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하늘만 쳐다보는 가뭄, 대책 없나?

'자연 재해+인재' 충청-강원 등 피해 눈덩이...땜질 처방 안돼
민경범 | valen99@hanmail.net | 입력 2015-11-12 14:20:18
  • 글자크기
  • -
  • +
  • 인쇄

물관리 잘못으로 중부권 최악 피해
갈라진 강바닥처럼 농민도 목 탄다

42년만에 닥쳐온 가뭄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홍수 같은 재해발생에 대비해 지난 이명박 정부시절 22조원을 쏟아부은 4대강 사업은 가뭄 해소에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 지난 2015국정감사에서 온 국민앞에 여실히 밝혀졌다.
올해의 가뭄은 농심(農心)을 달래기에는 턱없는 정책의 악순환이었다. 전국의 저수지와 댐은 물이 고갈되어 바닥을 보이면서 농업용수 부족은 물론 식수 공급마저도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진 반면, 4대강의 물이 넘쳐흐르고 있다는 것에 민심(民心)의 향배는 극을 치닫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의 강수량 대비 2016년 가뭄 대책안으로 4대강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대안을 발표했다. 이에 4대강이 무용지물이라는 국민의 민심속에 어떠한 방법으로 가뭄을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정책안과 그리고 가뭄이 극심했던 충남서북부 8개 시군과 충북, 강원도의 가뭄피해 그리고 2016년 가뭄대책안을 살펴본다.

 

△ 심한 가뭄으로 보령댐의 바닥이 드러나고 갈라져 있다.

 


가뭄대책은 4대강 속으로 수장됐나
한반도의 극심한 가뭄의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 0.74℃ 상승한 가운데 한반도는 세계 평균의 2배인 1.8℃가 상승했다. 이는 강우일수는 감소하는 반면 강우패턴이 시간적·지역적으로 편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다. 최근 10년간 1일 80mm 이상 집중호우 발생빈도는 70년대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따라서 앞으로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기후특성상 연간 강수량의 70%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봄 가뭄을 피하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전국의 저수지와 댐의 역할은 가뭄 대책의 근본이 되어 왔다. 이에따라 4대강 사업은 가뭄·홍수극복의 대안이자 희망사업으로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16개보에 담긴 물을 가뭄지역에 공급하는 시스템이 없어 급수차를 동원해야만 가능한 실정으로 ‘제보다 젯밥이 우선’으로 화려하게 포장된 탁상 행정에 따른 결과물로 국민의 기대는 4대강 속으로 수장됐다.


올해의 가뭄은 40% 이상의 논이 가뭄 피해에 노출되고, 밭의 사정이 더욱 심각했다. 2014년 기준 전체 논 96만 6000ha 중 수리안전답은 57만 3000ha로 59.6%에 불과하다.


밭은 전체 74만 ha 중 11만 ha 정도만이 기반정비가 완료되어 밭농사의 가뭄피해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 같은 실정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가뭄으로 인한 최대 문제점으로 농어촌공사의 ‘가뭄대책 추진비용’이 가뭄피해 예방을 위한 근본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 보령댐 도수로공사 노선도

도수로 공사에 앞서 누수율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올해의 가뭄이 최소 내년 봄 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 전문가들의 전망에 따라 최근 가뭄대책 마련 당정협의를 갖고 4대강 16개보에 저장된 물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가뭄피해가 극심한 충남 서부권을 농업재해 대책지구로 지정하면서 가뭄 피해 주민들이 농업재해보험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가뭄 발생 지역의 노후 상수관을 보완해 누수율 낮추고 저리 융자로 상수관을 개량하기로 했다.

 

 

 

특히 충남 서부권의 가뭄이 해갈될 기미가 없는 가운데 내년 3월경이면 보령댐이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보령댐과 부여 백제보를 연결하는 도수로 공사 착공식이 지난 10월 30일 개최됐다. 지난 9월 24일 국가정책 조정회의에서 충남 서부권 지역 가뭄 극복을 위해 금강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 하는 ‘보령댐 도수로 건설사업’을 결정한 후 한 달여 만이다. 이에 따라 내년 2 월말까지 사업을 완료해 3월부터는 주민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625억 원을 투입해 백제보에서 취수해 21km의 관로로 보령댐 상류로 하루에 11.5만 톤씩 공급해 보령댐 유역의 장기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보령댐 수질오염 방지시설을 중간중간에 놓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돗물에 대한 누수율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충남 서부 8개 시·군 중 예산군이 36.4%로 누수율이 가장 높은 가운데 서천군 36.1%, 태안군 30.6%, 홍성군 28.0%, 보령시 24.1%, 서산시 13.9%, 청양군 13.1% 순이다. 누수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상수도관의 노후화에 따른 부식이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상수도 사업은 지방 자치단체가 관할하는 사업으로 무엇보다도 중앙정부의 무관심과 막대한 사업비 탓이기도 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충남 서부 6개 시·군 의 상수도 시설개량 사업에 1369억 원이 든다고 한다. 따라서 가뭄 대책도 중요하지만 누수율을 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관정개발과 용수개발사업 추진
기상청의 가뭄 예측 실패로 충청권의 가뭄은 극심했다. 그중에서 충남서부지역의 가뭄은 전국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충남의 올해 누적강수량(548.7㎜)은 평년대비(1245.8㎜) 44%로 전국 누적강수량(754.3㎜)의 평년대비(1198.1㎜) 62% 수준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필요강수량 절대 부족으로 가뭄 해갈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충남도에서는 분야별 추진대책을 마련하고 생·공용수에 대해 물 절약 홍보추진, 긴급 누수방지사업을 통한 유수율 제고, 대형관정 개발 및 용수공급 계통을 전환하고 농업용수는 단기적으로 양수저류로 농업용수를 확보(양수장 37개소)하기로 했다. 또 장기적으로 금강에서 예당지에 원수공급하고 서산, 태안지역에 용수개발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향후 금강용수부터 보령댐간 도수로 건설지원을 위한 긴급도비를 지원하는 등 2016년의 가뭄대비를 위한 사업을 펼쳐가기로 했다.



