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배출권 구입비용, 결국 내 주머니에서 나가네... 왜?

이슈 -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7-02 1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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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결과로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BAU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밝혔다.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담당하는 환경부는 25.7%를 국내에서 감축하고 남은 11.3%는 해외에서 배출권을 사서 목표치를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배출권을 사야하는 11.3%의 비용을 누가 낼 것인가’이다.

해외감축목표 11.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21~2030년 기간 동안 총 5억 4천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를 확보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8.8~17.6조원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환경부는 로드맵의 부족한 부분을 수정·보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역시 핵심은 11.3%의 책임주체다.

▲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해외배출권 11.3%를 확보하느는데 드는 비용은 약 8~17조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11.3%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시간을 돌려 2009년으로 가보자. 당시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했다. ‘2020년까지 BAU대비 30%(5.43억 톤)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년 뒤인 2011년에는 이를 위해 각 부문별/ 업종별/ 연도별 감축 목표를 세부적으로 정했다.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발전(전환)부문 목표다. 2011년 당시 전환부문에서는 약 178백만 톤 배출하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이는 당시 전력수급기본계획 보다 낮은 양으로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2012년부터 배출권거래제도가 시행됐다. 전환부문에서 상당한 감축을 이루기 위한 규제수단이었다. 그러다 2013년,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된다. 이명박대통령 퇴임일인 이날, 6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11기의 석탄발전소와 4기의 가스 발전소를 허가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추가로 허가된 발전소를 모두 건설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은 9500만 톤이 증가하게 된다(톰슨로이터스 발표). 한 나라 안에서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에너지 정책’ 상충한 것이다.

이 결정의 파장은 2015년에 발표한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도 영향을 주었다. ‘2030년까지 BAU대비 37%(5.36억톤)감축.’ 2020감축목표에 비해 미온적인 수치였다. 국내 배출 목표는 더 당황스럽다. 2030년까지 6.32억 톤을 배출. 이는 2020년 목표보다 9천만 톤이 증가한 양이다. 2020년 전환부문 목표가 178백만 톤 이었는데 2030년 배출액 목표는 268백만 톤으로 딱 9천만 톤 늘었다.

이후, 당초 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됐던 석탄 발전소 4기가 취소되면서 현재는 7기의 석탄발전소와 4기의 가스 발전소가 진행 중이다. 이들 발전소가 발생시키는 연간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은 약 6천만 톤이다. 기후솔루션 김주진 대표는 “연 5800만 톤은 2030 감축 목표의 11%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석탄 발전소 책임 피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답을 많은 전문가들은 ‘전환’에서 찾는다. 다시 말해 석탄발전에서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말했듯 2013년에 추가로 석탄 및 가스 발전소 허가가 나면서 늘어난 배출량이 있기에 책임 소지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엘프스의 이소영 변호사는 “온실가스 정책이 시행된 이후 즉 2013년에 신규로 들어온 석탄 발전소에 대해 많은 부담을 줘야 한다. 기존시설과 차별을 두는 것에 법적인 정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부분 신규 발전소가 포스코에너지, 삼성, SK등 대기업이다. 이들이 부담해야 할 몫을 타 산업이나 정부, 국민이 부담한다면 그건 소수기업에 보조금 특혜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소영 변호사는 “현재 미착공 석탄 4기가 다 지어져서 발전을 시작하면 해외배출권 더 사와야 한다. 수 조원에 이르는 돈이다. 사업자들이 매물비용을 주장한다고 하는데 기후규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들어온 신규 화력발전에 그 비용 다 보상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보상한다고 해도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게 이익이다”고 말했다.

또한 “로드맵을 수정하면서 2021년부터 발생하는 1억 톤의 온실가스 부담은 발전(전환)부문이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면 사업자가 수지타산을 다시 계산 할 것이고 발전을 하면 손해이기 때문에 스스로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출권거래제 효과적일까
전환부문에 해외배출권 부담을 지운다고 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배출권거래제다. 우리나라는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100% 무상 보급하고 있지만 2021년부터는 10%이상 유상 경매의 형태로 줄 수 있다. 그럼 2013년 이후 신규 발전소에는 책임이 더 크므로 더 부담을 지울 수 있게 된다.

한EU배출권거래사업협력단 박찬종 이사는 배출권 거래제에 경매를 붙여 팔고 그 수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매를 통한 수익은 국가가 기후변화를 위해 쓰도록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 투자나, 전기요금이 올라갔을 때 피해를 입는 소규모 산업계를 도와주는 식이다.”

배출권거래제를 잘 이용한 사례는 유럽이다. 일부 동유럽을 제외하고, 대부분 유럽은 전환부문에서 100%경매를 한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유럽의 상황과는 다르다. 유럽은 전력시장이 자유화 되어 있기에 유상할당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긴 힘들다.

그 외 다른 대안은?
전환부문에서 감당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경우의 수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정부가 부담하려면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어마어마한 예산을 10년 이상 장기로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실제로 일본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는데 국회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된 일도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부담하든, 전환(산업)이 부담하든 결국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 정부가 부담한다고 하면 결국 납세자인 국민이 부담할 것이고, 산업부문이 부담한다면 결국 에너지 값을 올려 소비자인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 이상한 이야기는 아니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는 국민이 쓰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외감축분 없이 전량 국내감축이 가능하다고도 한다. 그래서 이런 논의 자체를 시기상조로 보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이래도 저래도 국민이 부담하는 11.3%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환경부는 7월 안에 로드맵을 수정을 마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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