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이장호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초저온 환경시료, 무엇을 말하는가?
박원정 기자 eco@ecomedia.co.kr | 2017-10-11 09:48:10

<기고문>이장호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자연환경연구과 국가환경시료은행)
초저온 환경시료, 무엇을 말하는가?

 

△초저온 분쇄·균질화 작업실의 모습. 

 

 

이장호 박사

영하 150도 이하서 안정적 저장
환경오염 모니터링은 대기 질, 수질, 토양 등의 매체별 오염도나 오염의 수용체인 생물 내 축적을 시·공간적 차원에서 모니터링 하는 작업이다.
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는, 측정망이나 채취망(sampling sites)의 확보와 유지관리, 그리고 주기적인 측정과 채취가 가능한 인력 및 예산의 뒷받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채취 시료에 대한 유·무기 오염물질 분석 기반의 정기적인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기존 방법에 시료의 초저온 저장 기술이 접목됨으로써 환경모니터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구축되고 있다. 초저온은 영하 150도 이하 온도를 말한다. 
이 온도 범위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변형이나 화학적 성분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장기간 시료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따라서 먼 미래 시점에서 색 바랜 종이보고서가 아닌 생생한 시료 자체를 다시 꺼내어 현장감 있게 분석을 다시 진행할 수 있다.

 

환경시료 저장용 초저온 냉동고

우리나라도 2010년 시료은행 설립
시료를 초저온으로 저장한다는 개념은 독일, 미국, 일본이 1970년대 말부터 모니터링 분야에 시험적으로 적용하면서 시작했다(김 등, 2008; 이와 김, 2012).
독일은 연방환경청의 German Environmental Specimen Bank에서 수목, 어류 등의 시료를 채취하고 초저온 저장하여 오염물질 모니터링에 활용해 오고 있다. 미국은 국립표준기술원의 Marine Environmental Specimen Bank에서 연안생태계의 연체동물 및 조류의 알 등을 꾸준히 채취하고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일본은 국립환경연구소에서 Time Capsule 프로그램으로 이매패류, 어류 등의 시료를 채취, 저장, 분석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에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국가환경시료은행을 건립해 기반시설 구축 및 운영절차 수립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저장시료에 대한 활용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기반시설 구축을 위해 초저온 저장 및 분쇄‧균질화, 유무기 오염물질 분석 등의 안정적 수행을 목표로 진행돼 왔다. 특히 초저온 유지는 액체질소(기화점 영하 196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압가스 안전관리 및 모니터링 시스템의 구축도 병행해 진행해 왔다. 시료의 채취, 운송, 초저온 분쇄‧균질화 및 저장 등의 전 과정은 표준화 돼 일관성 있는 자료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


오염물질 농도 모니터링 주목적
국가환경시료은행에서 다루는 환경시료는 생태계를 대표하는

△환경시료 바코드 생성

동‧식물종을 대상으로 한 생물 축적 모니터링용 시료이다. 현재 육상생태계는 수목(소나무, 잣나무, 신갈나무, 느티나무)과 집비둘기 알, 담수생태계는 잉어와 말조개, 연안생태계는 괭이갈매기 알과 홍합이 채취 대상이나 점차 다양한 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종 선정기준은 종별 개체군 크기가 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종, 개체군이 광역적인 분포범위를 보이는 종으로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종을 대상으로 했다.
종별 시료 채취 부위는 오염물질 모니터링에 적합한 부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소나무와 잣나무는 1년생 가지, 신갈나무와 느티나무는 잎, 집비둘기와 괭이갈매기는 알, 잉어는 근육과 장기, 말조개와 홍합은 연체부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국가환경시료은행의 모니터링은 배경지역에 대한 오염물질 농도 모니터링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배경지역의 의미는 비오염 지역에서의 순수한 지화학적 배경농도를 가진 지역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 관리측면에서의 지역별 농도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지역적(regional)이며 관리적(operational)인 의미의 배경농도를 뜻한다.
독일은 이러한 배경농도 모니터링 시료를 저장 분석해 TBT(Tributyltin) 같은 오염물질 규제정책의 효과 검증에 활용한 바 있고, 미국 또한 멕시코만 유류 유출 사고 때 자체 저장하고 있던 홍합시료를 제공 및 분석해 사고 전후의 오염물질 영향을 모니터링 하는데 활용했다.


