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활용, 목질계 에너지원 부활?

에너지 생산설비의 효율적 운용이 ‘과제’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12-05 10: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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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재펠릿 가공품(좌) 목재펠릿 가공품(우)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국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forest biomass)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산림청은 지난 8월23일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시된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이용·보급 촉진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했다. 앞으로 가로수 벌채 및 가지치기 산물과 산불 피해목 산물 등으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대기오염, 수입 목재펠릿(wood pellet), 바이오매스발전소 난립 등 논란이 됐던 목질계 에너지원에 대해 짚어봤다.

REC 가중치 상향 조정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화(RPS) 제도를 2012년부터 시행 중이다. RPS 제도는 대규모 발전사업자(500MW 이상)가 의무비율 2%를 목재원료와 석탄을 이용한 혼소(混燒)발전을 해야 하는 것으로, 2022년에는 발전량의 10%를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사용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대량의 폐목재를 발전용으로 확보하고 나섬으로써 기존 목재재활용업계에 교란을 불러온 바 있다.


▲ 단양군 영춘면 상리에 위치한 경제림육성단지 내 소나무 조림지
산림청은 목재원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짧은 기간(20∼35년)에 산림바이오매스와 산업용재 공급을 위한 바이오순환림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바이오순환림은 백합나무, 포플러류, 아까시나무, 리기테다소나무 등 속성수를 토지 생산성이 높고 접근성이 용이하며 기계화작업이 가능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하여 2020년까지 전국 10만ha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그간 폐목재 공급 부족에 대해서도 미이용 임지 잔재들이 고형바이오매스로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수입 목재펠릿에 대한 우려도 상당수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벌채 산물 중 원목규격에 못 미치거나 수집이 어려워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REC)’ 가중치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발전용 원료로서의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따라서 그간 동남아 등지에서 제조된 질 나쁜 펠릿이 수입되고, 목질계 폐기물 연료까지 유통되면서 바이오매스산업이 미세먼지 배출 주범이란 오명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목재연료칩 품질기준 강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적으로 2,800만 톤의 목재펠릿이 사용됐다. 이 중 대부분은 유럽연합에서 사용되었는데 영국의 Hawkings Wright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 목재펠릿의 50.2%는 가정용 난방에 사용됐고, 49.8%는 산업용에 활용됐다. 이 중 산업용으로 이용된 목재펠릿은 주로 열병합발전(CHP)에 사용한 것이다.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열은 다시 온수로 만들어져 주거용이나 산업용 난방에 주로 사용됐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수입해 사용하는 펠릿이 대부분 혼소발전소에서 석탄과 혼합하여 사용됐다. 대용량발전소에서 목재펠릿을 혼소하게 되면 나무가 가진 에너지의 30%가량만 전기발전에 활용되고 나머지는 대기 중에 손실된다. 또 대형발전소에서 펠릿을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원거리에서 연료 조달 시 제조와 운반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탄소배출이 불가피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원목으로 펠릿을 만들면 나무자원의 단계적 이용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측면 때문에 환경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7월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목재제품 중 “목재펠릿과 목재칩의 품질규격”을 국제표준인 ISO기준을 도입하여 개정했다. 더불어, 향후 국내 바이오에너지 시장 확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목재칩 품질규격을 등급화하고 품질기준을 재정립하는 등의 개정도 추진한다. 개정안에서 목재연료칩은 A1과 A2 등급으로 분류하였으며, 폐목재 혼입을 방지하기 위해 비소, 수은 등 주요 5대 중금속 기준을 새롭게 신설했다.


또한 호그의 경우에도 기존보다 질소, 황 및 중금속 등 유해물질 배출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이수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목재펠릿 품질규격은 기존 1~4등급에서 용도에 따라 가정용·소규모 상업용과 산업용으로 나뉠 예정”이라며 “가정용·소규모 상업용에는 A1, A2 및 B등급, 산업용에는 I1, I2, I3등급으로 구분된다. 특히 주거용, 소규모 상업용, 공용건물의 목재펠릿 보일러는 자동 연소조절 장치와 연도가스 세정장비가 없는 경우와 관리를 위한 난방전문가가 없는 경우, 연소기가 거주지 또는 인구밀집지역에 설치된 경우 등에는 산업용으로 분류된 등급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폐목재와 분류를 위해 인위적으로 화학물질에 의해 처리된 목재가 오염되지 않은 목재연료와 혼합된 경우 혼합량에 관계없이 목재펠릿 원료로 사용할 수 없으며, 혼합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원료로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이 연구관은 “목재펠릿의 청정이미지를 강화하고 폐기물 원료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품질기준을 개정하는 것이며, 보일러 용량 및 관리전문성에 따른 가정용과 발전용 시장을 분리하고 저위발열량 기준 도입 및 품질기준 강화 등이 중점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일괄수확체계(Integrated Harvesting)를 통해 생산된 원목은 기존 수요처(펄프목, 신탄재)로 판매하고,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벌채부산물)는 임지에서 건조 후 에너지용 목재칩으로 파쇄하는 사진 

