들은 편익부분을 다소 과하게 강조한 반면 반대하는 위원들은 비용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결국 제9차 전체 회의에서는 경제분과위원회의 보고 내용을 전면 부인 하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경제성분과에 속해 있었던 모 위원이 제 9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한 내용과 같이 경제적 연관 효과 분석반에서는 가능한 모든 효과들을 다 끌어 모아 열심히 분석해 보고서에 반영한 반면 환경과 생태 분야에서 비용으로 나타나는 부문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임해 경제성 분석에서 소홀히 다루어지게 된 것이다.


이는 환경단체 추천 위원들이 애초부터 소극적인 자세로 조사활동에 임했다고 하기 보다는 정부 추천위원 이 많은 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잘 받아 들여지지 않게 되자 조사단의 경제성분과위원회에 기대 할 것이 없다고 일찍 포기하고 소극적인 참여를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CVM기법으로 쌀 경제적 가치 판단은 잘못”
경제성 분과 활동 초기부터 여러 이슈에 대해 의견 충돌이 있었으나 가장 크게 의견이 엇갈린 이슈는 갯벌의 경제적 가치와 논의 경제적 가치 이슈였는데 분석방법에서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갯벌과 같이 시장이 형성될 수가 없는 대상의 경제적 가치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조건부가치측정법 (CVM)’인데 CVM전문가가 설계한 설문지에 의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뤄진다.


조사단에 참여한 모든 위원들과 참관하는 환경단체 측까지 갯벌의 가치 분석을 위해 CVM기법을 이용한다는 데에 이의를 달지 않았고 이 분야 분석을 담당한 위원은 당시 국내에 몇 안 되는 CVM전문가여서 객관적인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문제는 새만금 사업으로 조성될 논의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는 데에도 CVM기법을 사용하겠다는데 대해서 환경단체 추천 위원들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 한 것이었다.


즉 논에서 생산되는 쌀은 시장이 형성돼 있어 시장가격을 적용하면 되기 때문에 CVM기법에 의한 쌀의 경제적 가치 판단은 잘못된 접근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결국 논의 경제적 가치 판단에 CVM기법 적용
이에 논의 경제적 가치 판단을 담당한 위원들은 쌀 시장이 형성됐지만 쌀의 식량안보가치는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CVM에 의해 쌀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쌀값에는 식량 안보 가치가 이미 반영돼 있어 국제 시장의 쌀 가격에 비해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곡물에 비해 쌀의 자급율이 높아 식량안보 개념도 쌀에는 적용돼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했으며 CVM 기법에 대한 담당 위원들의 전문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그들이 설계한 설문지에 의한 CVM분석 결과는 객관성이 결여되고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했다.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논의 경제적 가치 판단에도 CVM기법이 적용됐고 아주 높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조사단 전체 결과의 신뢰성에도 영향 줘 아쉬움
경제 전문가들이 학문적 소신을 갖고 하는 일에 비경제전문가인 위원장이 의견을 제시할 입장이 아니어서 논란에 개입할 수는 없었고 CVM기법 사용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으니 이를 충분히 반영해 설문지를 설계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결괴를 도출해 달라고 당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쌀의 경제적 가치를 CVM기법에 의해 분석한다는 접근이 쉽게 수긍이 가지 않았는데 위원장이 수긍이 잘 안 되는 것을 일반인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남아 있었다.


어쨌든 쌀의 가치 판단에 CVM기법을 적용한다는 데 대한 논란은 마무리 됐으나 이를 반대했던 환경단체 추천 위원들이 그 후 경제성분과 회의에 소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더욱이 환경단체 추천 위원들과 참관했던 환경단체 대표들이 경제성분과의 조사연구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빌미를 제공해 조사단 전체의 조사연구 결과에 대한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환경미디어 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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