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 이입종, 하천에 함부로 놔주지 말자

순천향대 4년 성무성 군, 우리 어류 보호를 위한 제언
박원정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9-13 10:57:07
  • 글자크기
  • -
  • +
  • 인쇄

그린기자단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어류보호 운동에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무성(순천향대학교 4년)군이 작성한 글과 사진을 게재한다.

지난 8월 우수기사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그냥 묻혀버리기엔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너무 많아 전문을 그대로 싣기로 했다.

성무성군은 본지 '이달의 환경히로인'으로 선정돼 소개된 바 있다.<편집자 주>

 

▲동해안의 한 하천 

지난 7월 23일, 동해안으로 흐르는 강원도 최북단의 하천을 찾았다. 민통선이 가까운 이 하천에는 버들개, 북방종개, 멸종위기 2급어종 가시고기처럼 동해안 하천에서만 나오는 물고기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뜻하지 않게 영서 지역에서 나오는 피라미와 퉁가리 그리고 참갈겨니까지 발견됐다. 특히 참갈겨니는 몇 년 전에 갑자기 출현했는데 이 날은 우점종으로 자리를 잡은 듯 보였다. 이전에는 없었던 종이 갑자

▲이입된 참갈겨니

기 출현하는 현상이 이제는 동해안 하천에서 흔한 일이 담수어 전공자들에게 동해로 흐르는 하천은 씁쓸한 곳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빙하기 이전, 한강과 금강은 중국과 그리고 낙동강과 섬진강은 일본, 또 동해안 북부 하천은 아무르강과 각각 연결되어 있었다. 이후 하천이 서로 다른 물줄기를 형성하면서 지역마다 담수어들이 진화했고 서, 남해로 흐르는 하천에 비해 동해안 하천의 물고기들은 종은 단순하지만 독특한 어류상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사이에 동해안에 전혀 서식하지 않던 어종이 출현하면서 동해안의 고유한 어류상은 무너져 가고 있다. 
   

 

동해안 북부하천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 북방종개 Cobitis pacifica(사진 위)와 영서 지역에서 나오는 한국 고유종 참종개 Iksookimia koreensis(사진 아래)는 모습은 서로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종이다.
이입종들은 마치 다른 외계행성에 불시착하듯이 이입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고 새로운 병원균을 불러 오기도 한다. 게다가 고유의 생물상에서 형성된 먹이사슬에 개입하여 전에 없던 경쟁 구도를 만들고, 결국 

 

은 생태계의 안정성을 파괴할 수 있다.
마라톤 완주를 앞두고 있는 선수 앞에서 주최 측이 갑자기 골인지점을 1km 뒤로 옮기면 마라톤 주자는 이미 기존의 골인지점에 컨디션이 맞춰져 있기에 완주가 힘들 것이다. 고유 생물들도 이입종이 없는 환경의 압력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었는데, 이입종이란 다른 압력이 생겨나면 그만큼 생활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얼마 전 이천 하이닉스 인근 하천에서 발견된 구피의 박멸 여부를 두고 인터넷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린 바 있었다. 이입종을 제거하는 것만이 능사인가? 만약 이입종을 굳이 일부러 제거한다면 이입종의 존재에 이미 적응하였던 생물들은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응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전부터 이입된 종을 박멸하려는 행정적 노력을 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미미하며 사전에 새로운 유입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외래종이나 이입종이라면 흔히 외국에서 들어온 배스, 블루길, 황소개구리를 생각나는데, 외래종이나 이입종은 외국에서만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한 번 이입되면 그 지역의 생태계는 다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
지자체나 종교단체의 행사나 관상용으로 채집해 사육한 개체를 다른 장소에 방류하는

▲이천 죽당천에서 발견된 구피, 공장 온페수로 겨울에도 살아남아

최우점종으로 자리잡았다. 

사례는 외국 이입종만큼이나 관심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대중적인 인식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자연에서 관찰한 생물은 그 자리에서 놔 주어야 하며, 전혀 다른 곳에 방류하는 것은 어쩌면 남획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한편 국내에서 이입종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인 어류상 조사만 있을 뿐, 이입종들이 토착종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며 생태계에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한 긴 기간의 연구가 전무하다. 이입종에 대한 체계적 대책과 각 분야 생명과학자들의 공동연구가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글, 사진=성무성(순천향대학교 4년>


*출처
환경부-이입어종 유입 예방을 위한 담수어류 방류 가이드라인
http://www.me.go.kr/home/web/policy_data/read.do?pagerOffset=0&maxPageItems=10&maxIndexPages=10&searchKey=&searchValue=&menuId=10263&orgCd=&condition.rnSeq=4&condition.orderSeqId=7041&condition.deleteYn=N&seq=7040

민물고기 ‘점몰개’는 어떻게 산맥을 넘었나- 한겨레 조홍섭 기자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28&aid=0002418391

*이 기사에 도움을 주신 영남대학교 석호영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daum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