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야사] 새만금 이야기 ②

이상은의 환경야사 <23>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15-11-24 14:21:10

민관공동조사단 활동기간

공사중단 요청 받아들여져

조사단은 당초 관련부처 국장 등 정부 및 관련기관에서 8명, 민간전문가 13명 그리고 위원장을 포함해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물관리정책조정민간위원회’에서 조사단장 1인, 정부 및 관계기관 9명, 그리고 환경단체 소속 또는 추천자 6명과 9명의 전문가를 포함, 25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구성안에 대해 환경단체에서 ‘25인 중 환경단체 추천자가 6명에 불과해 받아들일 수가 없으니 환경단체 추천이 절반이 돼 민관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제안을 받아들여 순수민간위원을 20인으로 해, 정부 추천과 환경단체 추천을 각 10인씩 동수로 하고 관련부처 국장과 농어촌공사 임원 등 정부 및 관련기관으로부터 9인 그리고 위원장을 포함해 총 30인으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민관공동조사단이 되려면 정부 및 관계기관 위원과 민간위원이 동수가 돼야 하지만 민 20인, 관 9인이 돼 불균형을 이루었으나 환경단체 입장에서는 민간위원 중 정부에서 추천한 위원들은 대부분 정부의 편에 설 것이기 때문에 관 측 인원이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총 30인으로 조사단이 구성되어, 조사에 참여하지만 실질적인 조사는 민간위원에 의해서만 시행되기 때문에 조사결과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에는 민간위원들의 의견만으로 결정하겠다고 환경단체를 설득해 조사단 구성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관련부처 국장들인 정부 위원들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회의 도중에 충분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득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 조사단 구성은 양측 모두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절묘한 형태였으나 공동조사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고 있어 다소 불만이 있어도 받아들여 구성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김종필 총리 내손 잡으며 부탁
공동조사단 구성이 마무리되자 김종필 총리가 물관리정책조정민간위원들을 만찬에 초청했다. 그 자리에서 국무조정실장이 얼마 전 헬기를 타고 새만금을 다녀왔다고 하면서 그 방대한 스케일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그 거대한 사업을 구상한 사람도 대단하고 또 그만큼 진행된 거대한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는데, 얼마 전 위원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배로 방조제 공사현장까지 다녀왔던 나도 공감하는 발언이었다.

 

나는 그 만찬 모임이 내가 자격이 모자라니 다른 분을 위원장으로 모셔달라고 부탁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말할 기회를 노렸지만 환경단체 대표들을 비롯한 참석한 모든 위원들이 공동조사단의 출범을 축하하는 들뜬 분위기여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말았다. 오히려 헤어지는 자리에서 김종필 총리가 손을 꼭 잡고 ‘이박사가 수고 좀 해 주시오’라고 하는 말씀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하면서 조사단장은 내 임무가 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내가 조사단장을 맡아 1년 여 활동한 것에 대한 득과 실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진행돼 온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라고 하는 새만금사업이 환경문제로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이 본인의 득과 실을 따져 일시적이지만 조사단장을 맡지 못하겠다고 한 것이 어리석었다고 본다. 내가 맡지 않았으면 다른 누군가가 맡아 진행시켰어야 할 과제였기 때문에 그 일을 맡는 것도 정부출연연구기관장으로서의 임무였다고 생각한다.


환경영향 분과에 기상전문가 추천
조사단 위원의 구성은 환경영향 분야, 수질 분야, 경제성 분야 등 3분야로 구성돼 각 위원들이 3개의 분과에 속하게 됐으며 정부 및 관계기관의 위원들도 기관의 성격에 따라 적절이 분과에 참여했다. 최종적으로 분과별 분포는 환경영향 분과에 9명(민간위원 7명), 경제성 분과에 10명(민간위원 6명), 그리고 수질 분과에 10명(민간위원 7명)이었는데 분과별로 정부추천 민간위원과 환경단체 추천 민간위원의 수를 비교해보면 환경영향분과가 정부 추천 3명, 환경단체 추천 4명이었고 경제성 분과는 정부 추천 4명, 환경단체 추천 2명, 그리고 수질 분과는 정부 추천 3명, 환경단체 추천 4명이었다.


조사단의 최종명단에는 환경영향분과에 갯벌전문가인 서울대 고 모 교수가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이 참여했던 정부과제의 결과가 부실 판정을 받아 그 과제에 참여했던 책임연구원급 연구진 모두 일정기간 각종 정부위원회에 참여를 못하게 한다는 한시적인 정부방침 때문에 조사단에 참여할 수가 없게 됐다. 따라서 고 교수 대신 환경단체에서 추천한 다른 전문가가 환경영향 분과에 참여하게 됐는데 이 변화가 조사단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정부에서는 환경영향 분과에 기상전문가를 추천했는데 물관리정책민간위원회에서 검토하면서 ‘새만금사업의 성격상 기상전문가의 필요성은 적으니 다른 분야 전문가를 추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나도 상당부분 공감했다.


그러나 물관리정책민간위원 중 기상전문가가 기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상전문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결국 수용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동조사단을 운영하면서 기상전문가의 역할은 별로 크지 않아 새만금민관공동조사단에 기상전문가가 참여했어야 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자신이 없는 대목이다.


“바다가 육지보다 생산성 높아” 대답
조사단 구성과정에서 환경단체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민관공동조사단이 활동하는 기간에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는데 이 요청도 받아들여져 민관공동조사단 정식 활동이 시작되면서 공사를 중단했다. 조사단 활동기간동안 일부 환경단체에서 농어촌공사가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며 쌓여진 방조제가 해류에 쓸려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공단면 보강과 지형변화를 방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막이공사 등 보강공사가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 가지 쟁점은 사업의 백지화가 조사단의 결론이 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였는데 이는 당초 전북지사가 민관합동조사반 운영을 제시할 때 백지화도 포함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큰 논의는 없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으나 제1차 전체회의 개최로 조사단활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 농어촌공사 사장이 나와 녹색연합 사무총장을 초청하는 만찬자리가 마련됐다.

 

 

그 자리에서 농어촌공사 사장은 조사단의 활동에 기대가 크며 조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했다. 식사가 진행되면서 농어촌공사 사장이 나에게 새만금사업에 대한 내 개인적인 견해를 묻기에 개인적으로 그동안 생각했던 견해는 있으나 조사위원장을 맡은 이상 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위원장의 의견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내 개인 의견은 없다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나는 바다와 육지에서 가장 큰 동물인 고래와 코끼리의 크기를 비교하면서 그만큼 바다가 육지보다 생산성이 높다고 얘기하였고, 바다 전체의 생산성의 80%가 연안에 몰려있기 때문에 그만큼 갯벌의 생산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사단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내 개인적인 견해를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후 아직까지 새만금 사업에 대해 조사단의 결론 외에 내 개인적인 의견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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