상시적-회고적 모니터링 구분 진행
이러한 배경농도 모니터링은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회고적인 모니터링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상시적인 모니터링은 시료가 채취된 후 바로 오염물질을 분석하는 것이며, 회고적 모니터링은 먼 미래 시점에서 그 동안 초저온 저장돼 온 시료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현재 파악하지 못한 오염물질이 분석기술의 발달로 미래시점에서 분석될 수 있고, 현재는 관심대상물질이 아니지만 미래 시점에서 환경영향의 주요 관심대상물질로 부각된 오염물질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다.
국가환경시료은행은 배경농도 모니터링의 사전 기초 연구단계의 일환으로 집비둘기 시료의 부위별 중금속 농축특성 연구(이 등, 2013), 수목시료를 활용한 대기 오염물질 침적 특성 연구(이 등, 2016), 연안환경 배경지역 모니터링을 위한 괭이갈매기 알 시료의 잔류성유기오염물질 축적특성 연구(이 등, 2016) 등 환경시료별 활용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사전 기초 연구는 각 시료종의 생리‧생태적인 특성과 오염물질 축적 특성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수목 잎 시료의 경우, 광합성‧호흡 작용과 관련한 가스상 대기오염물질의 유입 특성과 잎 표면 침적 특성을 구분해서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괭이갈매기 알 시료의 경우, 고차소비자에 속하는 괭이갈매기의 오염물질 생체축적도가 저차영양단계에 속한 종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기 때문에 해역별 먹이 특성이 알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조명할 필요가 있다.


2019년까지 균질성-안정성 확보
국가환경시료은행은 환경모니터링 수행을 위한 자체적 시료확보 및 활용에 그치지 않고 초저온 저장 시료 분양을 통한 환경오염 모니터링 연구 분야 활성화에 기여코자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2015년 환경시료의 채취, 분쇄, 저장, 분석, 분양 등 각 단계별 이력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했다(그림 1, 그림2).
또한 저장 시료의 균질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한 표준물질 기반 구축 연구도 2017년도부터 시작했다. 향후 2019년까지 연차별 연구를 통해 저장 시료의 균질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자체 시험용 표준물질(Home Reference Material)을 개발 보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이루어진 초저온 저장, 분쇄‧균질화, 분석 시설 구축 및 안정화 기반 위에 향후 5년간 초저온 저장 시료의 활용연구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며, 배경농도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 결과를 제시하면서 오염물질 규제정책의 효과 검증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DB관리시스템


<참고문헌>
김명진, 유병호, 이석조, 이종천, 이철우, 2008, 환경시료은행의 국제적 동향 및 우리의 대응, 환경영향평가학회지, 17(4), 225-233.
이종천, 김명진, 2012. 선진국 환경시료은행의 특성 분석을 통한 국가환경시료은행의 발전방안, 자원환경지질, 45(2), 169-180.
이장호, 이종천, 이상희, 이유진, 한아름, 오길종, 2013, 환경오염 지표종인 집비둘기 시료의 부위별 중금속 농축특성 연구, 국립환경과학원 연구보고서, NIER-RP2013-340.
이종천, 이장호, 박종혁, 이유진, 심규영, 장희연, 2016. 국가환경시료은행 활엽 시료를 활용한 지역별 대기침적 오염물질 모니터링 활용성 검토, 환경영향평가, 25(6), 532-541.
이종천, 이장호, 박종혁, 김대희 이유진, 장희연, 심규영, 홍광승, 신영규, 2016, 연안환경 배경지역 모니터링을 위한 초저온 환경시료의 활용연구(I), 국립환경과학원 연구보고서, NIER-RP2016-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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