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환경전염병 ‘코로나19’ 팬데믹 경고

거듭된 신종 바이러스 역습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3-03 13: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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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코로나19 포비아 확산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발견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는 올해 1월 세계 전역으로 전파됐다. 2월 25일 현재 코로나감염 확진자가 중국의 경우 7만8000명, 사망자 2600명이 넘었다. 인접국인 우리나라도 확진자 1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11명이나 발생했다. 일본도 확진자 850여 명에 사망자가 5명 나왔다(크루즈 포함). 이어 이탈리아도 확진자 229명에 7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이란, 태국, 홍콩, 대만 등 36개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공포(Fobia)가 점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첫 확진자는 1월 19일 발생했는데, 이후 한 달여간은 20여 명 안팎으로 증가 추이가 크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2월 19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대거 확진자가 나오면서 급증했다. 또 이들과 접촉했던 사람들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확산이 현실화되어 일반인뿐만 아니라 군부대, 심지어 비무장지대(DMZ)까지 전염공포가 온 나라를 에워쌌다.


환경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명명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을 ‘환경전염병’의 새로운 사례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야생동물들이 바이러스성 질환을 매개하는 근본 원인은 인간이 이들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생태계를 교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개입과 파괴는 이상기후로 인한 대형 산불이나 경제성장을 위한 삼림 개발에서 야생동물 밀거래와 취식, 공장형 축산, 항생제 남용, 유전자 변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이로 인해 생성된 변종 바이러스들이 부메랑 효과로 인간 사회를 역습한다는 것이다.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류의 전염병 창궐 원인으로 공장식 축산과 인구의 도시집중, 사람과 물건의 지구적 이동의 빈번함과 야생동물을 먹는 식습관, 가축과 인간의 생활 장소가 분리되지 않은 환경 등’을 꼽았다.

투과 전자 현미경(TEM)으로 관측 후 그래픽화한 SARS-CoV-2.<출처: 나무위키>

 

코로나19 정체는 무엇?
코로나19는 사스(SARS-CoV,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CoV, 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RNA 계열인 코로나바이러스의 보고되지 않은 종에 의한 감염병으로 최초 발생원과 전파경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초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질환으로만 알려지다가 WHO가 지난 1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라고 밝히면서 병원체가 확인됐다. 이어 2월 11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공식 명칭을 ‘COVID-19’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CO’는 코로나(corona), ‘VI’는 바이러스(virus), ‘D’는 질환(disease), ‘19’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처음 보고된 2019년을 의미한다.  


우리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이 학계를 통해 공개한 해당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박쥐 유래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높은 상동성(89.1%)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 사람 코로나바이러스 4종과의 상동성은 39%~43%로 낮았으며, 메르스와는 50%, 사스와는 77.5%의 상동성을 확인했다.


숙주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에 기생하기 위해 스스로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되는데, 특히 인간과 동물을 넘나드는 이종 간 전염과정에서 변이를 거쳐 강력한 신종 바이러스로 진화한다. 예컨대 사스 바이러스의 경우 박쥐에서 발원해 사향고양이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으며, A형 조류독감의 H7N9 바이러스의 경우 오리 등 조류에게서 옮겨지다가 결국 인간에게 전파됐다. 코로나19의 경우도 정확한 자연숙주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지만 WHO(세계보건기구)는 전파경로를 ‘동물 →사람→사람 간 전파’로 우선 파악하고 있다.


사람 간 전파는 감염자의 ‘비말(飛沫, 침방울 등)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되는데, 통상 이동거리는 2m로 알려져 있다. 손이나 팔에는 ‘각질층’이 있어 세균 바이러스 등의 체내 침입을 차단(barrier)해 주지만, 눈코입 등의 점막에는 이 barrier인 각질층이 없거나 매우 얇아서 바이러스가 쉽게 체내로 침투할 수 있다.


다만, 보건 당국은 공기중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비말입자는 무거워서 공기중에 오래 떠 있지는 못하는데, 에어컨 등에 흡입되어 다시 스프레이되지 않는 한 금방 바닥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것과 손을 자주 씻으라고 권고하는 것 등이 이러한 이유다.


그렇다면 감염자가 바이러스가 포함된 콧물을 버스 손잡이게 묻히면 그 바이러스는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 바이러스는 ‘생물’의 체내에서만 생존한다. 버스 손잡이 같은 물체 표면에 묻는 경우 대략 몇 시간에서 최장 이틀 정도면 스스로 사망한다.
 

