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쓰레기 대란 왜 왔나…앞으로 대책은?

재활용정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5-08 10: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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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중순까지 재활용쓰레기 수거 및 처리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쓰레기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란이 가중됐다. 이에 본지는 재활용쓰레기 대란 발발 과정을 살펴보면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해봤다.
우선 현재 사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 1달간의 동향을 살펴보고, 과거 재활용정책을 총괄 지휘한 담당책임자에게 제도의 본질과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 전문가와 각 이해당사자들에게 의견을 들어보는 순서로 편집했다.

▲ 영농폐비닐 수거

재활용쓰레기 대란 과정
2017년 7월 중국 정부는 자국의 재활용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재활용쓰레기를 2018년 1월 1일부로 전면금지 조치한다고 사전 예고했다. 올해 1월 중국으로 수출되던 폐기물 물량이 국내에 적체되면서 폐지, 비닐, 플라스틱 등 재활용 원료들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재활용업자들은 3월 26일,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폐비닐, 폐스티로폼의 수거를 4월1일부터 거부하겠다고 통지했으며, 이에 아파트 관리사무소들은 비닐류를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도록 안내했다. 그러나 비닐류, 스티로폼을 종량제봉투에 넣어서 버리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므로, 환경부는 각 지자체 및 아파트관리사무소에 “비닐류는 깨끗이 씻어 투명봉투에 담아 배출하고, 스티로폼은 테이프 운송장, 상표 등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배출하라”는 내용을 담은 재활용 관리지침을 통지했다.


또한 환경부는 4월 3일 산하단체 및 수거업 관계자들과 협조를 통해 정상수거가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 환경부의 지침은 쓰레기로 혼란을 빚고 있는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으며, 정상수거에 합의하지 않거나, 연락조차 받지 못한 업체들이 수두룩했다.


4월 4일 현장을 찾아본 결과 아파트 단지 한 쪽으로는 수거가 안 되고 있는 폐비닐과 폐스티로폼이 쌓여 있었으며, 일부 아파트는 쓰레기로 전락한 폐비닐, 폐스티로폼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고 있었다. 실제 4월 28일까지도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가 해결이 안 된 아파트들은 종량제봉투를 이용해 처리하고 있었다.

▲ 재활용을 위해 수거한 각종 플라스틱

폐비닐 수거 거부 사태로 드러난 재활용 정책의 구멍
최근까지도 우리나라의 자원재활용 정책은 선진국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수준으로 발전해 왔고 그렇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우리나라의 재활용 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다. 특히 우리가 자랑했던 EPR(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의 문제점, 시민의식 부족으로 올바른 분리수거 배출이 안 돼 재생원료의 질이 저하되는 점, 고형연료 정책 강화로 인한 고형연료생산시설 존폐 문제, 환경부 자원순환 부문 예산 감축,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 정책 부재 등 여러 가지의 문제들이 노정되었다.


우리나라는 2016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에 있어서 세계 최고를 기록했지만, 정부는 이 문제에 있어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효성 떨어지는 자발적 협약만 맺는 정부, 제도로 발전 되야
지난달 26일 환경부는 대형마트 5개사와 ‘1회용 비닐쇼핑백·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으며, 27일에는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자발적 협약식’을 가졌다. 그러나 과연 강제성 없는 자발적 협약의 실효성이 얼마나 갈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은 어쩔 수 없다. 환경부는 일전에도 커피전문점과의 ‘일회용컵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통해 일회용컵 사용량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펼쳤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자발적 협약을 맺은 기업들은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즉 이번에 맺은 자발적 협약들도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잠시 잠재우기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발적 협약에서 더 나아가 강제성을 띄는 제도로 자리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일상생활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재활용쓰레기가 더 많이 나오도록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고, 충분히 사용 가능한 물건도 폐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경제적, 환경적 큰 손실이다.


하나의 예로 배달문화의 발달이다. 24시간 배달하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이로 인해 재활용쓰레기가 같이 늘어나는 구조다. 즉, 우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1순위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쓰레기를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 재활용쓰레기 대란, 아파트 수거 중단 공지

EPR 제도의 문제점
EPR 제도의 경우 생산자는 생산한 제품 100%에 대해서 재활용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품목별로 의무율에 따라 책임을 지고 있다. 단일재질 용기류 79.6%, 스티로폼 80.7%, 페트병 81.8%의 비율로 재활용 책임을 지고 있는데, 이번 사건이 터지게 된 비닐류의 경우는 65.3%로 가장 낮다. 그 이유는 재활용 처리 과정에서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대상 품목이 한정되어 재활용 시장 구조에 혼란을 주고 있다. 제품의 포장이나 가정에서 방한용으로 많이 쓰이는 에어캡(뽁뽁이)과 비닐 지퍼백, 차량 덮개용 비닐 등은 포장재로 성격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재활용 책임 대상 품목에서 빠져 있지만 그 사용량은 실제로 상당하다. 즉 제2의 재활용쓰레기 대란이 오기 전에 생산자의 책임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음은 재활용 쓰레기 사태에 대한 각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
“환경부 회계에 문제가 있다. 폐기물 부담금으로 얻은 세금을 폐기물재활용 부문에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다른 부분에 사용하고 있다.”


이소라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원
“고물상 등을 제도권 내로 들여 관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생산자 책임자재활용 제도와 통합해 교육지원 혜택이나 재활용 안전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재활용 처리가 손쉽게 가능하도록 재질구조 개선과 같은 과학기술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김동섭 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연구소 본부장
“제품 포장재 생산자들은 재활용 장애요인을 찾고 빨리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지자체는 분리배출 홍보를 더 열심히 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준석 자원순환단체총연맹 공동대표
“재질변경, 사용제한 등 강제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인지시키고, 폐기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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