농업용수 확보와 저수지 신설
충북지역도 극심한 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농지보다도 밭지가 주된 환경 탓에 가뭄의 피해는 컷다. 충북도는 2016년 가뭄대비책으로 평년 절반수준의 강수량 부족에 따른 안정적 생활용수 공급과 봄철 영농급수에 대비한 단계별 가뭄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충북지역의 올해 강수량(10월 15일 현재)은 617.1㎜이었다. 또 저수지 771개소 저수율은 43.2%인 가운데 충주댐은 41.6%로 수위는 125.85m였고, 대청댐은 36.7%로 수위 64.55m였다. 충북도는 올해의 강수전망에 대해 평년(120.0㎜)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이라며 2016년 4월까지 평년 강수량 288㎜을 예상하고 있다.


충북의 60여개 산간마을에 대한 생활용수 제한급수지역이 확산될 것으로 대비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 내년 영농초기 용수공급 가능에 따른 봄철 가뭄지속 시 농업용수 부족이 따를 것으로 2016년 4월 시군 평균저수율 50%이하 3~6개 시군 발생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충북도는 단기적으로 생활용수 비상급수체계 구축과 농업용수를 최대로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지방(광역)상수도 급수지역을 확대하는 등 저수지를 신설하는 것으로 가뭄대책을 이룰 전망이다.

 

선제적 물가두기 시행으로 양수작업 시행
강원도 또한 극심한 가뭄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강변을 중심으로 한 농경지에 양수장을 건설해 극심한 가뭄 시 강의 용수를 양수해 농경지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6년 가뭄 대책안으로 우선 ‘선제적 물가두기 시행’을 추진하기로 하고 내년 4월말까지 양수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저수지 담수능력 증대’로 34개 저수지에 대한 준설사업 시행으로 용수를 추가 확보해 한발대비 용수개발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정부의 가뭄 기관별 대책

△ 가뭄지역의 농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모습
2016년의 가뭄에 대비한 정부의 대책안도 제시됐다. 그러나 현실에 맞지않은 대안이라는 지적속에 기상청은 가뭄지역 강수량, 가뭄진단·예측정보 등을 유관기관에 제공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해 용수원 확충, 관정개발, 송수시설설치, 저수지준설, 양수장설치 등으로 농업용수부족 우려지역에 대한 추가지원을 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18개 다목적댐에 대한 급수조정을 추진하고, 용수비 축으로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충남 서북부지역의 가뭄 대책 안으로 ‘보령댐 가뭄대책 TF팀’ 운영하면서 제한급수 대비 수도시설 안전관리를 위한 기술지원 실시, 지자체별 가뭄대비 점검 및 비상 대비책 마련, 취수제한‧제한급수 등 상습 가뭄발생지역에 대한 식수전용 저수지 및 하천 복류수댐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수자원공사는 지자체별 자율 급수조정 시행과 함께 충남도, 8개 시·군과의 협조체계 유지, 수용가 절수 지속, 백제보에서 보령댐간 도수로 공사 추진, 지자체와 유수율 향상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어촌공사는 2016년 가뭄대비 용수대책 추진지구 용수확보 실적 관리와 강수량 저수율 변화를 고려한 용수대책지구 주기적 재검토를 매주 실시하고 가뭄지역에 대한 한해장비, 예산 지원 등을 전사적 대응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올해 가뭄에 대해 이은정 방재기상팀장은 “가뭄은 홍수와 달리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이 존재하지 않고 넓은 지역에서 서서히 진행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국민들이 가뭄을 체감하는 순간 이미 가뭄피해가 시작된 것이며 비가 내리기 전까지 마땅한 피해복구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가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사전대책 마련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기상청에서 기후예측자료 등을 이용 하여 수개월 전부터 가뭄 발생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미디어 민경범 기자]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