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미세먼지·온실가스 문제 외면?

국내외 석탄발전소 투자…“기후변화 연료 역할” 강한 비판
시민단체 “지자체·시도교육청, 탈석탄 금고 지정하자” 촉구
박순주 기자 | parksoonju@naver.com | 입력 2019-06-20 1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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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박순주 기자] 국내 은행들이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 문제에 너무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이 겪고 있는 ‘미세먼지, 온실가스’ 문제는 ‘외면’하고, 지속적인 석탄발전소 투자를 통해 단기적인 이익만 쫓고 있다는 것.

19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그린피스, 환경운동연합, 기후솔루션 등 시민단체들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전국 지자체·시도교육청의 탈(脫)석탄 금고 지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세계 금융기관들은 미세먼지·온실가스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나아가 적극적인 ‘탈(脫)석탄 투자’를 선언하고 이를 이행하는 등 관심이 매우 높다.

반면 국내 금융기관 특히 은행들은 탈석탄 투자 선언에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내외 석탄발전소 투자를 통해 단기적인 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는 석탄발전 투자로 석탄금융 투자처가 이익을 얻는 동안 국민들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국민들을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와 지구 생태계의 재앙을 초래하는 기후변화의 연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강한 비판을 국내외로부터 받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기관 특히 은행들의 탈석탄 투자 선언과 이행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전 세계 탈석탄 금융 선언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 한국은 이미 후발주자”라며 “전 세계 2위 규모인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 지원부터 시급히 중단해 타 공적기관과 민간은행들의 귀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자체·시도교육청이 막자”
시민단체들은 “전국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금고를 지정할 때 탈석탄 투자를 선언한 은행을 적극 우대하는 방안이 탈석탄 투자에 무관심한 국내 금융기관들의 관심을 유도할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금고 지정 조례 및 규칙’을 개정해 탈석탄 투자를 선언·이행하는 금융기관(은행)을 적극 우대하면 금융기관(은행)의 탈석탄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탈석탄 금고’는 탈석탄 투자 선언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금융기관을 관리 은행으로 지정한 금고를 말한다. 해당 은행은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채권 인수, 대출 등 각종 금융지원을 중단하거나 향후 이행계획을 밝혀야 한다.

전국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의 금고 지정은 각각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의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에 관한 예규’와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금고지정 기준에 관한 예규’에 따라 각 지자체·시도교육청이 제정한 조례·규칙을 따른다.

현행 행안부와 교육부의 예규에 따르면 지자체·시도교육청은 금고를 지정할 때 지역특성, 정책목표 등을 반영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민단체들은 또한 “전국 지자체·시도교육청이 탈석탄 선언 여부, 석탄발전 투자 철회계획 제출·이행 등의 ‘탈석탄 금고 평가 세부항목’을 신설하고 유의미한 수준으로 배점함으로써 ‘탈석탄 금고’를 만들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지자체와 교육청의 금고는 국민의 세금 등으로 조성된 공공 재원인 만큼 금고 지정에 있어서 환경적 건전성과 재무적 위험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시도교육청 금고시장 ‘453조’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의 금고 규모는 올해 약 341조5775억 원으로, 국내 은행들의 가장 큰 사업 영역 중 하나다.

여기에 17개 시도교육청(약 70조5960억 원), 지자체 산하 공사·공단(약 28조2274억 원)과 출자·출연기관의 금고(약 12조5507억 원)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는 453조원에 이른다.

현재 전국 지자체·시도교육청 금고로 지정된 은행은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등이다.

그러나 이 중 전북은행과 제주은행을 제외하고 모든 은행이 국내외 석탄발전소에 투자하고 있다. PF(프로젝프 파이낸싱) 대출 규모만도 최소 7230억 원에 이른다.

그 외 회사채 투자 등 다른 형태로 투자한 금액까지 더하면 적게는 수조 원에서 많게는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탈석탄 금고 지정은 특정 금융기관을 배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시대에 대응해 시장의 룰을 바꾸어 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기후변화 리스크가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과도 밀접하게 연동돼 있는 만큼 탈석탄 금융 우대는 금융기관은 물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가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국장은 “작년 7월 환경부와 함께 수도권 미세먼지 퇴출 동맹을 체결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이 즉각 탈석탄 금고 추진 의지를 밝혀주길 촉구하며, 앞으로 지역 단체들과 함께 전국 지자체와 교육청의 탈석탄 금고 지정을 적극 촉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충청남도는 현재 지자체 중 최초로 탈석탄 금고 지정 및 운영 규칙을 개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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