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리모델링 정책의 허점과 방해요소 무엇?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1-17 10:41:23
  • 글자크기
  • -
  • +
  • 인쇄
▲ 지난 11월 그린리모델링을 마친 충암경로당


노후된 도시를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그런 맥락에서 그린리모델링은 필수라 할 수 있다. 과연 노후건축물에 에너지 성능·효율 향상 시공을 했을 때, 얼마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는 지난 11월 ‘노후 건물 에너지개선 효과와 정책수단’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주택 등 노후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 사례와 효과를 살펴보고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지난 여름 111년만의 폭염은 그린리모델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많은 학자와 경제기관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시아개발은행은 국가별 최대 GDP의 3~8%까지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듯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나라들은 파리협약을 맺었고 우리나라도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이행 지침을 따라 감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 중 두 번째로 많은 23%의 비중을 차지하는 배출원이 ‘건물’부문이다. 이에 2030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서 건물부문 6450만 톤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 중 ‘기존 건축물 성능 개선 유도’로 8400만 톤을 절감하기로 했다.
그러니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그린리모델링은 관련이 깊다. 그린리모델링은 건물 에너지 사용을 효율적으로 개선해 불필요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

그린리모델링 현 주소는?
그렇다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건물 에너지 및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살펴보자. 관련부서로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공급 및 수요관리를 총괄한다. 국토교통부는 건축물 관련한 에너지 정책을 총괄한다. ‘건물 온실가스 감축’, ‘건축정보(건축물대장)’, ‘건물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 등을 관리한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총괄하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실시하고 있다. 노후건축물 관련 정책으로는 ‘민간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이자 지원 사업’, ‘공공 그린리모델링 지원사업’,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인증’, ‘건축물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 관리제’,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정책’, ‘공공건축물 에너지 소비량 공개’ 등이 있다.
관련 부처에서 다양한 정책들이 실시되고 있지만 한계도 여전하다. 기존 에너지 절감 추진 방향성은 신축건축물에 한해 제도가 강화되고, 연 면적이 1000㎡이상인 대형 건축물 위주로 에너지 절감 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1000㎡ 이상 대형 건축물은 전체 건축물에서 나오는 에너지 사용량의 10.7%만 차지할 뿐이다. 공공·상업부문에서 1000㎡이하 소규모 건축물은 88.7%를 차지하며 가정부문에서 소규모 건축물은 96.7%다. 즉 대부분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존·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정책은 거의 없다시피 해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근린생활시설부문도 전체 건축물 에너지 사용량의 43%(서울은 49.6%)에 달하는 많은 양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에너지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빈약하다.

촘촘한 관리와 금융지원이 대안
그렇다면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승연 연구원은 ‘건물 에너지 케어 서비스 사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쉽게 말해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맥락으로 건물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국민건강보험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의료정보 인프라를 구축한 후 생애 주기에 맞춰 무료 건강검진을 하고 상태에 맞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건물 에너지 케어 서비스 사업은 대한민국의 모든 건물의 에너지 정보를 담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건축물 생애주기별로 무상 에너지 검진을 실시한다. 검진 상태에 맞는 적절한 효율개선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서 저에너지 건물로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국민의 참여다. 건축주나 건물 관리자, 설계사와 건설사가 지금보다 건물 에너지 효율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는 빌딩에너지 데이터 플랫폼인 SEED에서 국가 건물 에너지 DB구축으로 민간에 정보를 제공하여 자발적 참여를 높이고 실효성 있는 진단기법 개발을 가속화 하고 있다.
RE도시건축연구소 추소연 소장은 ‘건물의 유형별 에너지 사용과 자립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몇 가지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골자는 금융지원과 제도도입이다. 소유주와 실사용자가 일치하는 경우 에너지 정보 제공 및 교육을 확대하고 다양한 금융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대 건물의 경우는 ‘최소에너지성능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소유주의 노령화가 심하거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경우는 보조금 등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각 부처로 나눠져 있는 건물 에너지 관리 정보와 금융 지원체계를 일원화 하는 것이 필요다고 전했다.

노후 건물 뒤 노령화 주인
그린리모델링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문제는 인구 노령화다. 대부분 그린리모델링이 필요한 건물은 노후건축물이다. 그리고 노후건축물 소유자의 대부분이 고령층이다. 추소연 소장의 정책대안에도 설명했지만 소유주의 노령화가 심하고 소득이 낮은 경우 정보제공과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실시한 ‘도시 내 공동주택 노후화에 따른 정책적 과제’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 노령화와 함께 주택 노후화를 염려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진단한다.  


그린리모델링은 삶의 질 문제
노후주택의 그린리모델링은 단순히 에너지를 절감하는 차원을 넘어 삶의 질 향상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냉난방 권리를 보장하며, 노후 지역을 벗어나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막아 주고, 통근시간을 줄여 교통에너지와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보다 피크수요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에너지 절감이 절약만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실제로 일부 에너지 자립마을에서 전기량이 감소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근본적인 구조개선 없이 절약에만 의존할 때 오는 결과다. 단열, 창호 개선 등 필요한 인프라를 보강하고, 생활패턴에 맞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구조개선이 동반되어야 절약도 오래 갈 수 있다.

<강유진 기자>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