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사례로 살펴보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세 증감'

에너지 효율을 높여 가정 부담 줄인다
강유진 기자 eco@ecomedia.co.kr | 2017-10-11 10:51:14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이다. 안전한 에너지는 탈원전을 뜻하고 깨끗한 에너지는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를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전체 에너지의 20%로 확대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미세먼지로 인해 봄철 화력발전소 운영 중단 조치가 내려지고,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정지 되며, 신고리 5·6호기도 백지화의 운명을 맞이하게 될 상황이 펼쳐지자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우려도 섞여 나왔다.

 

그것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발전단가가 비싸지고 자연히 소비자(가정)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 일이 있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앞서 에너지 전환을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어떨까? 모두 전기세 증가를 경험했을까? 에너지 전환에서 본보기가 되고 있는 ‘독일’ 사례를 살펴본다.  

 

독일 에너지 전환정책의 핵심

독일의 에너지 전환정책은 정확히 말해 ‘기후변화에너지정책’이다. 2007년에 기후에너지 통합정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고 2012년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계승해 이어져 오고 있다.

 

2020년부터 2050년까지 10년 단위로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증가 목표치를 정했다. 최종 2050년에는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95%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전력비중을 80%, 최종에너지 비중을 60%, 1차 에너지 소비를 2008년 대비 50% 단축한다. <표1> 

△ 표1. <자료제공=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박진희 교수>

 

이를 위해 다각도로 준비해오고 있는데, 에너지전환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와 에너지부를 신설했다. 목표는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지불 가능한 에너지 공급 정책’이다. 

 

또한 10대 에너지 어젠더 내세웠는데 주요내용은 재생에너지법 제정. 재생에너지 유동성에 대비한 예비 발전소 효율적 투입, 송·배전망 확충, 에너지 전환 모니터링 등이다.

 

10대 어젠더 중 눈에 띄는 것은 ‘효율전략’과 ‘건물전략’인데 효율전략에서는 건물개선 지원금확대, 건물 효율화에 대한 세제 지원, 열병합 발전 촉진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건물전략에서는 전기, 열, 효율화를 아우르는 종합 건물 개선 프로그램을 수립해 2050년까지 건물의 기후중립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이 펼쳐 온 에너지 전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에너지 효율화다. 즉 낭비를 줄이겠다는 뜻이다. 이는 효율전략과 건물전략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두 번째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법 제정과 송·배전망 확충 등이 그에 해당한다.  

 

싸다는 원자력 보다 더 저렴한 태양광
독일은 현재 내륙풍력 11%, 바이오매스 8%, 태양광 6%, 수력3%, 해상풍력 2%로 재생전력 비중이 늘어났다. 독일은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5%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2017년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이 30%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재생에너지 단가와 전기세는 얼마나 증가했을까.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인 박진희 교수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표2>는 독일 에너지 발전량에 대한 단가 비교표이다.

△ 표2

 

풍력은 5.0ct(센트), 태양광은 6.0ct, 무연탄은 6.6ct, 가스는 7.0ct이다. 풍력과 태양광이 타 발전단가에 비해 저렴하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가격이 싸다고 알려진 원자력 발전단가(6.4ct)보다도 저렴하다. 

 

이미 독일은 재생에너지로 원자력 보다 저렴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를 두고 “물론 이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30% 정도 도달해 있어 안정된 시장을 바탕으로 나올 수 있는 가격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가 1%대이며 태양광 에너지를 기준으로 발전단가는 170원 정도이다. 이 상태에서 경제성을 따지기는 이르다. 우리나라는 2030년에 재생에너지 20%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독일 사례를 참조한다면 재생에너지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초기 전기 요금 증가는 ‘에너지 효율화’로 줄어
발전단가를 봤다면 이번에는 독일 가정에서 부담하는 전기요금을 보자. <표3>은 독일 4인가족의 평균 전기요금이다.

△ 표3

 

총 금액만 보면 분명 증가한다. 눈여겨 볼 부분은 EEG surcharge(재생에너지 부담금)이다. 에너지전환을 정책으로 본격적으로 실시한 2012년도 이후, 즉 2013년과 2014년에는 재생에너지 부담금이 상당히 증가했고 이 때문에 총 전기요금이 올랐다.

 

주목해서 볼 부분은 2014년 이후의 재생에너지 부담금인데, 독일의 경우 2014년 이후로 재생에너지 부담금은 동결되거나 소폭 상승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재생에너지로 전환 시 초기에는 분명 부담이 늘어나지만 그것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며 재생에너지 비율이 30%에 달하는 현재는 거의 변화가 없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독일 에너지 전환 정책의 핵심인 ‘에너지 효율화’에서 그 이유를 읽어낼 수 있다. 즉 독일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초기 부담금이 다소 증가하긴 했으나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여 ‘에너지 자체를 많이 쓰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다. 앞서 말한 10대 어젠더의 효율전략과 건물전략 등이 뒷받침 되어 에너지 사용량 자체가 줄어버린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에너지 전환
에너지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기후변화와 원전사고로 인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사회가 된 것은 물론이고, 산업과 경제의 흐름역시 새로운 에너지 체계를 원하고 있다. 세계의 경제는 석탄이나 원자력이 뒷받침 하던 체제를 벗어나 4차산업혁명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는 에너지 공급 차원에서도 전환이 필요함을 뜻한다.  

 

에너지 전환사회를 맞이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감소이다. 지금처럼 에너지를 계속 쓰다가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모든 에너지 발전을 다 쏟아도 그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

 

독일 사례에서 보듯이 에너지 감축은 효율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건물의 효율화, 재생에너지 전송의 효율화 등을 통해 에너지 자체를 적게 쓰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줄어든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초기 전기 요금의 부담은 다소 증가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 할 수 있다는 것을 독일에서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가 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할 때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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