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국립생태원'

생태연구, 교육, 전시, 에코힐링 총집합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2-11 10: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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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첫 문을 연 국립생태원이 어느덧 개관 6주년을 맞이했다. 환경부 산하기관으로 충남 서천에 자리 잡은 국립생태원은 그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이런 곳까지 사람들이 전시를 보러 올까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진심은 통했다.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연구하고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전시를 선보였다. 6년 된 신생기관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성공적인 사업들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역사회 일자리와 수익창출에도 큰 기여를 했다. 2018년 7월부터 부임한 제3대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을 만나 지난 6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 국립생태원


Q국립생태원은 어떤 곳이고, 생태가치는 무엇인가
A 국립생태원은 ‘생태연구의 리더, 생태가치 확산을 주도하는 생태전문기관’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먼저 자연생태계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시 및 교육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생명존중과 환경보전 의식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올해로 개원 6년 차인데 관람객 500만 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종합 생태전문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태관광사업, 도서출간 등 다양한 영역으로 생태문화를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연과 사람이 함께 하는 미래를 연구한다’는 가치를 이정표 삼아 국민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Q국립생태원과 국립생물자원관은 어떤 차이가 있나
A 국립생태원의 생태연구와 국립생물자원관의 생물연구는 엄밀히 다른 분야다. 우선 생태연구는 생태계 내 구성요소와 이를 둘러싼 무기환경과의 상호관계를 규명하는 생태학 기반의 연구를 수행하는 것에 비해, 생물연구는 분류학을 기반으로 개별 생물종의 생물분류, 유전적 특성 및 자원적 가치를 연구한다. 

 

두 기관은 설립 목적상 기능 면에서도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생태 및 생태계에 대한 조사.평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 연구, 생태계의 보전.복원 및 외래생물로 인한 국내 생태계 보호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이다. 반면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 생물자원의 각종 표본 확보를 통해 생물의 유전자원을 보전.관리하고, 생물자원에 대한 조사.연구를 수행하여 인간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의 가치를 연구하는 기관이다. 

 

정리하자면 국립생태원의 연구는 생물들이 모여 유기적인 관계로 구성되는 생태계에 대한 종합적 관계를 연구하는 것이라면,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원으로서의 개별 생물의 유전자와 성분 연구 등을 통한 생물종 자체에 관한 연구가 중심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Q현재 우리나라 생태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A 환경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생물다양성 감소가 심각하다. 또한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보건 문제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복지·환경 등 사회 전반에 있어 생태분야 전문가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학문적으로는 기초생태연구에 더욱 충실해져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에 따른 생태계 변화현상을 알아 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국민들은 생태계 보전과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이런 배경으로 본다면 앞으로 국립생태원의 역할과 사회적 요구는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

Q부임 후 내건 슬로건에 대해 설명해달라


A 많은 국민들이 국립생태원의 쾌적한 시설에서 자연을 경험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이 마음의 안정을 찾아 가셨으면 좋겠다.

 

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별빛, 반딧불이 이런 게 친숙하다. 그러다 일본유학을 하게 되고 도시생활을 하면서 허전함을 느꼈다.

 

그래서 내가 부임한 이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게 ‘전 국민의 고향과 같은 생태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여기 와서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심신이 편안해 져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국민고향이 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숙박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Q숙박시설의 취지는
A 국립생태원을 방문하는 많은 분들이 ‘힐링’ 받아서 좋았다고 하신다. 도시 사회는 지나친 경쟁과 각박한 자연환경이지만 이곳은 우리나라에 없는 기후대도 경험해 볼 수 있고 다양한 동·식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생태학이란 자연과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자연의 변화를 보면서 섭리와 순리를 배우는 것이다. 생명에 대한 존중과 존엄성도 알게 된다. 그렇다 보니 생태원을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낮아지고 면역세포도 활성화 된다고 한다. 이런 개념에 착안해 ‘에코힐링’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힐링을 통해 건강증진 효과를 얻는 것이
다. 더 나아가 자연 속에서 문화를 이끌어 내는 ‘생태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저녁노을을 보면서 감탄을 하면 시가 되고, 표현하면 글과 그림이 된다. 에코힐링과 생태문화가 이어져 발전하는 것이다. 

 

이런 에코힐링을 위해 숙박시설을 마련했다. 숙박시설인 교육생활관은 생태원 교육이나 해설에 참여하는 경우에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이용 할 수 있고,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환경과 생태에 관한 세미나, 워크숍등의 자체활동을 할 경우도 이용할 수 있다. 총 5개동 32객실(4인실 17개, 6인실 15개)을 운영하고 있다. 

 

Q이런 사업에는 예산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A 에코힐링을 위해 상생공간이라고 해서 가을 들풀길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물억새가 우거진 공간에서 하늘을 보며 걷는 행사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들을 연계 시키려고 했는데 3년째 예산이 밀려서 안 됐다. 아쉽다. 사실 우리가 추구하는 사업이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산업화하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른 연구와 달리 생태연구는 역학조사처럼 단기간에 결과를 낼 수 없고, 기후변화처럼 장기적인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예산만 쓰고 결과는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예산책정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Q그래서 최근엔 산업화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A ‘생태모방’이라는 것을 한다. 국가 산업이 반도체나 바이오산업 등에서 미래먹거리를 찾는 데 어느 정도 한계에 봉착한 부분 있다. 일자리 창출을 생각하다 생태연구를 바탕으로 자연생태를 모방한 제품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생물종은 세계적으로 150만 종에서 1000만 종 정도 존재한다고 추정한다. 진화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살아 남았을까를 연구해서 인간의 삶에 기술로 접목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토리거위벌레는 긴 주둥이의 큰 턱을 이용해 딱딱한 도토리에 효율적으로 구멍을 뚫는다. 입구는 좁으나 안으로 들어갈수록 호리병처럼 넓게 판다. 국립생태원은 도토리거위벌레의 움직임에 착안해 표면 입구는 작으면서 내부공간은 많이 파낼 수 있는 ‘확공형 드릴’을 개발했다. 이런 걸 생태모방이라 한다. 현재 국립생태원에서는 동물들이 가진 색깔을 이용해 디스플레이에 연결하는 것을 연구 중이다. 

