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과의 전쟁 불가피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4-18 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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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대란이다. 지난해 중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폐기물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필리핀으로 불법 폐기물 수출하려던 정황이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폐기물처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폐기물 처리문제는 어떤 종류이든 쉽지 않겠지만 그 중심에 ‘플라스틱’이 있다. 과총에서 진행한 플라스틱 시대를 마주하다 포럼의 내용을 정리한다.

친환경적인 플라스틱의 배신
플라스틱은 1868년 당구공 재료인 상아 대체를 위해 최초 천연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를 개발했다. 이후 1907년 최초로 페놀계 합성수지인 베이클라이트가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플라스틱 시대가 시작됐다고 본다. 이후 군수품에 비싼 천연자원을 대체하기 위한 플라스틱 제품이 개발됐고 민간용품까지 확장됐다.

 

이제는 플라스틱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들지만 사실 플라스틱의 역사는 110년 정도이며 본격 사용된 것은 고작 70년이다. 플라스틱은 1989년을 기점으로 폭팔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했는데 이유는 소비 트랜드의 변화에 있다. 유행은 더 빨리 변하고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제품을 원하면서 천연재료로는 소비 트랜드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자연히 플라스틱이 소비를 이끄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면서 현재는 인류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질이 됐다.

 

플라스틱 제품은 원료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제조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원재료를 가공해서 건설, 포장, IT, 가전제품, 자동차, 운동용품, 의류, 장난감 등 어떤 것도 가능하다.  

 

지금이야 플라스틱이 모두의 적인 것처럼 취급 받지만 애초에는 플라스틱이 천연자원을 보존하는 친환경적인 재료였다. 73억 인구가 의식주를 영위하기 위해 천연재료만 쓴다면 아마 천연자원은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인구는 점점 늘어나는데 알루미늄, 철, 유리, 종이 등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분을 플라스틱을 사용해 자원 보전을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단열이나 경량화 소재로 만들어 지면서 에너지 절감에 기여한 부분도 크다. 무엇보다 플라스틱의 주 원료가 화석연료인데 전 세계 석유와 가스 생산량의 4-8%만으로 인류가 필요로 하는 플라스틱으로 전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산업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플라스틱이 ‘일회용’으로 만들어 지며, 소비 이후에 폐기물 처리가 까다롭다는 점에 있다.


폐기물 발생량 파악조차 힘들어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폐플라스틱이 만들어 지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플라스틱이 어떻게 소비되고 폐기물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통계가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정회석 이사장은 “플라스틱 생산량이 폐기물 발생량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자료를 파악이 안 되서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1950~2015년간 전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은 약 83억 톤이다. 이중 매립이나 방치로 처리되는 폐플라스틱이 59%나 차지한다. 소각이 10%, 재활용은 7% 정도로 파악된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 중반부터 급격히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2015년 약1415만 톤의 원료를 생산하는 국가가 됐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kg으로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 비해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재활용율이 높다. 전세계 재활용율이 7%대 인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60%가까이 재활용된다.


재활용 산업, 불확실한 미래
정부와 산업, 시민들의 협조로 재활용율이 높다면 왜 폐기물 처리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 원인은 플라스틱 재활용의 속살을 엿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사용 후 배출된 플라스틱은 수거·선별-재질구분-파쇄·세척-압축·성형 등을 거쳐 재활용품으로 탄생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른 재질이 섞이면 재활용이 어렵다.

 

또한 이렇게 제품을 만들어도 새 제품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질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자연히 재활용 산업은 영세 업자가 대부분이고 기술개발에 투자는 더 힘든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재활용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정책적으로 개입한다. 분리배출하는 인프라를 구축, EPR시스템, 재활용산업 육성자금 지원, 재활용제품 우선·의무구매, 플라스틱 재질 규제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유가 변화, 교역 상대국의 정책 변경 등 외부 요인에 의한 대응력도 취약해 재활용 산업의 한계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이렇듯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매년 늘어나는데 재활용은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방치된 폐플라스틱인 인간과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이제 우리는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비닐에 싸여있는 동물들의 모습이 새롭지 않게 됐다.

 

고려대 권정환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전지구의 어떤 토양, 물, 생물체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은 전지구적인 현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권 교수에 따르면 “실험실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쓰레기 섬

 

또한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에서 넣은 수 많은 첨가제 역시 오염원의 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오길종 연구원은 플라스틱이 해로운 이유에 대해 8가지로 정리했다. △ 플라스틱은 작아질 뿐 없어지지 않는다. △플라스틱의 독성 물질은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오염물질을 흡착해 축적한다. △야생동물을 위협한다. △환경에 쌓여 간다. △먹이사슬을 오염시킨다. △치우는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

플라스틱 대안 무엇이 있나
그렇다면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은 있을까. 최근 몇 년 사이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플라스틱의 대체품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바이오메스 함량에 따라 생분해 플라스틱(50~70%이상)과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20~25%이상)으로 나뉜다.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PLA는 폐기되면 물과 탄산가스로 완전 분해된다. 현재는 식품 포장 용기나 쓰레기 봉투는 물론 산업용 내·외장재로도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바이오메스 외에 플라스틱이 함류 되어 있어서 완전한 대체품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두 번째로 미생물을 활용한 플라스틱 분해다.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가 폴리에틸렌 성분의 비닐봉지를 분해하는 것을 발견한 이후 플라스틱의 생태적 처리에 관심이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응용 연구는 진행 중이나 아직 실험실 연구 단계로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 한 수준이다. 이승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목재 분해 효소가 산업적으로 연구되기 까지 70년 이상 걸렸다. 플라스틱은 더 많이 걸릴 것”이라며 미생물 분해 영역은 현재는 아주 미약하고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해결 방법
살펴본 것처럼 플라스틱 문제 해결이 간단하지 않다. 플라스틱은 분명 현 인류에 필요한 물질이기는 하나 일회용이나 유행으로 쓰고 버려지는 것들이 너무 많다. 또한 플라스틱의 종류가 다양하고 물성이 달라서 재활용이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종류별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산업측면에서도 자본주의 시장경쟁 체제 하에서 키우기가 어려운 원천적인 문제가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제조업계-재활용업계-시민사회가 함께 주체별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정부는 분리수거 지침을 제정하고 재활용 인프라를 구축하며 분리선별이 쉽도록 재질구조를 통일하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체의 경우 단일재일 용기를 사용하고 라벨제거가 쉽도록 개선해야 한다. 또한 과대포장을 줄여야 한다. 생산량 자체가 줄어야 폐기되는 양도 준다. 재활용 업체는 선별기술을 개발하고 재활용품의 품질과 신뢰도를 향상시켜 시장 경쟁력을 확보 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되도록 재활용 제품을 구매하고 올바른 분리배출을 생활화 해야 할 것이다. 고차 방정식과 같은 재활용 특히 폐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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