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야사] 새만금 이야기 ⑫

‘새만금 사업시행’ 합의 도출 결국 실패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16-09-19 09:10:04

 

‘새만금 사업시행’ 합의 도출 결국 실패


1년여에 걸친 공동조사단의 활동을 통해 필요한 조사와 자료 수집, 분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마지막 종합정리 단계에서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활동기간을 6월 말까지로 연장한 후 개최됐던 제10차 회의(6월 24일)는 종합 정리를 위한 회의로 이견 조율이 주된 목적이었다. 따라서 전문적인 토론을 위해 환경단체와 농민단체 등 외부 참관인의 참관을 허용하지 않았고 위원들과 최소한의 기록요원들만 참석시킨 비공개로 진행됐다. 위원들만이 참여한 가운데 심층토의를 하여 이견들이 조정돼야 6월 말에 활동을 종료하고 보고서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그동안 참관해 온 환경단체 대표들에게도 양해를 구했다. 


토론・참관인들로 과열 양상
앞에서 설명한 대로 그 전에 개최된 제9차 회의에는 환경단체 대표들이 참관인 자격으로 계속 회의에 참석해 온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전북도의회 의원들과 농민단체 대표들이 대거 상경해 참관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전에 요청이 없었던 터라 불허할 생각이었으나 환경단체와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는 위원들이 많아 참관 및 발언을 허용했다. 찬반 양측의 참관인들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제9차 회의는 토론이 과열되었고 참관인들로 더 과열돼 환경단체 측 참관인들이 경제적 효과를 과대하게 분석한 경제성분과위원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종합 조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상황이 됐다.


또한 회의 종료 후 전북지역 대표 참관인들 중 전북지역 4개 일간지 기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는 최종 발표까지 활동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위원 중 한 명인 전라북도 환경국장이 사과를 하였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런 배경으로 10차 회의는 비공개회의로 진행됐으며 전체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전에 분괴위원장 회의를 두 차례 개최하여 충분히 토의를 했다.


첫 번째 분과위원장회의는 내가 원장으로 일했던 KEI에서 4시간동안 진행되었는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새만금 사업의 중단 또는 시행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종합결론 및 대책에서 정책결정자가 결심하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도록 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또한 경제성 분석 결과 제시된 B/C값이 이 교수의 반대 자료를 제외하고도 1.4에서 3.8까지 큰 차이가 있어 경제성을 근거로 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따라서 수질분과와 환경영향분과의 결과가 중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10차 회의 종합보고서 합의 못해
두 번째 분과위원장 회의는 군산대학교에서 개최됐는데 주로 요약보고서와 종합의견의 내용 및 작성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리고 유고로 위원을 물러나게 된 장원 교수 대신 녹색연합의 김제남 처장이 제10차 전체회의에 대리 참석하는 제안에 대해서도 의논했다. 그동안 정부 위원에 대해 대리 참석을 허용해 왔으나 그전에 환경단체로부터 대체위원이 추천돼 정식으로 위원 교체가 이루어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10차 회의에서 5시간 가까이 열띤 토의를 벌였으나 종합보고서에 대한 이견 조정에는 실패하였다. 따라서 각 분과별로 요약보고서를 작성할 위원을 정하고, 29일에 마지막으로 제11차 회의를 개최하여 최종적으로 정리한 후 조사단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


농민단체 - 기자들 대거 상경

많은 토론이 있었으나 결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데에는 모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고 마지막 11차 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며칠 후 녹색연합 김제남 처장이 방문하여 환경단체 추천위원들이 공동조사단을 탈퇴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알려줘서 이제 마지막 단계이니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 하자고 당부했다. 그 후 전라북도 환경국장은 마지막 회의도 비공개로 하자는 제안을 해 왔고, 이 제안에 동의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마지막 회의를 비공개로 함으로써 쓸데없는 비난을 받을 필요가 없겠다는 점을 설명하고 예정대로 공개회의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제11차 회의는 예상치 못한 일로 회의 개최가 늦어졌다. 마지막 회의가 공개회의로 진행된다는 것을 잘못 이해했는지 제9차 회의 때와 같이 전라북도 농민단체 등이 참관을 위해 대거 상경했고 전북지역 여러 언론사까지 TV·카메라를 들고 올라왔다. 그 상황에서는 회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일단 외부 인사들의 출입을 전면 제지하고 참관 허용범위에 대해서 1시간 가까이 논의했다.


논의 결과 환경단체와 전라북도 도민 대표들은 참관을 허용하고 언론사 참관은 불허하기로 하였지만 무거운 방송장비와 함께 먼 길은 달려 온 성의를 고려하여 회의 시작하는 장면만을 5분 정도 촬영을 한 후 모두 퇴장하도록 조치했다.


언론기관들이 퇴장한 후 개최된 회의에서 격론을 통해 종합결론 도출을 시도했으나 합의안 도출에는 또 다시 실패했다. 이에 결론 도출을 위해 기간을 재 연장하는 방안과 투표에 의해 결정하는 방안을 두고도 논의했으나 이 역시 대부분 반대했다. 득표율 1% 차이로 대통령 당선자도 결정되는 것이 민주주의 정신이라며 무기명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꽤 설득력 있게 논의됐지만 조사단 활동 초기에 투표로 결정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기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양보와 타협이 어려운 우리나라의 토론 문화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회의 종료 위원들이 각자의 의견을 정리한 후 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위원장이 이를 취합 정리하는 한편, 이를 근거로 종합의견을 작성하여 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최종보고서를 확정하기로 했다.


개인별로 제시하는 의견서는 ‘판단 결과’, ‘판단 근거’ 그리고 ‘조건 및 제안’ 3가지 항목이 포함된 양식으로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명확한 판단 근거와 필요한 조건들을 정리하여 제출하도록 하였다.


동강댐 결론에 더욱 곤혹
정부 부처 위원들도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으나 위원장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제출된 위원들의 의견을 종합 정리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부처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부처 위원은 ‘판단유보’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였고, 부처 위원들의 의견은 참고자료로만 하고 20명의 민간위원들의 의견만을 사업 시행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로 합의했다. 결국 1년 넘게 운영된 민관 공동조사단 활동은 사업 시행여부에 관한 단일안 도출에 실패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종료하게 된 것이다. 당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실제 어려움은 예상보다 훨씬 더 컸고 위원장으로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데에 대한 부담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더욱이 새만금 사업 공동조사단보다 약간 늦게 활동을 시작했던 동강댐 사업 공동조사단이 사업 중단으로 결론을 내리고 활동을 종료했기에 더욱 곤혹스러웠다. <계속>

 

이상은 : 전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한양대학교 특임교수,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전국 지속가능발전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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