 

Q지난해 개원한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역할은
A 영양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만들었다. 그 동안 종복원은 몇몇 기관에서 있었으나 일원화되지 않았는데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가 종 복원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생물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생태는 다양해야 환경변화에 안전하다. 한쪽이 쓰러져도 다른 쪽이 살아남아 이어간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종 복원의 컨트롤 타워 역할 뿐 아니라 서식지 보존에도 힘쓸 것이다. 

▲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개원식


Q임기 동안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계획은
A 사실 국립생태원에서 다루는 분야가 넓다. 신생기관인데 연구만 하는 것도 아니고 동·식물 관리와 전시·교육까지 해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서로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빠른 시간에 비교적 잘 정착했다고 평가한다. 이제는 시행착오를 마무리하고 도약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재임기간 동안 ‘기후변화에 대비한 장기생태 연구 확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기반을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 기반구축과 지원을 위한 생태모방연구’와 ‘에코뱅크를 활용한 생태연구 허브기관 도약’ 등의 기초 생태연구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한, ‘백두대간 생태축 보전·복원 연구’, ‘DMZ 생태계 조사’, ‘생물다양성 가치평가 방법론 개발’ 등과 같은 자연환경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국가정책 지원에도 충실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성과들을 기반으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여 누구나 자연과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전 국민의 고향과 같은 생태원’을 만들고 싶다. 

 

Q에코뱅크란 무엇인가
A 올해 오픈 예정인 정보포탈이다. 싱가폴에 갔는데 싱가폴지수라고 해서 그 도시의 인구, 주요산업, 녹지면적 등 전부 수치화해서 평가하더라. 이탈리아도 이 제도를 도입했다. 우리도 싱가폴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각 지역에 어떤 생물이 있는지 어디가 좋은 환경인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도시의 생태 현황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얼마나 살기 좋은지 평가한다.

 

이런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역 공무원 교육도 하면서 근본적인 생태계가 회복되도록 하려고 한다. 단순히 나무 몇 그루 심는 게 아니라 순환하는 생태계를 갖추도록 평가하고 교육하는 것이다. 

 

또한 이 시스템을 구축해서 아시아 지역에 진출할 예정이다. 아시아에 생물자원이 풍부한데 어떻게 관리해야 할 줄 모른다. 우리가 플렛폼을 서비스 해주고 자원관리를 도와
주려고 한다.

▲ 국립생태원 사막관의 사막여우

Q남북협력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DMZ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개발로 인한 위협도 있는데, 생태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A DMZ는 1953년 휴전 이후 자연 스스로 회복한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이자, 백두대간, 도서연안과 함께 한반도 핵심 생태축이다. 전국 생물종의 23%(5929종)와 멸종위기종의 38%(101종)가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DMZ 일원은 군 전술도로, 군사시설 확장, 진지공사 등의 영향으로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

 

또한, 1993년, 1997년, 2008년 세 차례에 걸친 민간인통제선의 북상으로 보호 면적의 감소와 개발행위가 증가하고 있으며, 접경지역지원특별법으로 토지전용기준 및 개발조건이 완화되어 DMZ 접경지역 지역개발에 대한 열망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및 통일 시 DMZ 일원의 토지소유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무분별한 토지이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008년부터 환경부에서 주도적으로 DMZ 일원 생태계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2014년부터는 국립생태원에서 수행하고 있다. 확보된 생물다양성 자료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 보호지역 지정과 관리, DMZ 및 민통선 지역의 보전 대책 수립과 지속 가능한 이용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있다.

 

국립생태원은 2019년 서부임진강하구 권역의 조사가 끝나면 2020년에 DMZ 일원의 생물다양성 지도,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 분포 지도 등을 제작하여 전문가 및 국민들이 알기 쉽게 DMZ의 생물에 대하여 알릴 계획이다. 

 

Q끝으로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국립생태원의 노력과 성과는 무엇이 있나
A 국립생태원의 지역협력사업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참여, 지역관광 활성화 사업 그리고 지역경제 육성사업이다. 

 

서천지역상생발전협의회 및 지역주민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다양하게 소통을 하고 있으며, 특히 국립생태원에 대한 지역사회 자긍심 고취를 위해 설과 추석명절에 서천군민과 함께 방문 시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내고향 서천 국립생태원 둘러보기’ 행사와 지역에서 근무중인 국군장병 및 지역주민 초청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내부의 생태 전문인력을 활용한 재능기부 프로그램으로 지역아동센터에 ‘찾아가는 생태교실’을 운영한다. 서천군, 군산시(근대역사박물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지역의 공공기관 및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금강하구 관광벨트를 조성하여 상호 제휴입장료 할인제도 시행과 함께 기관 통합리플릿을 제작하여 공동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또한 서천, 보령 등 충남 6개 시.군과 군산, 익산 등 전북 6개 시.군의 주요 관광명소를 담은 서해권 통합지도를 개발하여 공동 홍보활동을 하는 등 지역 관광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매주 국립생태원내에서 지역주민이 주말장터를 열어 지역특산품을 홍보, 판매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천특화시장과 제휴 할인제도를 운영하여 연간 8억 원 이상 매출을 증대시키고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2018년 대한민국 대표 재래시장 20선’에 서천특화시장이 선정되는데 기여했다.

[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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