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후위기 심각할수록 전염병 창궐

숲을 침범한 인간 활동이 전염병 유발원인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4-06 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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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명화 기자] 코로나19로 잠시 잊었던 미세먼지가 다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10년 만에 최악이라는 중국발 황사까지 겹쳐 대기질 악화에 건강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UN이 지난달 발표한 UNEF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는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과 맞물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도 더 빈번하고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기후변화는 전염병 유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태적 측면에서 살펴봤다.  

 

▲ 2021년 3월 18일 오후 4시 현재의 대기오염, 공해, 공기 이동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출처=에어 비쥬얼 어스 홈페이지 캡처>


파괴된 서식지 떠나 인간을 숙주로
WHO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사람에게 발생한 신종 전염병 중 60%가 인수공통감염병이었고, 이 중 75%가 야생동물로부터 유래했다. 지금까지 전염병은 인간의 생활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고, 문화를 만들며, 한 문명을 멸망시키기도 했다.

보건학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라서 변이가 쉽다. DNA가 이중나선 형태라면, RNA는 보통 단일 나선으로 단순하여 돌연변이가 빠르게 생길 수 있다. 이는 지금 혈장치료를 한다고 해서 완치자의 항체를 다른 환자에 넣었을 때 그 항체로 치료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써, 치료나 백신 개발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 되고 있다.

 

▲ 2019년 초(위)와 2020년 초(아래)의 NO2 수준을 비교할 때 우한의 오염이 급격히 감소한 것을 보여주는 NASA 지구 천문대의 이미지 <출처=위키백과>


세계적인 바이러스 전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의 원인을 인간의 무분별한 활동영역 확장으로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본래는 인간의 영역과는 다른 영역에서 살아가던 바이러스가 인간이 인위적으로 변화시킨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간을 숙주로 삼게 되었다는 해석이다.
생태학자들 역시 코로나19의 확산은 자연이 본래 가지고 있던 생물과 생물 사이의 상호작용 체계의 일탈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언급한 바 있다. 여기서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을 바라보는 바이러스 전염병 전문가와 생태학자의 시각이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바이러스가 다른 숙주를 만나면 더 공격적이 되는 경향이 있어 향후 바이러스 감염병이 더 자주 더 강하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여대 이창석 교수는 “생태학자들은 생물들이 그들이 본래 살던 영역을 벗어나 정착하면 그들을 외래종으로 판단한다”며 “인간의 직·간접적 영향을 모두 고려하였을 때, 인류가 출현한 역사는 지질시대가 변할 만큼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의미하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지구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러한 외래종이 그들 본래 서식처에서와 달리 새로 정착한 서식처에서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에 대해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외래종 확산을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 중의 하나로 판단하는 이유가 이것이며, 생물다양성 소실을 가져오는 주요인으로도 평가하고 있음은 주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생태를 인류의 공생적 공동체로

▲ 지난 3월 11일 미세먼지 속 서울 모습

한국외대 홍성민 교수는 ‘코로나19와 생태 지혜로의 전환’이란 논문에서 바이러스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서라도 생태공동체를 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연을 자원으로 간주하지 않고 생태를 인류의 공생적 공동체로 인식하는 생태존중 방법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이는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면 병원체가 보유 숙주의 몸속에서 그대로 존재하지만 생태계에 변화가 생기면 숨어 있던 병원체들이 밖으로 일탈하여 전염병의 원인이 된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가 인간에 의해 조성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 김창엽 교수가 ‘코로나19를 생물학적 질병이 아닌 사회적 질병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시 말해, 기후변화가 바이러스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할수록 생태계 파괴와 더불어 전염병은 더 빈번하게 창궐할 것이란 예측이다. 지금까지 보고된 사망자 수가 10억 명에 이르는 천연두나 5000만 명 가까이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 등은 인류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준 전염병들이다. 경희사이버대 이준호 교수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1455건의 전염병들 역시 이상기후 현상과 관련이 있었다.

 

▲ 주황색 표시 부분은 숲이 제거된 곳 <출처=KBS1 다큐화면 캡처>

▲ 탄소배출 분석도 <출처=KBS1 다큐화면 캡처>


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미국 하와이대학 등 국제공동연구진의 보고서에 지구온난화는 박쥐가 선호하는 산림 서식지의 성장을 촉진해 중국 남부가 코로나19를 일으킨 바이러스 ‘SARS-CoV-2(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온상이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박쥐는 바이러스의 저장소 역할을 할 뿐 인류에 직접 피해를 끼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서식지가 파괴되고 먹이가 없어져 사람이 사는 영역까지 침범해 들어와 경작지나 과수원의 곤충과 과일을 먹게 되면서 인간과 접촉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식을 위해 유입된 박쥐 종이 삼림 변화에 맞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SARS는 해당 지역에서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유력한 중간 숙주로 추정되는 천산갑도 해당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기후변화 감염병 발생 경로


생태계 서비스는 인류 활동에 필수
산불은 미세먼지와 온도상승을 부추기고 산불위험을 더욱 가중시킨다. 지난해 말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 온도가 2도 상승할 때 산불위험 확률은 2배 증가하며, 0.5도 내려가면 산불위험도 절반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1970∼1980년대 치산녹화 시기에 집중적으로 조성한 산림 대부분이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된 나무는 탄소흡수량이 떨어진다. 과거 조성한 산림이 노령화되면, 2050년 온실가스 흡수량은 1,400만t으로 1/3가량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산림청은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30년간 30억 그루 나무심기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 3400만t 기여’를 목표로 한다. 산림의 탄소 흡수·저장 기능을 증진하는 것이 목표다. 계획대로 전략을 추진할 경우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연간 1,400만t에서 2,68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재 이용에 따른 탄소저장량은 200만t까지 이르게 되며, 화석에너지를 산림바이오매스로 대체함으로써 가능한 탄소배출 감축량은 520만t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기준 국내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은 연간 4,560만t에 달한다. 국가 총배출량인 7억3000만t의 6.3%를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세계 도처에 질이 떨어지거나 손상되었으며 파괴된 생태계가 산재해 있다. 건강해 보이는 생태계도 인류의 과도한 토지이용으로 잘게 파편화되어 그 질이 크게 떨어져 있다. 이처럼 생태계의 질이 저하된 것은 지구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복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생태계는 자연 자체는 물론 인류의 생활과 생존에 필수적인 수많은 서비스를 우리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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