환자를 이송중인 의료진


감염과 증상 그리고 백신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약 2~14일(추정)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 근육통과 피로감,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드물게 무증상 감염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판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Conventional PCR)과 염기서열분석 일치 여부를 통한 확진 검사를 진행했다. 이는 의심환자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지 여부(판코로나 검사법)를 확인한 뒤 양성반응이 나오면 환자 검체에서 나온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약 1~2일이 소요됐다.

 

그러나 1월 31일부터는 코로나19만을 타깃으로 하는 새 검사법, 이른바 ‘Real Time(실시간) PCR'이 개발되면서 질병관리본부(국립인천공항검역소 포함)와 전국 18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부터 적용됐다. 이 검사법은 판 코로나 검사처럼 코로나바이러스 전체 계열이 아닌 코로나19를 특정해 진단할 수 있는 ‘시약 키트’가 핵심으로, 검사 6시간 이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키트는 2월 7일부터 민간병원에도 보급되면서 코로나19의 신속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이나 백신은 없다. 국내 의료진은 HIV 치료제 ‘칼레트라’(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알려진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월 25일 국내에서 관련 신약을 개발 중이며, 현재 임상시험 1상이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는 인체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 단계에 이른 코로나19 백신을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로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그렇더라도 임상시험 결과가 오는 7~8월께 예정되어 있으나 상용화까지는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사스 백신도 지금까지 임상시험 과정을 끝내지 못했다. 첫 임상시험 이후에도 후속 연구와 허가 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임상시험만도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감염 확진자가 다녀가 폐쇄된 응급실


글로벌 경기침체 현실화
바이러스는 그 특성상 항원 다양성이 크고 변이가 빈번하게 일어나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 바이러스의 연구 역사가 짧은 점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박테리아의 경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미 현미경으로 관찰되고 특성이 연구됐지만, 바이러스는 1950년대에 처음으로 검출돼 그 역사가 수십 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백신 개발이 완료된 시점에는 이미 바이러스가 사라져 버렸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백신 개발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것도 이유로 꼽힌다.


치료약이 요원한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코로나감염 확산 국가들의 지역별 고립과 단절 상황이다. 항공, 여행, 병원, 종교 시설, 백화점, 학원, 대형마트, 영화관 등 밀집 지역 출입제한 및 폐쇄되고, 심지어 군부대, 공공시설, 행정 기관, 은행 등도 출입이 제한되면서 소비가 급격히 침체되고 소득 또한 격감하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자동차, 식료품, 의류 생산이 급감하고 그나마 기존 재고도 판매가 정체되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0%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공포가 현실로 귀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WHO가 중국발 코로나19를 처음에는 조기 퇴치를 언급했지만 최근 최고 경고단계로 격상하면서 전 세계 확산을 경고하고 있다.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은 전 세계 인구의 70%가 감염될 수 있다는 발표를 하여 공포를 한층 더 가중시키고 있다.

연이은 신종 바이러스 출현
1855년 중국에서 발생한 ‘3차 대역병’은 1959년까지 총 100년에 걸쳐 지속됐는데 주변 나라까지 퍼져 이 전염병으로 12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이즈(AIDS)’로 알려진 HIV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3500만 명에 이르는데, 최근에 와서 치료제와 예방법이 개발되었으나 병세가 심각했던 2005년도에만 사망자가 310만 명에 이른다고 보고됐다.


또 2억 명의 사망자를 낸 ‘흑사병’, 아직까지도 널리 퍼진 유행병 ‘천연두’는 3억 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놀라운 사망자로 기록된 역병은 3~6억 명에 이르는 ‘말라리아’이다. 그 어떤 치료제에도 내성을 가진다는 이유로 긴 세월에 걸쳐 가장 해로운 전염병으로 악명이 높다. 그리고 1918년 전 세계 5000여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 이후 아시아독감·홍콩독감 등이 연달아 출현했고, 21세기에 들어서도 사스·조류인플루엔자(AI)·신종플루·에볼라·메르스에 이르기까지 변종바이러스의 공습이 계속해서 인류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확률은 4000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작은 병원균이나 기생충이 체내에 침투해서 혼란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인간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다. 의학의 발전으로 각종 전염병이나 풍토병의 발생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든 현대 사회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면서도 인간의 지식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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