미래 에너지원 발전 가능성
목재펠릿은 단위 중량당 발열량이 높아 대표적인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산림청(2017년) 자료에 따르면, 목재펠릿 1톤은 원유 3.3배럴(524리터) 또는 유연탄 0.7톤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 원유 1톤을 대체할 경우 탄소(CO₂) 3.04톤, 유연탄 1톤 대체 시에는 CO₂ 2.1톤의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형태나 크기도 균일해 운송과 보관이 쉬울 뿐 아니라 일정한 품질로 안정적으로 열량을 공급할 수 있어 연료 절감 효과 또한 뛰어나다. 나무가 원료이기 때문에 황산화물(SOx)이나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거의 없고, 태워도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다. 나무는 성장하면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고 이것을 태우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또 숲에 버려지는 나무나 벌채 후 산업용품으로 가공 후 남은 임업 부산물 등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를 다시 배출한다.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자연분해될 나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나무를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것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탄소순환 논리에 따라 UN 기후변화협약에서 ‘탄소중립(Carbon neutral) 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해외 선진국에서는 대표적인 바이오에너지 중 하나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최소 27%를 재생가능 에너지로 사용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바이오매스의 최종 에너지 수요는 2020년 124Mtoe에서 2030년 147Mtoe로 전체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의 약 5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EU, 2017). 또 미국 환경보호국(EPA)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산림이 미국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1.2%를 상쇄하고, 산림바이오매스를 공급원료로 사용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탄소중립 효과를 발표했다.

산림의 탄소순환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이 시험대
산림청은 내년에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4곳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은 선도산림경영단지처럼 원료의 공급이 원활한 지역의 마을에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등 산물을 수집해 목재칩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와 열에너지로 활용하게 된다. 따라서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에는 소형 열병합발전소가 설치돼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데, 이때 얻어지는 난방열은 마을에서 열배관을 설치해 중앙난방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생산한 전기는 판매해 경제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산림바이오매스 분산형에너지공급사업이다.


산림청은 이 사업에 총 2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모를 통해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이 선정되면 국비 50%와 지방비 50%가 지원되고, 선정되는 마을에는 지역의 산림바이오매스 자원을 전처리하는 바이오매스센터와 소형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산림청은 이미 2012년에 경상북도 봉화군(펠릿보일러)과 2014년 강원도 화천군(펠릿 및 우드칩보일러)에 산림탄소순환마을을 조성한 바 있다. 하지만 펠릿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펠릿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봉화군 산림탄소순환마을의 운영이 중지되기에 이르렀다. 반면 펠릿 외에도 우드칩을 이용하여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화천군 산림탄소순환마을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경제적으로 원료공급을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김종룡 산림청 사무관은 지난 8월에 열린 산림청 산하 모 협회의 10주년 행사에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활용방안으로 분산형 에너지공급체계 구축, 임도 확대 및 기계화시스템 도입 등의 기반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소형 열병합발전설비를 지역주민 주도로 운영해 저렴한 가격에 에너지를 이용하고 중장기적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시스템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산림청 관계자는 “이들 시설을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에너지협동조합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한 운영비용은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한 수익으로 충당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산림탄소순환마을 운영모델
효율적인 설비 운용이 관건
현재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수목류, 초본류를 망라한 식물체이다. 그중에서도 삼림자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산림면적이 전 국토의 65%(637만㏊)에 달하므로 산림바이오매스는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바이오매스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서는 각 단계별 공정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과 에너지 생산 설비의 효율 및 내구성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국내 산림바이오매스가 에너지 분야에서 확대되기 위해서는 설비의 운용 방법에 대한 현장 지식과 장비의 내구성 등이 포함되며, 운용 중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원료의 적합한 전처리 등에 대한 현장 적응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에 대한 공급인증서 가중치 및 혼소 설비에 대한 REC 정산비용 상향 조정 등에 따라 생산업체의 투자와 공급량의 증가로 발전사의 경제성이 확보될지 기대감이 커진다. 아울러,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로 중앙난방을 효과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을단위 열공급 사업, 소규모 열병합사업 등 분산형에너지 공급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도 주목된다. (자료/사진 및 이미지 출처_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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