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호주에서 카라반과 캠핑카 여행이 늘어나면서 차량용 화장실 폐수가 지역 폐수 처리 시스템에 새로운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캠핑카 화장실에 사용되는 탈취제, 세정제, 소독제 성분이 지역 하수처리장의 미생물 처리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에 발표한 연구에서 카라반과 캠핑카 화장실 폐수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지역 폐수 처리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카라반과 캠핑카 이용자들은 차량 내부 화장실의 냄새를 줄이고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화장실 첨가제나 소독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폐수가 도로변 폐수 배출소, 카라반 공원, 지역 폐기물 처리시설 등을 통해 지역 폐수 처리장으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농축된 세제, 탈취제, 소독제 성분이 함께 들어가 폐수 처리 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특히 캠핑카 화장실 제품에 사용되는 강력한 소독제 성분인 브로노폴에 주목했다. 브로노폴은 항균 효과가 있어 차량 내부 위생 관리에는 도움이 되지만, 폐수 처리 과정에서 유기물을 분해하는 유익한 미생물까지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호주 전역의 카라반 이용자 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차량용 화장실 세정제, 탈취제, 소독제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카라반 이용자의 65%가 이러한 제품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83%는 권장 사용량을 따른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권장량을 지키더라도 사용자가 많아질 경우 지역 폐수 처리시설에 유입되는 화학물질의 총량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브로노폴 기반 제품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어, 관광 성수기에는 특정 지역 처리시설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로노폴은 분해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2-브로모-2-니트로에탄올, 니트로알칸 계열 유도체 등 독성이 있거나 잔류성이 강한 부산물을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항균성 화합물이 침지 구덩이, 정화조,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에서 1차 처리에 중요한 미생물 군집을 억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역 폐수 처리시설은 대도시 하수처리장보다 규모가 작고, 주로 일반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를 처리하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다. 반면 카라반 화장실 폐수는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고, 소독제와 탈취제 등 화학물질 함량이 클 수 있다. 이 때문에 처리시설이 충분히 대비하지 못할 경우 처리 효율 저하나 주변 환경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관광 성수기에 화학적으로 처리된 카라반 폐수가 한꺼번에 유입될 경우, 지역 처리장의 생물학적 처리 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하천, 토양, 지하수 등 주변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폐수 시스템에 어떤 화학물질이 유입되는지 이해하는 것은 공중보건과 폐수 인프라, 환경을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지방정부와 폐수 처리시설 운영자가 증가하는 카라반 관광 수요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카라반 화장실 화학물질이 실제 폐수 처리 시스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지역 처리시설이 관광객 증가와 화학물질 유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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